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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스포츠] '체조요정' 손연재, 영글어가는 올림픽 메달의 꿈

  • 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손연재(22·연세대)가 금의환향했다. 손연재는 지난 5일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을 마치고 귀국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 올림픽의 전초전이었던 이번 대회에서 그는 리본과 곤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인종합에서는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귀국길에서 “내 연기를 깔끔하게만 한다면 충분히 메달 획득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유 있는 자신감이었다. 페사로 대회뿐만 아니라 올해 보여준 성장세가 워낙 뚜렷했던 까닭이다. 자연스레 리듬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라는 꿈도 영글어가기 시작했다.

  • 스포츠코리아 제공
유망주에서 아시아 최고 선수로

손연재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각종 대회를 휩쓸며 리듬체조계를 이끌어갈 선수로 주목 받았다. 성장속도도 무서웠다. 2010년 광저우(중국) 아시안게임 동메달에 이어 이듬해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올림픽 진출권을 따내며 리듬체조 역사를 새로 썼다. 2012년 런던(영국) 올림픽에서는 5위에 올랐다. 세계가 깜짝 놀란 성과였다.

거침이 없었다. 2014년 터키 이즈미르에서 열린 세계 선수권대회 종목별 결선 후프 종목에서 동메달을 땄다. 한국 선수의 세계선수권 첫 메달이었다. 그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개인종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어느덧 그는 한국 리듬체조계의 유망주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로 우뚝 서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부침을 겪었다. 실수들이 반복됐고, 잔부상에도 시달리면서 좀처럼 결실을 맺지 못했다. 대회 도중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시즌 전체적인 계획마저 꼬였다. 올림픽 메달에 대한 기대감도 사그라졌다.

절치부심했다.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착실하게 새 시즌을 준비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체력을 키웠고, 해외 전지훈련 등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 연구에 몰두했다.

과감한 변화도 더해졌다. 가령 클래식 음악 위주였던 리본 종목의 배경음악을 빠른 템포의 탱고로 바꿨다. 장기인 포에테 피봇(한쪽 다리를 축으로 다른 쪽 다리를 들어 올린 채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기술)을 4개 종목에 모두 포함시켰고, 댄싱 스탭 비중도 늘리는 ‘승부수’도 던졌다. 그리고 2016년, “후회 없이 준비하겠다”던 리우 올림픽의 해가 밝았다.

  • ⓒAFPBBNews = News1
뚜렷했던 상승곡선, 마의 18.5점을 넘다

땀은 배신하지 않았다. 훌쩍 성장한 그의 모습이 팬들을 매료시켰다. 출전하는 대회마다 개인 최고점을 거듭 경신했다. 종목을 가리지 않고 메달도 목에 걸었다. 올림픽 메달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금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올해 첫 대회였던 러시아 모스크바 대회부터 빛이 났다. 손연재는 개인종합에서 개인 최고점인 72.964점을 기록하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종목별 결선에서도 후프(18.283) 은메달, 볼(18.383), 리본(18.133) 각각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상승세는 이어졌다. 핀란드 에스포 대회 볼 종목에서는 18.450점을 기록, 22개월 만에 금메달을 땄다. 종합(73.550), 리본(18.400)에서는 각각 은메달, 후프(18.400)에서는 동메달을 수확했다. 개인 최고점 역시 거듭 갈아치웠다.

그리고 지난달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대회를 통해 손연재는 스스로를 한 단계 성장시켰다. 볼과 곤봉(이상 18.550), 후프(18.500) 점수에서 모두 18.5점대를 넘겼다. 2013년 20점 만점으로 채점 규정이 바뀐 이후 처음이자, 번번이 그 벽을 넘지 못하던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은 기록이었다. 볼, 곤봉 은메달, 후프 동메달이라는 수확이 따라왔다.

이탈리아 페사로 대회에서는 이러한 성적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증명해보였다. 리본과 곤봉에서 나란히 18.550을 받으며 18.5점대를 또 다시 넘어섰다. 개인종합에서는 세계랭킹 1·2위인 야나 쿠드랍체바(19) 마르가르타 마문(21·이상 러시아), 그리고 ‘올림픽 메달 경쟁자’ 간나 리자트디노바(23·우크라이나)에 이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전초전에서, 그는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해내는데 성공했다.

  • ⓒAFPBBNews = News1
“충분히 기회는 있을 것” 손연재의 자신감

물론 앞선 대회들의 성과가 메달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당장 메달 획득의 길이 워낙 좁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쿠드랍체바와 마문의 금, 은메달 획득이 유력하다. 손연재가 앞선 대회들에서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던 것은 세계랭킹 1, 2위인 이들이 불참한 대회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사실상 손연재는 동메달을 놓고 다른 경쟁자들과 치열하게 맞서야 한다. 그런데 경쟁자들이 만만치가 않다. 리자트디노바를 비롯해 알렉산드로 솔다토바(18·러시아) 멜리티나 스타뉴타(23·벨라루스) 등의 기세가 무섭다. 실제로 리자트디노바나 솔다토바는 앞선 대회들에서 손연재보다 우위에 섰던 적이 더 많았다.

특히 최근에야 18.5점이라는 벽을 넘어선 손연재에 비해, 다른 경쟁자들은 이미 그 이상의 점수를 돌파한 상태였다. 올림픽에서는 종목별 메달이 없고 4개 종목 합산 성적으로 메달 색을 결정하는데, 종목별 점수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뚜렷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 메달을 기대하기가 쉽지가 않다. 메달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손연재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는 분석 역시 같은 맥락이다. 점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조금 더 과감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현재 프로그램의 안정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손연재 역시 “18.5점을 넘었으니 더 좋은 점수를 노려 보겠다”면서도 “다른 선수들보다 프로그램에서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고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다만 그러면서도 손연재는 “올림픽은 심리적인 부담이 큰 만큼, 부담을 이겨내는 것이 숙제다. 연기를 깔끔하게만 한다면 충분히 메달 획득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메달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손연재는 5월 아시아선수권에 참가한 뒤, 7월 중 브라질로 이동해 약 2주 간 현지적응과 전지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림픽 메달을 향한 손연재의 본격적인 도전이 시작됐다.

  • 스포츠코리아 제공
손연재 프로필

▲생년월일 : 1994년 5월 28일생 ▲태어난 곳 : 서울 ▲신체조건 : 166cm, 48kg ▲출신교 : 세종초-광장중-세종고-연세대(재학) ▲주요경력 :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종합 은메달, 2012 런던 올림픽 여자국가대표(5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개인종합 금메달, 2015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종합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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