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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한 위클리] '꺾느냐, 꺾이느냐' 중대한 기로에 선 신태용호

  •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기류가 바뀌었다.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던 신태용호가 지난달 평가전을 통해 분위기를 바꿨다. 남미의 강호인 콜롬비아를 2-1로 꺾었고, 유럽 예선 D조 1위로 월드컵에 진출한 세르비아와도 1-1로 비겼다.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까지도 잡았다. 강한 압박과 한 발 더 뛰는 축구 등을 통해 강호들과 맞섰다. 출범 이후 거세게 이어지던 비난 여론을 어느 정도 환기시키는데 성공했다.

9일 일본 도쿄에서 개막하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은 그래서 더 중요해졌다. 비로소 그리기 시작한 상승곡선을 계속 이어가느냐, 아니면 다시금 꺾이느냐가 좌우될 무대이기 때문.

마침 중국부터 북한, 그리고 일본전까지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없다. 판을 제대로 뒤집을 수도 있지만, 자칫 거센 후폭풍과 마주할 수도 있는 셈이다. E-1 챔피언십을 앞둔 신태용호가 중대한 기로에 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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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이후, 내리막길만 걷던 신태용호

바람 잘 날 없었다. 첫 걸음부터 헛디뎠다. 신태용(47) 감독 부임 이후 첫 경기였던 이란전. 6만3124명의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한국은 수적 우위까지 점하고도 0-0으로 비겼다.

이어진 우즈베키스탄 원정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신태용호는 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과적으로는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으나, 변화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터라 위기론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안팎에서 흔들렸다. 거스 히딩크(71) 전 감독의 부임설이 직격탄이 됐다. 김호곤(66) 당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히딩크 감독 측의 제안을 묵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이어졌다. 지금이라도 신 감독을 경질하고, 히딩크 감독을 새로 선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급기야 10월 러시아·모로코와의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졸전에 그치면서 더욱 벼랑 끝에 몰렸다. 신태용호는 러시아에 2-4, 모로코에 1-3으로 연패했다. 결국 신 감독의 귀국길에 ‘한국 축구는 사망했다’는 현수막까지 내걸렸다.

다만 경질·사퇴 여론 속에서도 신 감독은 물러나지 않았다. 일부 온라인상에서는 11월 국내에서 열린 평가전 응원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보여줬던 경기력이라면, 강호들을 상대로 ‘참패’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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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대한민국 축구” 반전 이뤄낸 11월

이후 신태용호 내부에 변화가 일었다. 앞서 스페인 대표팀의 수석코치로 활약했던 토니 그란데(70) 코치가 하비에르 미냐노(50·이상 스페인) 피지컬 코치와 함께 합류했다.

K리그 일정과 관련해 유럽 원정에서 제외됐던 K리거들도 대표팀에 복귀했다. 유럽 원정에 나선 대표팀을 ‘반쪽짜리’라고 표현했던 신 감독은 “최정상의 멤버가 어느 정도 만들어졌다”며 자신했다.

전술적인 변화가 더해졌다. 핵심은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투톱 전술이었다. 소속팀 전술에서 힌트를 얻은 신 감독은 측면에서 뛰던 손흥민을 최전방에 포진시켰다.

반전의 신호탄이 됐다. 손흥민은 콜롬비아전 멀티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세르비아전에서도 거듭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오랜 고민이었던 ‘손흥민 활용법’을 비로소 찾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뿐만 아니었다. 신태용호는 빠른 템포와 강력한 압박,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는 축구를 선보였다. 무기력했던 앞선 경기들과는 달랐다. 신태용호 출범 이후, 처음으로 박수를 받았다.

호평도 이어졌다. 김병지(47) 스포츠한국 칼럼니스트는 “이처럼 열심히 뛰는 감동의 축구야말로 국민들이 원하는 축구였다”고 평가했다. 안정환(41) MBC 해설위원도 “이것이 대한민국 축구”라며 후배들을 칭찬했다. 가까스로 마련한 반등의 발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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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日 참가’ E-1 챔피언십, 반등과 후폭풍 사이

발판을 딛고 올라설 차례다. 신태용호는 9일부터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E-1 챔피언십에 참가한다.

E-1 챔피언십은 한국과 북한, 중국, 일본이 참가한다. 2015년 대회까지 동아시안컵이었던 명칭이 이번 대회부터 E-1 챔피언십으로 바뀌었다. 한국은 2015년 중국 대회에 이은 2연패와 통산 4번째 우승(최다)에 도전한다.

손흥민 등 유럽파는 모두 제외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이 아니어서 강제로 차출할 수가 없기 때문.

신 감독은 대신 2017 K리그 MVP 이재성(25·전북현대)을 중심으로 이근호(32·강원FC) 등 K리거와 장현수(26·FC도쿄) 권경원(25·텐진 취안젠) 등 일본·중국에서 뛰는 선수들로 명단을 꾸렸다.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없다. 9일 중국전은 지난 3월 중국 창사에서 당했던 0-1 패배에 대한 설욕의 기회다. 사흘 뒤(이상 오후 4시 30분)에는 북한과 2년 만에 ‘남북대결’을 펼친다. 최근 한반도 정세와 맞물려 많은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는 경기다.

이어 16일 오후 7시 15분에는 ‘대망의 한일전’이 펼쳐진다. 대회 성적을 넘어, 자존심이 걸린 무대다. 더구나 한국은 2010년 이후 최근 5경기 연속 일본에 승리가 없다. 3무2패다. 7년 만에 한일전 승리라는 결실을 내야 할 무대다.

신태용호에게 이번 대회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팬들의 기대를 또 한 번 충족시킬 수 있다면, 지난달 마련한 반등의 발판을 딛고 올라설 수 있다. 등 돌린 팬심을 되돌리고, 응원과 격려 속에 월드컵 준비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대회 성적이 신통치 못할 경우 그 후폭풍은 결코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예컨대 일본에 무기력하게 무릎을 꿇는다면 그 어느 때보다도 들끓는 여론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가까스로 그리기 시작한 상승곡선이 완전히 꺾여버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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