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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짱 신드롬' 억울하면 너도 예뻐라?
여강도 이미혜, 지명수배중 인터넷에 미모의 얼굴 알려지며 '최고스타'로 부상
외모지상주의의 극단적 일탈, 사회환경이 범죄에 대한 무감각 키워


최근 인터넷 최고의 ‘인기스타’(?)는 이미혜라는 한 여강도다. 스물 세살의 이 여강도는 지난해 초 두 차례에 걸쳐 30대 남자 공범과 함께 여성을 흉기로 위협해 150만원을 강탈한 혐의로 지명수배에 올라있는 인물이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수배자가 네티즌들의 우상이 된 것은 우연한 기회에서 비롯됐다. 경찰청의 수배자 명단에 실린 그녀의 사진을 한 네티즌이 인터넷에 소개했고, 이 사진이 여기저기로 옮겨 다니기 시작한 것. 그녀는 ‘강짱’(강도 얼짱의 준말)으로 불리며 삽시간에 유명인사가 되고 말았다. 그녀가 알려진 지 보름 만에 100여 개가 넘는 카페와 홈페이지가 만들어졌고, ‘강도얼짱 이미혜’카페는 회원수가 무려 4만명에 이르렀다.

여성강도가 이처럼 하루아침에 인터넷 스타반열에 오른 것은 수배전단에 실린 곱상한 외모 때문. 범죄자하면 으레 떠올리게 되는 험악한 인상과 달리 165㎝의 훤칠한 키의 이미혜는 달걀형 얼굴에 선한 눈매, 하얀 피부를 지녔다. 이러한 외모가 네티즌들을 열광시킨 것이다.


△ 범죄 정당화 시키는 소설도 등장



네티즌들의 이른바 ‘강짱 신드롬’은 수배된 이미혜에 대한 갖가지 추측을 난무케하는 단계로까지 발전했다.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이미혜를 동조하는 소설까지 등장했다. 소설은 이미혜의 범죄 행위를 정당화시키는 줄거리를 갖고 있다. 이미혜가 18세에 한 남자와 동거를 하다 임신을 해서 퇴학 당했으며, 이 후 이번 사건의 공범인 김모씨(33)를 만났고, 그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강도행각을 벌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미혜의 친구나 이웃을 자처하는 정체 불명의 네티즌들이 가세해 “미혜는 원래 천성이 착한 애인데,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고 증언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저렇게 예쁜 얼굴로 범죄를 저질렀을 리가 없다”는 동정론까지 등장했다.

이 같은 현상에 일부 네티즌들은 “미모가 범죄를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며 범죄 행위를 미화하는 일방적인 ‘강짱 신드롬’을 비판하는 등 네티즌들의 이미혜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 번져나가자 경찰도 당혹해 하고 있다. 특수강도 용의자에 이처럼 많은 관심이 쏠리기는 처음인 데다 엉뚱하게도 동정론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 이미혜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포항북부경철서는 조기 검거를 위해 전담반을 편성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미혜는 여전히 종적이 묘연하다. 포항북부서 형사계는 ‘강짱 신드롬’ 이후 강력반을 수사전담반에 보강시켜 이씨 부모 등 가족들에게 자수 설득을 유도하고, 전화발신추적을 통해 검거를 시도했지만 모두 허사로 돌아갔다. 이미혜는 친구 가족 등과의 연락을 공중전화를 이용하면서 짧게 통화해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는 등 상당히 지능적인 도피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것. 여기에 이미혜와 공범이자 애인인 김모씨가 의경 출신으로 경찰의 검문검색 등 수사 과정을 알고 있는 것도 검거에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 공전링 래링솨 1년 넘게 도피

경찰에 따르면 포항시 안강읍에 살고 있는 그녀의 부모도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자 곤혹스러워하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경찰은 이미혜가 영웅시 되는 것에 대해 어이없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제보를 기대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신빙성 있는 제보는 전무한 상태다.

수사전담반 박해문 반장은 “네티즌들의 관심이 상당히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관심이 제보와 연결되지는 않고 있다. 최근 제보가 딱 1건 있었는데, 그나마 관련이 없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박 반장은 또 “설 연휴 기간에도 고향 집에 형사들을 잠복시켰었지만 나타나지 않은 것을 볼 때 유명세를 타면서 더욱 은밀하게 숨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반드시 검거해서 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짱 신드롬에 대해 신경정신과 전문의 배종훈 원장(열린마음크리닉ㆍ44)은 “강짱 신드롬은 외모지상주의에서 비롯된 것임은 틀림없지만 최근 인터넷을 비롯한 모든 매체를 장식하는 사회지도층의 비리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 원장은 “깊이 있는 사고보다는 시각적 자극에 익숙한 게 최근 젊은 층들 경향”이라며 “이들이 우러러 봐야할 정치인 등 지도층의 범죄행위가 연일 톱脩潁?장식하는 사회 분위기속에서 범죄행위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고, 선악의 구분이 없어진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얼짱 몸짱이어 강짱까지
  
'짱'은 신세대들 사이에서 '최고'를 뜻하는 은어로 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됐다. 지난해 이 '짱'과 결합해 새롭게 등장한 말이 '얼짱'이다. 최고의 미모를 뜻하는 '얼짱'은 지난해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할 만큼 우리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언론에 의해 이효리 등 연예인들이 '얼짱'으로 묘사됐고, 네티즌들도 너도나도 '얼짱'대열에 합류했다. 외모지상주의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얼짱신드롬은 식을 줄 몰라 정치권에서도 강금실 법무장관이 '얼짱'으로 평가되는가 하면, 일부 정당들이 '얼짱'을 영입하자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왔을 정도다.

이 같은 '짱' 열풍에는 얼마 전부터 '몸짱'이 가세했다. 마흔살의 한 주부가 한 인터넷매체에 헬스로 다져진 자신의 몸매를 공개하면서 '몸짱'이란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 '몸짱 주부'는 아이 둘을 둔 40대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균형 잡힌 몸매로 여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몸짱 주부'는 최근 광고모델로 데뷔하는 등 그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몸짱'에 이어 등장한 것이 범죄자를 대상으로 한 이미혜의 '강짱'이다.




이미혜, 흉기로 위협 5차례 금품강탈
  


이미혜는 애인 사이인 김모씨와 함께 지난해 1월 경북 포항시의 한 카풀 승강장에서 20대 여성을 차에 태워주는 것처럼 속인 뒤 칼로 위협해 금품과 카드를 빼앗았다. 이들은 빼앗은 신용카드로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인출하고, 포항 및 경주 일대를 돌며 같은 수법으로 5차례나 범행을 계속했다. 현금인출기에서도 모자 목도리 등으로 얼굴을 감춰 경찰의 추적을 피했다. 일부 네티즌들이 "공범의 강압에 의한 범행"이라며 이미혜를 감싸고 있지만 경찰은 CCTV 분석 등에서 그러한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을 따돌리며 범행을 계속하던 이들은 결국 현장에 남긴 지문감식을 통해 신원이 드러나자 자취를 감춘 채 1년 가까이 도피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전화발신추적을 통해 대전 강릉 등 전국적인 수사를 계속했지만 추적에 실패했고, 결국 공개수배에 나서게 됐다. 이 과정에서 이미혜의 사진이 유포됐다.






안순모 프리랜서


입력시간 : 2004-02-1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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