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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태추적] 다시 부는 무도장 춤바람


건전한 만남과 건강한 생활을 내세운 무도장이 ‘불륜’의 장으로 떠올라 주부들의 가출에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래 무도장은 건전한 사교댄스를 강습하는 곳. 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어두컴컴한 지하에서 카바레 형식으로 운영되고, 내놓고 술을 팔기도 한다. 입장료는 500원에서 1,000원이지만 공짜인 곳도 많다.

이곳을 찾는 주부들은 대부분 40~50대 주부인데 손자까지 둔 60대 할머니도 있다고 한다. 바람난 주부가 몰리는 시간은 오후 3~4시. 이때부터 저녁시간까지 즐기다 해가 지면 집이 아니라 여관으로 향하거나 ‘그들만의 공간’으로 향하는 이들이 많은데, 바로 가출주부들이다.

춤바람이 나 집을 나간 아내를 1년간 찾아 헤맨 이모씨(52)의 기막힌 사연은 변태 무도장을 출입하는 주부들의 가출로 가정이 붕괴되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씨는 그 동안 아내의 잦은 외출과 변하는 옷차림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않고 지냈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의심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하루는 아내가 외출한 틈을 타 아내의 소지품을 뒤져보다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고급 향수와 젊은 여성들이나 입을 법한 끈 팬티 등 야한 속옷들이 장롱 한 구석에 모셔져 있었던 것.

이때부터 이씨는 아내의 수상한 행적을 파고 들기 시작했다. 그 결과, 알 수 있었던 것은 아내가 무도장을 다니면서 10년 연하의 남자와 바람이 났다는 사실이었다. 사실을 알게 된 이씨는 배신감에 온 몸이 떨렸으나 아내가 무도장에서 외간 남자와 춤을 추며 즐거워 하는 현장을 덥쳤다. 잘못했다며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비는 아내의 모습을 생각하며 기세 좋게 무도장 문을 열어 젖히고 고함과 함께 달려들어간 이씨는 잠시 후 어안이 벙벙해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낯선 사내의 품에서 몸을 흔들던 아내가 이씨를 보자 오히려 화를 내며 ‘니가 뭔데 나한테 이러느냐’며 대드는 것도 모자라 ‘바람 남’에게 남편을 욕하며 자신의 부정을 변론하였던 것. 기가 막힌 이씨는 허탈감에 빠져 무도장을 나왔다. 그것이 아내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었다.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가니 집은 쑥대밭으로 변해 있었는데, 아내가 짐을 싸들고 나가버린 것이었다. 그 순간 이제부터 험난한 여정이 시작되겠구나 하는 것을 이씨는 직감했다고 한다.

아내의 행방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그의 아내는 집을 나가기 훨씬 전부터 그 연하의 남자와 이중 살림을 해 왔다는 것이다. 가출한 아내가 기거했던 곳은 답십리의 한 찜질방이었다. 소문에 의하면 이곳은 춤바람 나 가출한 주부들이 모이는 일종의 집합소라고 했다. 이씨는 “여자들은 빌딩 청소부나 파출부 등 일거리가 많기 때문에 집을 나와서 살아갈 수 있다. 그 때문에 가정을 떠나 하고 싶은 것, 즐기고 싶은 것 즐기면서 살겠다는 여성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내를 찾아 서울 시내 무도장을 돌아다니며 안 것인데, 아내처럼 바람 나 가출한 여성들이 그렇게 많은지 몰랐다”며 “아내 찾으러 다니는 남성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1년에 대략 1만2천명의 주부들이 집을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로는 더 많은 주부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가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무도장에서 눈이 맞아 가출하는 주부들도 두 부류가 있다. 하나는 내연 남의 거처든 친구집이든 갈 곳이 있는 경우고, 다른 하나는 무작정 집을 나오는 경우다. 무작정 집을 나서는 주부가 찾아갈 곳이라곤 평소 아는 친구나 친척집 밖에 없다. 그러나 친척집을 찾아갈 경우 가출 사실이 알려지고 남편이 쉽게 찾아낼 우려가 있기 때문에 별로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혼자 살고 있는 친구라도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 또한 마땅치 않은 경우가 많다. 대부분 그 나이 또래의 여성들이라면 결혼을 해서 가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출 주부에게 가장 절박한 것은 역시 잠자리와 먹을 것이다. 매년 집을 나가는 주부들 중 상당수가 유흥가를 배회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당장 가지고 있는 돈으로 캬바레나 성인나이트클럽 등을 전전하며 ‘부킹족’이 되어 부킹을 한 남성들의 도움(?)을 받아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심리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외간남자가 불륜이 잦아지다보면 앞으로 집에 돌아갈 기회를 완전히 잃어버리는 것이다. 결국 가출은 장기화하고, 이혼으로 끝나게 된다.



윤대영 르포라이터 tavarish@hanmail.net


입력시간 : 2004-04-1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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