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클럽 세력 확장, 3040세대·온라인까지신드롬 만들기 적극 주도, 한류타고 세계로
'Fandom' 대중 문화계 새 파워집단 팬클럽 세력 확장, 3040세대·온라인까지 신드롬 만들기 적극 주도, 한류타고 세계로
- 한류바람 타고 번지고 있는 동남아의 팬덤 현상 국내의 팬덤은 80년대 조용필의 ‘오빠부대’라고 할 수 있다. 그 후 집단적인 팬 문화가 형성되기 시작했고, 90년대 들어 ‘서태지 팬클럽’, ‘hot 팬클럽’, ‘god 팬클럽’ 등으로 발전했으며 2000년 들어서는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로 급속히 확산되었다. 최근에는 팬덤 문화가 더 이상 10대가 아닌, 30, 40대 여성 팬들이 중심으로 떠올랐다. 열성적인 아줌마 팬을 거느리고 있는 배용준의 경우, 아줌마 팬들이 운영하고 있는 팬클럽 ‘배사아모’(배용준을 사랑하는 아줌마들의 모임)가 있을 정도. 이들 팬덤은 배용준의 첫 영화 ‘스캔들’이 개봉될 때, 한 극장의 표를 통째로 구입하여 영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한 배우 원빈의 아시아 팬 1,000명 초청 행사에는 절반 가량이 30대 이상의 아줌마 팬들이었다. 이렇게 성인이 주축이 된 팬덤은 기존의 10대 팬들이 일방적으로 스타에 열광하던 것과는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사회학 박사 박은경씨는 ‘god-스타덤과 팬덤’ 이란 책에서 “god의 팬들은 소녀뿐 아니라 30, 40대 여성, 성인남성 팬이 다수이고, 이들은 단순히 스타를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보살펴주고 그들의 미래까지 염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요즘은 한류(韓流) 바람을 타고 팬덤 현상이 아시아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배용준의 일본 방문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아시아 팬들의 관심과 열정은 놀라울 정도다. 열성 팬들은 자비를 들여 자신이 열광한 스타와 드라마의 촬영 장소를 보기 위해 단체로 한국을 찾고 있다. 이러한 붐이 지속되면 결과적으로 관광 수익을 불러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 못할 것이다. - '폐인'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한, 영화와 드라마 매니아들 최근에는 대중 스타뿐 아니라 특정 드라마, 영화를 비롯해 인터넷 작가, 마술사, 게임 캐스터, 특정 장관 등 그 대상이 매우 다양해졌다. 또 자신들이 뽑은 ‘얼짱’을 다시 추종하여 만든, ‘얼짱 팬클럽’도 유행하고 있다. 요즘의 팬덤은 단순히 스타를 추종하는 팬클럽이 아닌, 그 대상과 활동 범위를 확장하면서 하나의 사회 세력으로 발전되었다. 이전에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일부에서 매니아층를 형성하며 주목을 받았던, 드라마 ‘거짓말’,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네 멋대로 해라’ 등에서 팬클럽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이미 아는 사실이다. 영화에서는 ‘박하사탕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을 비롯해 ‘번사모’(번지점프를 하다의 팬클럽), ‘파사모’(파이란의 팬클럽) 등이 있다. 작년에는 인터넷에 ‘폐인’이라는 말이 생기기도 했다. 이는 특정 대상에 푹 빠진 매니아를 뜻하는 신조어로, 드라마 ‘다모’에 열광했던 ‘다모 폐인’으로 시작됐다. 이들은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사이버상에서 활약을 이어갔고, 이번에는 그 열기를 드라마 ‘불새’로 옮겨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다모’에 나왔던 이서진의 팬덤이 그가 출연하는 드라마 ‘불새’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다모 폐인’이나 ‘발리 러버’, ‘애호 장금’처럼 앞으로 또 어떤 장르에 팬덤이 형성되면서 새로운 이름을 만들어낼지 모를 일이다. 이처럼 팬덤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소극적인 자세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스타들을 대변하고 텍스트와 의미를 분석하는 등 능동적인 수용자들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 대리만족 통해 욕구 분출, 자기 표현의 한 수단 가수 서태지를 통해 사회에 대한 통쾌한 대리만족을 얻었던 이 땅의 수많은 청소년들. 그들이 지금은 20대가 되고, 30대가 되었다. 하지만 지금도 그들은 서태지란 이름을 동경한다. 이처럼 팬덤은 자기의 욕망을 실현하고 싶으나 사회적 현실에 부딪혀 좌절할 때, 제 삼자(그것이 스타든, 영화든, 드라마든)를 통해 대리 충족을 얻는다. 그래서 팬덤은 일종의 사회 의식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열광하는 무리에 머물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스타의 이미지를 조정하고 때로는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기도 한다. 이를 순수 팬클럽과 구분 지어 ‘팬덤’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즉, 이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있으며 같은 뜻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하나의 세력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입력시간 : 2004-04-2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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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주희 객원기자 cutyhe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