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시술소·남성휴게실 등 퇴폐업소 정보교환 사이버 커뮤니티 우후죽순섹티즌 추천업소 뜨고 찍힌 업소는 죽고… 한국은 매매춘 문화 혁명중?

[르포] 자넨 가서 아가씨 고르나? 난 인터넷에서 골라서 가지~
안마시술소·남성휴게실 등 퇴폐업소 정보교환 사이버 커뮤니티 우후죽순
섹티즌 추천업소 뜨고 찍힌 업소는 죽고… 한국은 매매춘 문화 혁명중?


대통령도 만들어냈다는 인터넷의 힘이 한국 매매춘문화까지 바꾸고 있다. 술 한 잔 걸치고 ‘청량리588’로 ‘미아리텍사스’로 충동적으로 향하곤 했던 매매춘 형태는 이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점점 사라지고 있다. 어차피 돈을 주고 성을 살 바에는 보다 좋은 곳에서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보다 예쁜 여자와 섹스를 하겠다는 당당한 매매춘 풍속도가 형성되고 있다.

새로운 매매춘 문화의 중심에는 인터넷이 자리잡고 있다. 매매춘을 하고 싶은 네티즌들은 이제 촌스럽게 이른바 ‘사파리’(사창가 등에서 윤락녀를 구경하고 고르는 과정을 지칭하는 은어)를 즐기지 않는다. 대신 인터넷을 통해 매매춘을 위한 정보를 수집하고 검증된 매매춘 업소와 검증된 윤락녀를 지명해 섹스를 즐기고 있다. 한국 매매춘 역사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매매춘을 즐기는(?) 섹티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매매춘 정보교환 사이트 B. 이곳의 위력은 매매춘 업소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막강하다고 한다. 그 힘은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A남성휴게실을 방문했을 때 확연히 느껴졌다.

저녁 7시를 조금 넘긴 초저녁. 매매춘을 하기엔 다소 어색한 시간이었지만 A남성휴게실은 대기실에 3~4명의 손님이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깔끔한 와이셔츠를 차려입은 남성이 한 시간쯤 기다려야 한다고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

40분쯤 지났을 때 차례가 다가왔다. 계산을 하기 전에 B사이트 회원임을 밝히자 화대가 순식간에 1만원 할인됐다. A남성휴게실의 공식 화대는 현금 12만원, 카드13만원. 물기가 아직 채 가시지도 않은 듯한 아담한 체구의 미인 한명이 칸칸이 나뉜 방 하나로 안내했다.

안마가 끝나고 타원형의 월풀 욕조와 침대 한대가 있는 밀실로 향했다. “여긴 왜 이렇게 장사가 잘 되냐”고 묻자 목욕물을 받던 아가씨가 생글거리며 인터넷 덕분이라고 곧바로 맞받아쳤다. 1달 전까지만 해도 룸살롱에서 일했다는 유나(가명)는 자신도 이곳을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 윤락녀도 인터넷에서 업소 선택

“하루는 채팅을 했는데 어떤 남자가 이런 데서 일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관심 있어 하니까 사이트를 하나 알려줬어요. 아가씨 구하는 곳은 많았는데 여기가 제일 괜찮다고 해서 왔죠.”

손님만 인터넷을 보고 매매춘을 하러 오는 것이 아니었다. 윤락녀들 역시 인터넷을 통해 업소를 고르는 시대인 셈이다. 윤락녀 하면 인신매매가 떠오르고 허름한 건물의 직업안내소 간판이 떠오르는 필자는 벌써 고루한 세대가 된 느낌이었다.

유나는 “오빠도 인터넷을 보고 왔냐”고 물으며 스타킹 섹스를 하겠냐고 제의했다. 추가요금은 2만원. 듣고 보니 A남성휴게실은 스타킹 페티시 마니아들을 위한 업소였다. 스타킹 섹스가 일반 서비스와 다른 점은 애무와 섹스로 이어지는 매매춘 전 과정이 아가씨가 팬티스타킹을 착용한 상태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었다. 스타킹을 신고 있으면 마지막에 일은 어떻게 하냐며 궁금해 하자 유나는 스타킹을 찢은 후 삽입을 하면 된다고 알려줬다.

인터넷을 통해 최고의 인기업소로 부각된 용산의 B안마시술소. 이곳은 아예 일본의 이미지클럽의 상술을 고스란히 직수입했다. B안마시술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면양말에 미니스커트를 입는 전통적인 복장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대신 웨딩드레스, 스튜어디스, 교복 등의 복장을 입고 손님을 맞는다.

특별한 여성을 정복하고 싶은 남성의 욕망을 대리만족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B안마시술소는 대낮에도 손님이 북적댈 정도로 호황을 맞고 있다. 필자가 이 업소를 찾은 시간은 자정 무렵. 아니나 다를까 세 시간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고 마담이 정말 미안한 얼굴로 연신 사과를 했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난감해 하자 기다려만 준다면 잠을 잘 수 있는 방으로 안내를 하겠다고 한다. 잠시 입구 소파에 앉아 차를 한잔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물었다. 마담은 초보인 듯 보이는 필자에게 업소자랑으로 입에 침이 말랐다.

"'애널'빼고 안 되는게 없어요"

“시설도 그렇고 서비스도 그렇고 신경 많이 썼어요. 요즘은 손님들이 업소분위기를 아예 만들어요. 한 손님만 애들이 잘못 모셔도 가게 망하죠. 인터넷〈?불친절하다던가, 아가씨 서비스가 안 좋다고 체험기라도 올리면 장사는 끝났다고 봐야죠.”

마담은 한국은 ‘돈 있는 남자들의 천국’이자 ‘인터넷 섹스공화국’라는 용어로 인터넷 매매춘시대를 깔끔하게 정의했다. 과거엔 매매춘을 해도 여성 중심이었다고 한다. 여성이 불쾌해 할 수 있는 성적 행위는 거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포르노물이 홍수를 이루고 매매춘업소들도 손님 끌기 경쟁을 펼치면서 아가씨들만 진짜 힘들어졌다고 한다.

“오랄은 그렇다 쳐요. 애널까지 하는 세상이 올 줄 누가 알았겠어요. 어디 그것 뿐인가요? 직접 서비스 한번 받아보세요. 애널섹스만 빼고 안되는 건 없어요.”

룸살롱, 단란주점 정보를 제공하는 곳부터 매매매춘 정보교환까지 하는 인터넷 웹 사이트만 해도 10여개를 훌쩍 넘어선다. 동호회 형식의 숨어 있는 커뮤니티까지 합하면 헤아리기가 힘들 정도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D의 카페 만해도 ‘안마시술소’로 검색을 하면 20여개 가까이 떠오른다.

30대 후반의 모 증권회사 김모 과장은 어느새 인터넷 매매춘에 중독 상태가 됐음을 고백한다. 그는 한 달에 한번 섹티즌들이 추천한 업소를 돌면서 매매춘을 즐기곤 한단다. 이유는 아내와의 섹스나 나이트클럽 부킹으로 만난 불륜섹스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만족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솔직히 돈 20만원만 있으면 젊고 예쁜 애들한테 왕 대접 받으면서 섹스를 할 수 있다. 난 교복 입은 여자가 섹시하고 여자 발가락을 빨아야 흥분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이런 성 취향을 어디서 풀겠나. 옛날엔 인터넷에서 포르노로만 만족을 했다. 하지만 섹스커뮤니티를 알고 나서는 서비스가 확실한 업소를 찾아서 내 맘껏 즐기고 있다.”

- 업소 움직이는 '네티즌의 힘'

인터넷 문화평론가 김정대씨는 인터넷 매매춘문화가 곧 ‘한국의 섹스혁명’을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는 “인터넷 속에만 머물던 포르노시대는 이제 끝났다. 네티즌들은 어느새 자신의 욕망을 해결하기 위해 매매춘 업소를 움직이는 힘을 가지게 됐다. 매매춘 업소들이 단순히 창녀를 제공하는 곳이 아니라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섹스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여성부는 최근 2007년부터 단계적으로 집창촌을 폐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여성부가 나서지 않아도 어쩌면 냄새나는 뒷골목의 집창촌은 자연스럽게 사양길을 걸을 가능성이 크다. 왜냐면 남성들은 인터넷을 통해 단지 정액을 쏟아내러 사창가를 기웃대는 매매춘이 아니라 맞춤섹스를 위한 숨은 매매춘 업소로 몰려갈 것이기 때문이다.

황영석 르포라이터


입력시간 : 2004-04-22 14:30


황영석 르포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