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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지대 르포] 포문 연 色色공세 "일본 에로가 온다"
에로스타 3인방 앞세우고 한국무대 공식진출 선언
실제 성행위 장면 등 풍부한 콘텐츠로 한국시장 평정 야심


일본대중문화가 올해 초부터 전면 개방됐다. 타격은 거의 없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유독 한 분야만큼은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영화 부문의 한 축을 이루는 성인분야가 그랬다. 한국의 에로와 일본의 AV(Adult Video 성인비디오) 한판 승부를 벌여야만 했던 것이다.

실제로 4월26일엔 일본 AV스타 3인방이 내한해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그렇다면 국내 에로업계는 어떤 비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맞대응 전략은 일본보다 더 변태적이고 엽기적인 테마를 내세우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살 냄새가 물씬 풍기는 현장에서 에로와 AV의 미래를 엿봤다.




기자회견장에서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한 일본 에로비디오 스타 3인방 마에다 유우카, 마사키아무, 카오루 시쿠라코(왼쪽부터)



- 매월 20편씩 공개 예정

서울의 한 호텔에 호기심으로 가득 찬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카오루 사쿠라코, 마에다 유우카, 마사키 아무 등 일본 AV스타 3인방의 기자회견을 보기 위해서였다. 여배우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대다수 남성들은 설레임을 감추지 못했다. 이유는 3명 모두 가슴 크기가 100츠를 넘는 이른바 ‘거유(巨乳)계’배우들이었기 때문이다.

터질 듯한 가슴을 한껏 모양을 낸 옷으로 살짝 가리고 나타난 이들은 예상외의 취재 열기에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사실 일본이 AV천국인 것은 확실하지만, 아무리 AV스타라고 해도 언론이 이처럼 뜨거운 관심을 보이진 않는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관한 국내 성인엔터테인먼트 사이트 이프커뮤니티(www.if.co.kr)측은 AV스타 3인방을 앞세워 일본 AV의 공식적인 한국 진출을 선언했다.

일본측 파트너는 AV제작사 ‘크리스탈’. 이프커뮤니티의 신문범 대표는 현재 200편의 AV를 확보했으며, 앞으로 매월 20편의 작품을 독점 공급받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문화가 전면 개방됐다고 하지만 일본 AV의 국내 공개는 아직 민감한 사안이 남아 있는 상태.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이하 영등위)의 경우 일본 AV는 별도의 심의 절차와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이미 밝힌 상태다.

이 때문인지 신 대표는 우선 1차로 인터넷 서비스부터 개시할 것이라는 보충설명을 곁들였다. 즉 영등위의 심의가 아닌 정보통신윤리심의위원회(이하 정통윤리위)의 심의를 받겠다는 것이다. 이미 샘플 동영상을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냈다고도 했다. 이프커뮤니티 측은 비록 AV지만 분명히 정통윤리위의 심의 기준을 철저히 따르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카오루 사쿠라코



기자회견에 참석한 AV배우들 역시 한국 진출에 대한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한국에서도 꽤 높은 지명도를 가지고 있는 카오루 사쿠라코는 한국계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그는 “외할머니는 제주도에 살고 있고요. 부모님은 일본에서 한국식당을 경영하세요. 기회만 닿는다면 한국에서도 꼭 활동하고 싶어요”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이번에 내한한 AV배우들의 평균 출연료는 작품 당 50만엔(한화 약 500만원) 안팎. 국내 에로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직접 제작을 한다면 인터넷서비스만으로는 수익 구조를 맞추기엔 벅찬 액수다. 일본 AV의 판권 액수 역시 아직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AV제작사와 국내 에로업계의 제휴, 협력 논의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추진돼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열악한 국내업계, 대응책 전무

그렇다면 일본 AV제작사는 왜 한국에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성인영화 제작 및 각종 誰嗤?출판하는 일본 타이요도쇼에 근무하는 한국인 조인경씨는 “미래에 대한 비전이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미 공급과잉 현상을 빚는 일본을 떠나 새로운 시장 개척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이다.

일본 AV업계는 그동안 쌓아온 엄청난 분량의 콘텐츠와 풍부한 여배우를 발판으로 한국 에로시장 평정이라는 계획을 오래 전부터 세워왔다고 조씨는 강조한다. 가장 매력을 느끼는 분야는 역시 모바일 서비스 시장. 하지만 현재 성인동영상을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영등위의 심의를 거쳐야만 한다. 즉 이 문제만 해결되면 일본 AV는 단번에 쏟아져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부 국내 업체와 손을 맞잡고 한국 진출을 착착 진행해 나가고 있는 일본 AV. 이에 비해 국내 에로업계의 대응은 거의 전무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처참한 상황이다. 일본 AV스타가 방한하기 일주일 전쯤, 서울 신촌 근처의 한 카페의 에로篤?현장을 보면 극단으로 몰린 국내 에로업계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마사키 아무



이날 촬영 테마는 이른바 ‘워터스포츠’. 쉽게 말하면 방뇨 혹은 소변 페티시로 엽기섹스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다. 섹스1090(www.sex1090.co.kr)의 대표 황모씨는 “단지 음모나 성기 노출 유무만으로 음란물을 결정짓는 현재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한국 에로가 일본 AV와 맞서 이길 경쟁력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쭉쭉빵빵한 AV스타도 없고, 그렇다고 너무 노골적인 변태 아이템을 선택할 수도 없다. 워터스포츠도 그나마 오랜 고민 끝에 내놓은 아이템”이라고 밝혔다.

워터스포츠의 주인공은 20대 중반의 한 아마추어 여성. 얼굴이 노출되지 않는 에로동영상 작업을 세 번 정도 해봤다는 은희(가명)는 ‘워터스포츠 같은 콘텐츠를 남자들이 정말 좋아하느냐’고 되물어올 정도였다. 반나절 정도 계속된 이날 촬영으로 카페 바닥은 거의 맥주와 물로 흥건히 젖었다.

섹스1090 측은 은희에게 이왕 찍는 거 실제로 한번 소변을 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의를 하기도 했다. 은희는 무척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약간의 실랑이 끝에 결국 뽀송뽀송한 새 팬티로 갈아입은 은희의 은밀한 곳에 맥주를 부어 실감나는 장면들을 뽑아냈다.

김모 촬영감독은 “남들이 욕할 지도 모르지만 사실 일본에 비하면 이런 건 아무 것도 아니죠. 소변보는 장면으로만 가면 좀 그럴 것 같아서 워터스포츠 안에 물과 연관될 수 있는 모든 에로를 적용해 보기로 했다”고 수정된 촬영 계획을 밝혔다.

몇 시간 동안 은밀한 곳에 쏟아지는 물과 맥주세례를 견뎌내야 했던 은희는 촬영이 끝난 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경험은 별로 없지만 촬영 때마다 성에 관한 한 별의 별 일을 다해본 것 같아요”라며 “요구받는 연기들이 상상하기도 힘든 것밖에 없어요. 그만큼 이 바닥도 먹고 살기가 힘든가 봐요”라고 소감을 담담하게 전했다.

- 한일 에로시장 무한경쟁시대

마에다 유우카



성인 콘텐츠 제작사인 디지털마인드의 송승찬 대표는 최근 일본 AV의 상륙과 국내 에로업계의 변화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아마도 당분간 혼선은 있겠지만 결국 서로의 장점을 닮아갈 것이다. 문제는 일본이 한국에 맞는 드라마적 요소 등을 강화한다면, 한국은 일본의 변태적인 섹스에 더 열중할 것이란 사실이다. 이유는 일본은 실제 섹스와 헤어노출이 가능한 환경인데 비해 한국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또 한국 수준에 맞게 재편집된 일본 AV가 장기적으로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이유는 해외 사이트에서 얼마든지 노 모자이크 버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미녀군단 혹은 거유군단을 앞세운 콘텐츠가 모바일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은 크다고 했다.

반면, 한국에로는 눈길끌기식의 쇼킹한 테마로 당분간 버티긴 하겠지만 획기적인 변화가 없는 한 고전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어쩌면 승부는 이미 결정 난 에로와 AV의 불공정한 전쟁이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



황명석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 2004-05-04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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