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세상풍경, 렌즈와 가슴에 담아낸다'똑딱이 디카'로 늘 부족한 사진, 카메라 상식 공유

[동호회 탐방] 디카동호회
남기고 싶은 세상풍경, 렌즈와 가슴에 담아낸다
'똑딱이 디카'로 늘 부족한 사진, 카메라 상식 공유


디지털카메라의 매력은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휴대가 간편하고 예쁘장한 초소형 디지털카메라를 가장 먼저 구입하게 되지만, 조금씩 사진의 맛을 알게 되면 누구나 업그레이드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특히 값이 비싸 언론사나 사진 스튜디오에서 주로 썼던 SLR(Single Lens Reflex) 디지털카메라 가격이 100만원 대로 내려가면서, 다양한 화각과 선명한 화질이 장점인 SLR디지털카메라(이하 SLR디카)를 업그레이드 기종으로 고려하는 사람들도 점차 늘고 있다. 하지만 카메라에 대한 이행 없이 고가의 카메라를 덥석 충동구매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고민에 빠진 이들에게 유용한 동호회가 바로 SLR클럽(www.slrclub.com)이다.

- 매너 돋보이는 SLR디카 유저들의 쉼터

일반인 중에는 SLR디카 사용자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2000년부터 '올림푸스 E-10포럼'을 운영해 온 반대걸(29·ID반모) 씨와 '캐논 D30포럼' 운영자 김재헌(34·ID 소리)가 의기투합해 2001년 2월 개설된 SLR클럽은 현재 회원 수만 7만 70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동호회로 성장했다. 작은 말싸움 하나로도 분위기가 흐려지기 쉬운 것이 인터넷동호회의 한 단점이지만,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악성리플이나 광고성 글을 찾아보기 힘든 깔끔한 게시판 분위기는 엄격한 회원관리 덕분이다.

SLR클럽에 처음 가입하면 준회원이 되는데, 글 하나를 올릴 때마다 1점씩 얻을 수 있다. 그렇게 차곡차곡 점수를 모아 100점이 되면정회원이 된다. 또한 점수를 쌓았더라도 가입 후 30이이 지나야 정회원이 될 수 있다. 비회원도 장터, 시장정보, 제품등록 등 몇 군데 게시판을 제외하면 글을 읽을 수는 있지만, 제약 없이 활동하고 싶다면 일단 회원 가입부터 해야 한다.

가입한 후에 어디부터 가야할지 막막한 사람이라면, 먼저 갤러리부터 들어가 보자. 공간감을 시원하게 표현한 광각렌즈부터 길 건너편에 앉은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마저 선명하게 잡아내는 망원렌즈까지, 렌즈교환식 카메라의 장점을 살려 다채로운 화각을 표현한 사진을보며 자신에게 필요한 카메라와 렌즈가 어떤 것일지 확인 할 수 있다.

작품갤러리에서는 동호회원들이 선별해 올린 수작들을 감상할 수 있고, 주제갤러리에서는 패션, 풍경, 가족, 정물, 누드 등 다양한 주제로 펼쳐낸 사진들을 볼 수 있다.

각 업체별로 특유의 색감이 있으니 꼭 짚고 넘어가자. SLR디카 유저가 아니라도 조언을 얻고 싶은 사진이 있다면, 습작갤러리에 직접 찍은 사진을 올릴 수 있다. 사용기/강좌 게시판에서는 제품 리뷰와 유용한 강좌 등을 읽을 수 있어 좋다.

- 입문자는 '번들 킷'으로 구매하는게 편리

그렇게 몇 군데를 돌아보며 '찜'할 만한 기종이 정해지면, 캐논, 후지, 니콘, 올림푸스 등 기종별 포럼에서 제품 정보를 찾아보고 조언도 구해보자. 아무래도 실사용자들의 경험담을 토대로 이야기를 듣는 것이기 때문에, 보다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SLR클럽 운영자 반대걸씨는 "SLR디카는 바디 값보다 추후에 새로 구매하게 되는 렌즈 값에 따라 소요비용이 천차만별"이라며 "SLR 입문자의 경우 처음에는 본체와 번들렌즈를 함께 판매하는 번들 킷을 구입해 사용하다, 점차 자신에게 맞는 가격과 화각을 지닌 렌즈를 선택해 구입하는 게 졍?고 조언했다. 현재 캐논의 보급형 SLR카메라인 캐논 300D는 18-55mm 번들렌즈를 포함해 130만원 선, 니콘 D70은 18-70mm 번들렌즈와 함께 180만원 선이면 구입 할 수 있다.

동호회 규모가 크다보니 막강한 소비자 단체로 적지 않은 실력행사를 해내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 출시된 보급형 SLR디카 니콘 D70의 경우, 특정 상황에서 블루밍, 모아레 등 몇가지 결함이 발생하는 사실에 대해 동호회원들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반품을 이뤄내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상 깊은 것은 동호회원들의 아기자기한 사연들이다. 어린 딸의 소중한 추억을 보다 생생하고 멋진 사진으로 남겨주고 싶어 SLR카메라를 구입했다는 동호회원 오재호(33·ID 정은아빠야~)씨는 "사진 때문에 아내와 종종 싸우기도 했지만 지금은 부부가 모두 SLR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즐거워했다. 지금 쓰는 기종을 본사에서 무상으로 임대 받아 미리써보고 구매하게 해준 것도 SLR클럽이 있어 가능했다고.

SLR클럽 대구경북 지부에서 활동중인 김광일(32·ID ▷해파리◁)씨 역시 "최근엔 너무 장비 쪽으로 관심이 치우치는 것 같아 아쉽지만, 다양한 자료와 안전한 중고 거래, 게시판 정화작용 등의 장점 땜누에 믿음이 간다. 지방이라 다양한 장비를 경험할 기회가 적었는데, 동호회 사람들과 여러가지 장비를 빌려쓰고 빌려주기도 한다"며 동호회의 장점을 설명한다. 심지어 서울에 사는 동호회원이 카메라 액세서리를 선물하자, 자신은 해산물을 선물하며 정을 주고받기도 했다는 사연에서는 정겨운 사람냄새가 물씬 풍긴다.

묵직한 무게감과 칼 같은 화질, 다양한 화각의 표현 등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SLR디카만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다면 SLR클럽의 문을 두드려보자. 사진도 배우고 좋은 동료도 얻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즐거운가.

그게 뭐냐구요?
   
- SLR클럽이란?

'Single Lens Reflex'의 약자로 일안반사식 카메라라는 뜻. 카메라 바디와 렌즈의 분리가 가능해, 다양한 화각의 렌즈를 바꿔 끼우며 촬영할 수 있다.

- 뽐뿌란?

'펌프질'의 애칭. 멋진 장비, 렌즈 등으로 구매요구를 한껏 부풀리는 게시물.

- 테러란?

주로 야심한 시각을 이용해 벌어지며, 맛깔진 음식 사진을 접사로 찍어서 보는 이의 위장을 사정없이 요동치게 만든다. '음식 테러'외에 '애인 테러', '장비 테러'등 다양한 변종이 있다.

- 쇼핑몰, 진짜 이름은?

광고 글에 대한 제약 때문에 애칭으로 불렀으나, 요즘은 그냥 재미로 쓰기도 한다. 설탕몰(CJ몰), 감기몰(H몰), 엘모샵(LG이샵), 안녕마트(하이마트), 안쪽공원(인털파크) 등이 있다.

고경원 객원기자


입력시간 : 2004-05-28 20:50


고경원 객원기자 aponia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