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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고 나누고, 먹는 기쁨이 두배 <386요리 동호회>
쉬고 즐겁게 요리 배우는 재미에 각종 친목대회·봉사활동까지

“아, 오늘은 집에서 뭘 해먹나?”

날이 더워 입맛도 잃기 쉬운 요즘,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고민이 바로 ‘먹거리 고민’이다. 하지만 간단하고 맛있는 나만의 요리 하나쯤 마스터하고 싶어도 요리학원은 좀 거창한 것 같고, 책만 보며 만들자니 재미가 없어 포기하게 된다. 이럴 때 부담 없이 활동할 수 있는 요리동호회에 가입해보면 어떨까? 입맛 까다로운 미식가도, 새로운 요리를 배우고 싶은 요리애호가도 모두 만족시켜줄 386요리동호회를 찾아가보자.






현재 회원 수만 6만여 명에 달하는 386요리동호회는, 건설업에 몸담았던 운영자 유범준(41) 씨가 1999년 2월 동호회 홈페이지(http://www.386cook.com)를 개설하면서 시작됐다. 386요리동호회란 명칭에서 느낄 수 있듯, ‘386세대’들이 주축이 돼 불과 수백 명으로 시작한 동호회였지만,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자 운영자 유범준 씨는 아예 2003년 2월 본업을 접고 ㈜쿠킹클럽을 창립했다. 동호회가 요리 포털사이트의 모양새를 갖추면서 정보의 질과 양도 더욱 풍부해졌다.


- 요리로 맛과 사랑 전하는 ‘앞치마 부대’

386요리동호회에서 가장 자부심을 갖고 내세우는 행사는 매달 열리는 정기 요리모임이다. 요리동호회라고 하면 여성회원들이 많을 것 같지만, 앞치마 두르는 일을 멋쩍어 하지 않는 열혈 남성회원들도 많이 참석해 정모 날은 더욱 활기가 넘친다. 1999년 10월부터 시작된 요리모임은 ‘소년소녀가장 여름캠프’ 요리강습 봉사(2002년 7월), ‘독거노인을 위한 사랑의 김장 담그기’(2003년 11월) 등 다양한 봉사활동과 연계해 더욱 뜻 깊다. 봉사를 하면서 2002년 여름에 맞춘 주황색 앞치마는 단체복을 대신할 386요리동호회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2003년 2월부터는 정기 요리모임에서 유명한 주방장이나 전문강사를 섭외해 일반인도 고급요리나 대학교 수준의 실습을 할 수 있도록 강좌의 질을 한층 높였다. 알찬 실습을 위해 참석인원을 매회 20명으로 제한하는 요리강좌에서는 1년을 기준으로 상반기, 하반기에 각각 중식, 제과 제빵, 한식, 일식, 이태리식, 양식을 한번씩 만든다. 개인사정이 있어 참석 못한 회원들과 지방 회원들을 위해 매번 동영상 강좌까지 만드는 꼼꼼함이 돋보인다.

살살 녹는 연어그린샐러드, 시원하고 상큼한 수삼냉채, 막 회를 뜬 전복으로 빚은 전복초밥, 고소한 치즈오븐 라자냐 등 이름만 들어도 군침 도는 음식들을 직접 만들어본 회원들은 “동호회가 아니면 언제 이런 음식을 만들어보겠느냐”며 만족감에 겨워한다. 이렇게 정기모임 때 만든 음식으로 저녁도 푸짐하게 해결할 수 있으니, 요리도 배우고 뒤풀이 비용도 아낄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2000년 말 경부터 요리동호회에서 활동해왔다는 동호회장 이희숙(37) 씨는 “요리는 쉽고 재밌고 즐거워야 되지만 많은 사람들이 요리를 귀찮게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요리를 좋아하게 되면 나눌 줄 아는 마음도 갖게 되죠”라며 요리동호회만의 장점을 설파하고 “6월 강좌부터 전문 강사의 요리강좌와 더불어 일반 회원들이 자신만의 요리법을 소개하는 과정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동호회원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질문하고 배울 수 있어, 전문가에게 배우는 요리와는 또 다른 소박한 매력이 있다고.


- 동호회원 모두가 신나는 요리 선생님



동호회 게시판에 들어가면 저마다 궁금한 요리의 제조법이나, 요리 궁합에 대해 서로 질문하고 답하는 정겨운 풍경을 볼 수 있다. “회와 수육이 메인 요리로 나가는데 밑반찬 추천 좀 해 주세요”라는 질문이 올라오자마자 “회는 개운하고 수육은 약간 느끼하니까 야채 냉채가 좋을 듯하네요”하고 조언하는 회원, 회와 편육의 색상대비까지 생각해 “노란색이 나는 전 종류나 달걀찜을 곁들이고, 새콤한 샐러드나 냉국을 준비하면 어떨까요?”하고 조심스레 권하는 회원, “음식 자체들이 담백한 위주니까 거기에 기름진 튀김 류와 매운탕 국물도 좋겠네요”라는 회원 등 신속한 답변이 이어진다. 대개 새롭게 가입하는 회원들 중에서 요리 초보들이 많기에, 이처럼 빠른 답변은 동호회를 유연하게 움직여주는 힘이 된다고.

들어올 때는 요리초보지만, 한동안 활동하다 보면 요리에 욕심이 생겨 요리 자격증을 서너 개씩 따내는 이들도 많다. 손해사정인으로 일하면서 요리가 좋아 요리자격증을 두 개나 따내고 세 번째 자격증에 도전하는 염효빈(37) 씨 같은 이도 있단다.

요리동호회인 만큼 다채로운 요리 이벤트도 빼놓을 수 없다. 여행을 떠나 자연 속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요리솜씨를 자랑하는 1박 2일 정기 요리여행은 주로 온라인으로만 만나게 되는 동호회원들의 친목을 다지는 좋은 기회가 된다. 2003년 5월에는 ‘제1회 주제가 있는 요리 경연대회’가 펼쳐졌다. 연인, 가족, 친구 등으로 구성 된 12팀이 참가해 관람객을 포함한 100여명의 동호회 가족과 함께 한 자리였다고. ‘가장 맛있는 라면왕, 가장 맛없는 라면왕 뽑기 이벤트’처럼 재미있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선 소문난 맛집을 찾아 다니는 것도 중요한 일. 동호회원 중 하나가 맛집 번개를 치면, 시간 되는 사람들끼리 순식간에 모여 정을 나눈다. 누구나 모든 요리를 잘 할 수는 없겠지만, 단 한 가지라도 자신만의 특별 요리를 만들어 선보일 수 있다면 뿌듯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정성껏 만들어 이웃과 나누는 한 접시의 요리 속에 은근한 정도 싹틀 것이다. 눈과 입이 모두 즐거워지는 368요리동호회에서, 마음 넉넉한 아마추어 요리사의 소박한 꿈을 펼쳐보는 것도 좋겠다.



고경원 객원기자 aponian@hanmail.net


입력시간 : 2004-06-22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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