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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탐방] 핸드폰 튜닝 동호회 < OOPS! >
손 안의 패션 핸드폰의 변신은 무죄
개성과 자부심의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휴대폰' 만들기
구닥다리·폐 휴대폰 재생으로 환경문제에 일조 자부심도






한국 국민 10명 중 7명 꼴로 갖고 있다는 휴대폰은 이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큰맘 먹고 산 최신형 휴대폰도 오래 쓰다 보면 색깔이나 모양이 지겨워질 때가 오는 법이다. 또 몇 번 땅에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흠집 때문에 보기 흉해져 속이 상하기도 한다. 이럴 때 핸드폰 튜닝동호회 ‘OOPS!’(http://cafe.daum.net/onlyonephone)에 들러보자. 몇 년 동안 험하게 쓴 구닥다리 휴대폰도 주변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 멋진 폰으로 변신시켜줄 비법이, 모두 이곳에 모여있다.

2002년 2월 개설된 휴대폰 튜닝동호회 ‘OOPS!’는 감탄사이기도 하지만, 실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휴대폰들’(Only One PhoneS)의 줄임말을 동호회 명칭으로 가져온 것이다. 그 이름에서부터 개성 있는 휴대폰을 추구하는 이들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현재 회원 수 21만 명이 넘는 거대동호회로 성장한 ‘OOPS!’에서는 휴대폰 케이스 도색을 비롯해 키패드 튜닝, 큐빅 라이팅, 라우드, LED릴레이 등 다양한 튜닝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동호회 내에 쌓인 컨텐츠는 2003년 12월 ‘휴대폰 튜닝 길라잡이’(컬쳐코리아)란 단행본으로 묶여 나오기도 했다.


- 핸드폰으로 표현하는 나만의 멋과 재미



‘OOPS!’에 처음 방문했다면 ‘도색폰 전시장’, ‘개조폰 전시장’ 게시판에서 휴대폰 튜닝이 어떤 것인지 감부터 잡아보자. 가장 간단한 튜닝 방법은 휴대폰 케이스를 도색하는 일이다. 단색으로 도색할 수도 있지만, 그라데이션을 넣거나 투톤 장식, 실사 장식 등 다양한 응용방법을 활용하면 기존의 휴대폰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독특한 색감과 형태의 휴대폰이 탄생된다.

이 외에도 파란색이나 초록색 등 한가지 색 일색이었던 키패드 조명을 여러 가지 색으로 바꿔주는 ‘키패드 튜닝’, 휴대폰에 구멍을 뚫고 큐빅을 심어 예쁜 색깔의 불빛이 비쳐 나오게 하는 ‘큐빅 라이팅’, 벨 소리에 맞춰 LED가 리드미컬하게 깜박이는 ‘벨라이팅’, LED가 패턴에 맞춰 꺼졌다 켜지면서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릴레이’, 작은 벨소리를 증폭시켜주는 ‘라우드’ 등 다채로운 튜닝 사례를 실감나는 사진과 동영상으로 구경할 수 있다.

화려한 튜닝 기술을 지켜보는 즐거움뿐 아니라, 장롱 속에 처박혀 있던 애물단지 휴대폰이 익살스럽게 개조된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변기 모양으로 만들고 앙증맞은 똥 장식까지 덧붙인 ‘변기폰’, 로봇만화영화의 주인공 로봇을 흉내낸 ‘마징가제트폰’, 악어 모양으로 개조한 ‘악어폰’, 휴대폰 케이스에 레고 블록을 도배한 ‘레고폰’, 프라모델 자동차 모양으로 개조한 ‘자동차폰’ 등 기상천외한 휴대폰의 향연에 눈이 즐겁다. 요즘처럼 교통카드가 내장된 휴대폰이 나오기 훨씬 전부터 교통카드 칩을 휴대폰에 이식해 ‘교통카드폰’으로 사용한 사람도 있었다고.



다양한 휴대폰을 구경하면서 문득 ‘나도 직접 휴대폰을 꾸며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기초튜닝강좌’ 게시판에 들러 비교적 손쉬운 어퍼케이스 도색부터 도전해 보자. 도구는 나사를 풀 때 사용할 육각 드라이버와 피크(기타 칠 때 쓰는 삼각형 플라스틱 조각), 고운 사포, 프라모델 채색용 에나멜 페인트 정도만 있으면 된다. 이런 재료들은 공구상가에 가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다.


-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핸드폰을 만드는 즐거움

좀 더 자신이 붙었다면, 키패드 튜닝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 키패드 튜닝은 생각보다 간단한데, 문구점에서 포스트잇이나 투명 형광테이프를 사다가 키패드를 열고 LED 위에 얹어주기만 하면 된다. 단, 분해에 대한 기초 상식도 없이 덤벼들었다가는 고가의 제품을 망가뜨릴 수 있으므로 초보자는 휴대폰의 기본구조를 숙지한 후에 도전하는 게 좋다고.

사진과 동영상 설명만으로는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튜닝 번개’에 참여해보자. 회원 수가 많다 보니 ‘OOPS!’에서는 한 달에 한번 꼴로 진행되는 정기모임보다 ‘튜닝 번개’를 선호하는 편이다. 번개모임에서는 튜닝도 배우고 다른 회원들이 만든 자작개조폰도 구경할 수 있어 인기다.

반면 혼자서 튜닝하는 일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면, 동호회 협력업체에 위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휴대폰 제조사 AS센터에서 케이스를 통째로 바꾸는데 10만원 가까운 돈이 드는데 비해, 도색의 경우 튜닝 전문가에게 맡기면 3만~5만원으로 나만의 색깔 넘치는 휴대폰을 가질 수 있다. 협력업체에서 특정 기간동안 실시하는 ‘도색ㆍ튜닝 50% 할인이벤트’를 잘 활용하면 휴대폰 튜닝을 반값에 해결할 수도 있다. 기간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므로 동호회에 자주 드나들수록 각종 할인행사 정보를 얻는 데 유리하다.

동호회 운영자 강용희(35) 씨는 “최근 휴대폰 튜닝은 기술적으로는 많이 좋아졌지만, 휴대폰 제조사에서 AS 협조가 잘 되지 않아 회원들이 곤란해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며 어려움을 전했다. 심지어 초창기엔 튜닝한 제품은 AS조차 해주지 않을 정도였지만, 점점 튜닝 인구가 늘어나면서 휴대폰 제조사의 인식도 과거보다 많이 나아진 편이라고. 하지만 “도색한 휴대폰이 새것처럼 됐다”며 좋아하는 이들을 볼 때나, 택배나 운전 등 소음이 많은 곳에서 일하는 분들이 “벨소리 증폭 튜닝을 한 후 일하기 수월해졌다”고 감사해할 때 뿌듯하단다.

휴대폰 튜닝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본다면 ‘왜 멀쩡한 휴대폰에 구멍을 뚫고 분해까지 하나’ 싶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호회원들이 들려주는 휴대폰 튜닝의 매력은 분명하다. 공들여 튜닝한 휴대폰으로 전화를 받을 때, 주변 사람의 경탄에 찬 눈빛을 한눈에 받는 짜릿함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것. 낡은 휴대폰을 지혜롭게 재활용하는 ‘OOPS!’같은 동호회가 있기에, 폐 휴대폰으로 인한 환경문제도 조금은 줄어들지 모른다. 무엇보다 직접 만들어 자부심이 느껴지는 튜닝폰에선, 최신형 휴대폰에서 찾아볼 수 없는 사람 냄새가 물씬하리라.



고경원 자유기고가 aponian@hanmail.net


입력시간 : 2004-08-1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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