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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지대 르포] "나이트클럽이 완전 여탕이네!"
성매매 단속 피한 윤락녀, 부킹 가장한 2차 서비스로 변칙 영업

이미 지난 2028호 이색지대 코너에서 최근 달라진 나이트클럽 실태를 취재 보도했다. 그리고 50여 일의 시간이 지난 요즘 나이트클럽이 다시 격류에 휘말리고 있다. 한국 윤락산업의 기반을 뒤흔들어 놓은 ‘성매매 특별법’ 시행의 여파가 나이트클럽의 기존 질서까지 완전히 뒤흔들어 놓고 있는 것이다.

불 꺼진 집창촌 취재 당시 업주들이 “이제 나이트클럽 가서 영업해야겠다”라며 내뱉은 푸념 섞인 농담이 현실에서 그대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말 취재를 위해 찾았던 강북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알게 된 웨이터에게 전화가 걸려 온 것은 10월 14일 늦은 오후였다. 출근을 준비하다 ‘재미난 일이 있으면 전화해 달라’는 부탁이 생각나 전화했다는 이 웨이터는 “요즘 나이트클럽에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다음 날 같은 시간. 취재진은 석계역 부근의 한 카페에서 이 웨이터를 만나 ‘말도 안 되는 일’이 과연 무엇인지 그 얘기를 들어봤다.

“완전 여탕입니다. 요즘 가게(나이트클럽) 마다 여자 손님들이 넘쳐 납니다. 전에 만났을 때는 몇몇 윤락 여성들이 웨이터 주선으로 나이트클럽에 왔었는데 이제는 그 애들이 여성 손님 대부분이 돼버렸습니다. 누가 윤락여성인지 아닌지 구분하기조차 어려울 정돕니다.”


- 북적대는 여자, 손님·윤락녀 구분 안돼





이 이야기는 그다지 놀라운 게 아니다. 이미 지난 2038호에서 본지는 윤락 여성들의 나이트클럽 ‘알바’ 실태를 소개한 바 있다. 몇몇 웨이터들이 윤락여성을 고용해 부킹을 가장한 은밀한 2차를 제공하거나 단골 손님들에게 짧은 밤 2차 서비스를 선물하고 있는 것.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 이런 형태로 일하는 여성이 많아질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 웨이터는 윤락 여성들이 자체적으로 움직이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얘기했다. “전에는 소개를 통해 웨이터들이 애들 몇 명을 데리고 일하는 형태였다”는 이 웨이터는 “이제는 대부분 애들이 우리를 통하지 않고 스스로 움직인다. 아예 사장이라는 이들이 애들을 데리고 와서 풀어놓고 간다”고 말했다.

그 동안 윤락 여성들과 손님의 2차를 연결해주며 중간에서 소개비 명목의 돈을 받아 온 웨이터 입장에서는 짭짤한 부수익이 고스란히 사라져버린 것이다. 게다가 전문적인 보도방 업자들까지 개입되어 있어 이들에게는 최소한의 공간도 허락되지 않고 있다.

어느 정도 나이트클럽 측에서도 이 같은 현실을 예상했지만 여성 손님이 늘어 남자 손님도 많아지는 까닭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결국 윤락 여성들은 아무런 대가도 치루지 않고 남의 업소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런 윤락 여성들은 어떤 이들일까. 웨이터와 헤어진 뒤 취재진은 밤 11시경 그가 일하고 있는 A나이트클럽을 찾았다. “이제는 룸을 잡지 않고 플로어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도 애들을 소개받는 게 가능하다”는 웨이터의 귀띔이 있었지만 취재진은 심도 깊은 대화를 위해 룸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웨이터는 여기서 일하는 윤락여성과의 부킹을 연결시켰다. 직접 관리하지는 않지만 거의 매일 출근 도장을 찍듯이 나이트클럽을 찾고 있기 때문에 누가 윤락여성인지 쉽게 알 수 있다는 게 이 웨이터의 설명.

윤락여성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현재 상황을 듣기 위해서는 이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손님을 가장해 대화를 시도할 경우 이들 역시 부킹을 위해 들어온 여성으로 자신을 가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작전은 대실패였다. 취재 중이라는 얘기를 한 순간 조금 놀란 눈치를 보인 여자들은 “무슨 소리하는지 모르겠다”며 발뺌을 시작했다. 계속되는 취재진의 추궁에 이들은 “우리를 뭘로 아느냐”며 화를 내며 룸을 나가버렸다.

부킹의 특성은 나가는 이들이 있으면 다시 들어오는 이들이 있다는 것. 두 번째 부킹에서는 좀 더 부드러운 방법을 사용해야 했다. 그러나 웨이터로부터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들었다. 방금 들어왔던 아가씨들이 취재진의 정체를 다른 여자들에게도 다 얘기해버렸는지 여기에는 아무도 들어오지 않겠다고 버틴다는 것이다. 두 시간 가까이 기다렸지만 더 이상 윤락 여성들과의 부킹은 이뤄지지 않았다.


- 보도방 관리, 노래방 대신 나이트서 영업

결국 윤락 여성들에 대한 의문을 부족하나마 웨이터의 설명을 통해 풀 수 밖에 없었다. A나이트클럽을 비롯한 인근 나이트클럽에서 활동중인 윤락여성 대부분은 보도방 업주의 관리를 받는 이들로 이전에는 부근 노래방에서 도우미로 일해오던 이들이다.

하지만 성매매 특별법 이후 노래방 대신 나이트클럽에서 새로운 활로로 개척한 것이다. 게다가 인근 집창촌에서 일하던 윤락여성들이 개인적으로 나이트클럽을 찾아 용돈을 벌기 위해 부킹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얘기에 대해 집창촌 업주들은 “바로 이런 경우가 음성적 성매매의 대표적인 경우”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청량리 집창촌의 한 업주는 “우리들은 업소를 운영하는 업주다. 업소에서 일하는 게 어려워졌다고 애들을 다른 데 일하러 보내고 거기서 돈을 뜯지는 않는다”고 얘기한다.

집창촌에서 일하던 윤락 여성들이 개인적으로 나이트클럽을 가고 있다는 얘기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곧 다시 가게를 열게 돼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얘기한다.

윤락여성들의 나이트클럽 침투는 강남 일대의 일류 업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강남에서 요즘 가장 잘 나간다는 B나이트클럽 역시 인근 나가요촌 아가씨들에게 점령당했다. 계속된 불경기로 인해 B나이트클럽은 여자 손님에 대해 ‘무조건 무료’라는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미끼로 남자 손님을 끌어 모아 보겠다는 의도다.


- 나가요 걸들 아예 나이트클럽으로 출근

이를 가장 적절히 이용하고 있는 게 바로 나가요걸들이다. 룸 살롱 대신 나이트클럽으로 출근하고 있는 것. 어차피 2차가 안 되는 요즘 테이블만 뛰어서는 벌이가 안 되는 나가요걸들이 스스로 2차를 위한 영업에 나선 것이다. 이 같은 현실은 역삼동 나가요촌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역삼동 나가요촌 의상실에서 만난 한 점원은 “애들이 요즘 나이트 얘기를 많이 한다. 용돈 조금 달라는 말에 건네는 돈이 장난이 아니고 물도 좋아 노는 기분으로 일한다고 얘기한다”면서 “요즘 룸방에서는 2차 없이 하루에 두 테이블 정도 뛰는데 그 돈으로는 월세 내기도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길 잃은 우리 사회의 윤락산업. 이제 그 여파가 한국의 밤 문화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디스코텍’이라는 이름으로 젊은이들의 낭만을 대변해왔고 대학생들의 대표적인 놀이장소로 자리 잡아 온 나이트클럽이 그 첫 번째 타깃이 되고 있는 셈이다.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 한 달.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놀이장소로 나이트클럽을 찾은 여대생과 돈을 벌기 위한 영업장소로 이곳을 찾은 나가요걸들이 화려한 싸이키 조명아래 함께 서 춤을 추고 있다.

조재진 자유기고가 dicalazzi@empal.com

입력시간 : 2004-10-2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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