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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 탐방] 중국여행 동호회
천의 얼굴을 가진 땅 누비기
이색적 배낭여행을 꿈꾸는 이들의 모임
중국 속속들이 살피는 여행 마니아




정규호 씨(가운데)와 함께 한 동호회원들. 아래 토용 세트는 흥정 끝에 인민폐 100원(한화 1만2,000원)에 구입했다.



번창한 대도시와 때 묻지 않은 소수 민족의 삶을 입맛 따라 골라서 만나 볼 수 있는 곳, 웅장한 사적부터 섬세한 공예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 유산을 지닌 곳, 물가가 저렴해 여행 경비 부담을 덜 수 있는 곳…. 주머니 가벼운 여행자들은 이런 여행지를 꿈꾼다. 거리 상으로 그다지 멀지 않고, 같은 동양 문화권이면서 이색적인 문화를 지닌 중국은 그런 면에서 한 번쯤 가 볼 만한 해외 여행지로 손꼽힌다. 광대한 대륙의 넓이 만큼 다양한 얼굴을 지닌 중국 여행 정보를 한눈에 꿸 수 있는 ‘중국 여행 동호회’(cafe.daum.net/chinacommunity)를 찾아가 본다.

1999년 8월 다음넷 카페에서 활동을 시작한 이 카페는 당시 중국 심양에서 해외 근무 중이던 운영자 이동일(35) 씨가 개설했다. 운영자가 중국에 머물고 있어 중국 현지 소식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활동에 제약이 있어, 현재 운영진 정규호(30) 씨가 동호회 살림을 도맡고 있다. 중국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현재 회원 수만 6만7,000여 명을 훌쩍 넘는다.

중국 여행에 관련된 동호회다 보니 늘 비행기 티켓 공동 구매 요청, 여행 일정 문의 등이 빈번하다. 이를 보다 원활히 해결하기 위해 애쓰다 2004년 10월에는 아예 동호회에서 직접 여행사 ‘투어 몰’까지 차렸다. 이들이 여행사 사무실로 활용하는 신촌의 한 오피스텔은 오프 라인 모임 공간으로도 종종 활용된다.

학생 5할, 교사 3할, 중국 관련 사업자가 2할 정도로 구성된 이 모임에는 이색적인 배낭 여행을 꿈꾸는 이들이 많다. 상품화된 패키지 여행은 유명 관광지를 돌며 사진만 찍고 돌아 오는 경우가 많아, 중국 현지를 속속들이 구경하고 싶은 사람들의 요구를 제대로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배낭 여행은 여행 경비를 줄이면서 자신이 직접 여정을 꾸밀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긴 하지만, 현지 사정에 익숙하지 않은 여행자들은 선뜻 용기를 내어 떠나기 힘들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동호회에서는 여름, 겨울 방학 기간에 맞춰 단체 배낭 여행을 추진하고 있다. 배낭 여행은 오는 6월 말에 진행될 예정이라고.

운남 여행 중에 맞닥뜨린 대형 장기판 조형물과 함께 한 회원들.



패키지 여행 때는 중국 동쪽. 상해, 북경, 황산, 청도 등 비교적 대도시와 관광지가 맞물린 곳 위주로 돌게 되지만, 배낭 여행 때의 경로는 주로 중국 서쪽, 즉 실크로드를 따라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서안 – 우르무치 - 카스 , 운남성, 사천 등지가 이에 해당한다.

중국여행정보 포털사이트 꿈꾸는 야심찬 사람들
중국 배낭 여행에서 무엇보다 요긴한 정보는 먼저 다녀 온 여행 선배들의 경험담. ‘중여동 추천 여행기’ 게시판에 들르면 생생한 사진과 재미있는 글이 돋보이는 우수 여행기를 선별해 읽을 수 있다. 게시판에는 진황도로 새해 해돋이 관광을 다녀 왔다는 회원, 중국 청도에 거주하며 세 살 배기 딸과 부인을 대동해 배낭 여행을 다녀 온 회원, 15편의 여행기를 릴레이식으로 올린 회원 등 다양한 형식의 여행기가 가득하다.

동호회원 김구용(28) 씨는 “티벳의 라사를 갔을 때 ‘즉석 비빔밥 파티’를 열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여행 경험담을 털어 놓는다. 배낭 안에 챙겨 온 고추장을 꺼내고 쌀과 야채를 사다가, 대야 하나 빌려서 손으로 재료들을 쓱쓱 버무려 먹었다고. 구경 온 그리스 여행객은 초콜릿을 꺼내놓고, 한 폴란드 여행객은 과자를 내놓아 순식간에 파티 분위기가 됐단다. 이 처럼 여행지에서의 즐거움은 단순히 관광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만나 맺는 색다른 인연 또한, 잊지 못 할 여행의 추억이 된다.

여행경험자들과 현지 소식통 활용한 생생 정보 돋보여
다른 사람들의 여행기를 읽으며 중국 여행의 재미를 접했다면, 슬슬 여행을 떠나고 싶어 좀이 쑤시고, 궁금증이 도지기 시작할 것이다. 인민폐 환전은 어떻게 하는지, 현지 교통편은 어찌 되는지, 숙박은 안전한지…. 그러나 섣불리 질문부터 던지기 전에, 먼저 검색부터 해보자. ‘FAQ’ 게시판에 들르면 중국 여행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정보들이 알차게 수록되어 있다. 그래도 못 다 채워진 궁금증은 ‘알짜배기 여행 정보방’이나 ‘여행 질문’ 게시판 등에 들러 글을 읽다 보면 조금씩 해결되기 시작할 것이다.

아직 때 묻지 않은 중국 현지 소수 민족과의 만남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특히 ‘하베스트타임’, ‘뻬징아자씨’, ‘지지(知止)’, ‘싱싱’ 등의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중국 현지 회원들은 동호회 활성화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최근에는 조선족 동포들로 구성된 ‘상하이 상하이’란 소모임도 개설됐다.

또한 짧은 여행이지만 현지 언어를 배워 사용해 보고 싶은 사람들은 중국어 스터디 모임을 짜서 활동하고 있다. 오프라인 공간에 모여서 중국 영화도 보고, 토요일마다 스터디 모임도 갖는 것. 4월 2일부터 시작되는 ‘북경대 - 카이스트’ 온 라인 교재를 수강하는 사람은 오프 라인 스터디 모임에도 참여할 수 있다.

온 라인 수강료는 두 달에 2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나, 오프 라인 스터디는 장소가 협소해 10명 내외만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 아쉽다. 운영진 정규호 씨는 “짧은 시간 다녀 오는 해외 여행은 일정에 이끌려 다니다 끝나는 경우도 많다”며, “중국 건축, 소수 민족의 삶, 중국의 문화 예술 등 관심사를 정해 준비하거나, 현지 소수 민족의 삶에 잠시나마 동화되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금은 중국 여행 정보를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이 동호회에서는 좀 더 야심 찬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약 15개 국가와 국경이 인접해 있는 중국의 지리적 특성을 살려 중국을 경유해 몽고,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제 3국으로 가는 배낭 여행을 준비하는 것. 또한 동호회 게시판의 유용한 정보를 모아 150쪽 분량의 가이드 북도 제작, 무료 배포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수시로 업 데이트 되는 새로운 정보를 모아 비정기적인 소식지도 제작할 예정이라는 중국 여행 동호회. 관광지 앞에서 찍은 ‘증명 사진’ 한방, 면세점 쇼핑 봉투만 남는 여행이 아닌, 잊지 못할 중국 여행의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한 번쯤 들러 보는 것도 좋겠다.



고경원 객원기자 aponian@hanmail.net


입력시간 : 2005-03-2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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