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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공사 '제2창사' 선언
변화와 혁신으로 미래 연다
2020년 '세계 최고의 토지서비스 전문기업'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




‘첫째도 서비스, 둘째도 서비스, 셋째도 서비스.’

4월 1일 창사 30주년을 맞은 한국토지공사(사장ㆍ김재현, 이하 토공)가 ‘서비스’를 핵심 슬로건으로 내세워 일류 공기업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서비스의 일차적인 의미는 말 그대로 ‘봉사’다.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대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덕목이다. 그런데 토공의 경우는 7가지의 부가적인 가치를 더 함축하고 있다. 영어 단어 SERVICE의 7개 알파벳이 각각 ▲사회적 책임 달성(Sustainability) ▲실천(Execution) ▲고객ㆍ주민과의 화합(Relationship) ▲고객의 소리 경청(Voice) ▲혁신(Innovation) ▲창조(Creativity) ▲윤리(Ethic)를 의미하는 것이다.

토공은 모든 임직원이 이 같은 가치를 공유토록 해, 2020년께 ‘세계 최고의 토지 서비스 전문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중장기 경영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변화하는 기업 환경, 혁신의 출발점
토공은 지난 30년 동안 서울 여의도 면적의 약 150배에 달하는 1억4,000만평의 도시 용지를 공급했을 뿐 아니라 3,600만평의 산업 및 과학단지를 조성하는 등 국민 경제 발전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게다가 최근엔 개성공단 조성, 경제자유구역 설립, 지역종합개발 등 민간 부문에서 추진하기 힘든 국가적 사업의 주체로서 상당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과 개발을 도모한다는 당초의 설립 취지를 다방면에서 묵묵히 지켜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토공의 기업 환경은 크게 달라지고 있다. 국토 정책의 패러다임은 중앙 집중에서 지방 분산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이 토지 개발의 새로운 주체로 등장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과거 토공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던 국토개발 분야는 경쟁의 장이 되고 있다. 또 환경 보전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대한 적절한 대응도 녹록치 않은 과제로 다가온다. ‘변화와 혁신’이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급한 과제로 대두된 배경이다.

토공의 한 관계자는 “보수적 업무 방식과 폐쇄적이고 관료적인 조직 문화 등 기존 체제를 유지해서는 외부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경영 혁신의 출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김재현 사장은 토공의 혁신 페달을 더욱 힘차게 밟고 있다. 그가 부임 직후 ‘혁신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했을 때, 대부분 직원들은 ‘사장이 바뀌면서 벌이는 의례적인 행사’ 정도로 치부했다. 하지만 사장부터 말단 직원들까지 모두 참여한 토론회가 보름동안이나 계속되자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평소 얼굴 보기도 어려웠던 임원들이 젊은 사원들과 어울리는가 하면, 회사 현안에 대한 거침없는 토론이 이어졌다. 상하 위계를 많이 따지는 공기업으로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혁신의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싹텄다. 관료주의적인 조직 문화도 크게 씻겨 나갔다. 과거 부장이 들고 갔던 사장 결재를 이젠 과장 이하 직원들도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

능력 본위의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제도 도입도 토공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 주요 동력이다. 인사 원칙의 사전 공개와 철저한 엄수, 청탁 여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인사위원회 구성 등은 회사 안팎에서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특히 학벌 등의 편견을 없앤 신입사원 채용 제도는 다른 공기업들이 벤치마킹하는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미래를 준비하는 발전 전략
지방화 시대의 진전은 토공에게 새로운 생존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자치단체들과 협약을 맺고 추진 중인 ‘지역종합개발 사업’이 그러한 예다.

지방자치 시대가 열린 이후 자치단체들 사이에는 독자적인 지방 공기업을 설립, 개발 사업에 뛰어드는 게 붐을 이뤘다. 하지만 성공보다는 실패가 더 많았다. 개발 노하우와 자금력 부족이 주요 원인이었다. 토공은 이런 자치단체들에게 든든한 파트너로서 손을 내밀고 있다.

토공은 자치단체가 원하는 도시개발 방향에 입각해 바람직한 계획을 짜줄 뿐만 아니라 사업의 동반자로서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토지개발 30년의 경험과 지식이 없다면 어려운 일이다. 지역종합개발 사업은 토공과 자치단체가 서로 ‘윈윈’하는 토지개?방식으로 자리잡는 추세다. 현재 부산시 강원도 등 광역단체를 포함해 33개 자치단체가 토공과 ‘지역협력 협약’을 맺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토공은 갈수록 거세지는 정보화 사회의 물결에도 능동적으로 적응한다는 전략이다. 이른바 ‘디지털 토지공사’화다. 이에 따라 토공은 통합정보시스템(KOLINS)을 근간으로 사업성분석시스템(KOPAS), 가치경영시스템(EVA) 등을 구축하면서 경영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정보화를 추진 중이다.

개별 사업지구에도 정보화 사업이 시도되고 있다. 경기 용인 흥덕지구를 대상으로 시범 실시 중인 ‘유비쿼터스(ubiquitous) 도시’ 건설은 좋은 예다. 언제 어디서나 방송ㆍ통신ㆍ인터넷 융합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실현, 이를 통해 입주민들의 편의와 복지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것이 사업의 골자다.

토공은 이와 함께 정부가 추진하는 토지종합정보망 구축사업(LMIS), 국토이용정보 체계화사업(UPIS), 부동산 실거래 관리시스템사업(RTMS) 등 각종 국토정보화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국토의 종합적 관리자로서 입지를 다져 나간다는 계획이다.

고객만족 없이 생존 없다
토공은 고객감동을 경영의 또 다른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사업의 특성상, 국민과의 거리를 한층 좁혀 나가겠다는 것이다. 사업 진행 과정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원스톱 서비스센터 설치, 안내 책자 발간, 고객제안 제도 활성화 등은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원스톱 서비스센터는 지역본부ㆍ지사에 설치된 원스톱 서비스코너와 전화(080-204-5005)ㆍ인터넷 홈페이지 등의 네트워크로 구성돼, 온-오프라인 어디에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얼마 전 신설된 ‘민원불만 처리위원회 심의제’도 눈길을 끈다. 현행 제도상 처리되지 못한 민원에 대해 관련 법령과 지침에 문제는 없는지 다시 심의하는 게 이 제도의 취지다.

한 관계자는 “그 동안 개발 계획 수행에 따른 부수적 업무로 여겼던 민원 해결을 토지공사의 최우선 경영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2의 창사’를 선언한 토공의 혁신 노력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김윤현 기자 unyon@hk.co.kr  


입력시간 : 2005-05-1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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