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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 탐방] 미술치료 동호회
"그림으로 마음의 상처 보듬어요"
정신과 육체 파괴하는 심리적 방황과 아픔 어루만지고 치유


매스컴에 거의 매일 등장하는 패륜 범죄와 자살 소식은 사람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왜 그런 일이 그토록 자주 발생하는 것일까. 마음의 상처는 제때 치유하지 않으면 서서히 곪아 정신과 육체를 모두 파괴한다. 여기서 그치지않고 불특정 다수를 공격하는 반사회적 행동이나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상처를 다독여줄 조언자를 만난다면 상황은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미술치료동호회’는 이런 믿음을 바탕으로 예술을 매개 삼아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모임이다.

미술치료 입문자라면 한번쯤 들러야 할 곳
1999년 5월 다음넷 카페에 개설된 미술치료동호회(http://cafe.daum.net/art)는 당시 미술치료를 공부하던 운영자 이윤희(34)씨가 만들었다. 요즘이야 미술치료뿐 아니라 음악치료, 무용치료 등 예술의 치유적 측면이 많이 주목 받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미술치료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다. 그래서 미술치료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에게 동호회 개설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었다.

동호회가 개설된 지 7년째로 접어들면서 회원들은 1만7,000여 명에 육박하고 있다. 미술치료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러 정보를 나누는 곳으로 발전했다.

동호회를 찾는 사람들은 미술치료 분야에 단순한 호기심을 가진 사람부터 본격적으로 미술치료사로 활동하기 원하는 사람, 미술치료를 받고자 하는 사람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미술치료를 공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한 초보 회원은 게시판 메인 화면에 ‘자주 문의하는 질문’을 먼저 읽으면 된다. 국내에서 미술치료를 배울 수 있는 대학과 대학원 과정, 미술치료 관련 유학 준비사항, 미술치료사로 활동하는 일의 어려움 등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다.

1990년대 말부터 미술치료 분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기존의 미술치료학회 및 협회뿐 아니라 최근 3~4년간 대학과 대학원, 평생교육원에서도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심리학과 표현예술에 대한 심도 있는 학습, 다년간의 임상 경험 등 미술치료사에게 요구되는 자격 조건은 까다롭지만, “아직까지 처우는 만족스럽지 못한 편”이라는 것이 현재 활동 중인 미술치료사들의 반응이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다독이는 일’이라는 보람 하나만으로 열심히 매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분야별로 세분화된 미술치료 게시판 유용해
회원 수가 많지 않던 초창기에는 미술치료 워크숍 및 친목 모임 등을 매달 개최할 수 있었으나 회원 수가 서서히 증가하면서 달마다 전체 모임을 열기는 힘든 상황이 됐다. 대신 분야별 봉사모임과 소모임, 지역모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아동 미술치료 게시판, 장애인 미술치료 게시판, 현대인/가족 미술치료 게시판, 청소년 미술치료 게시판, 노인 미술치료 게시판 등으로 세분화해 실제 미술치료를 진행하며, 막연하거나 궁금함을 느꼈던 사례를 상담하기도 한다.

또 전국 미술치료 관련 단체 및 학교에서 시행하는 미술치료 워크숍, 세미나 등 각종 행사 정보들을 신속하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미술치료동호회의 장점 중 하나다. 관련 동호회 중에서 가장 규모가 커 많은 정보가 모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표현예술심리치료연구소(CATS)를 찾은 것도 이 게시판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가정집을 개조한 연구소에 모인 회원들은 10여 명 남짓으로 대부분 미술치료사로 활동하거나 관련 공부를 하는 중이다. 이날의 주제는 모래놀이치료에 쓰일 피규어 만들기. 해외 모래놀이치료 관련 제품은 비싸고 들여오는 데 시간이 걸리는 데다 한국적인 형상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만들어 쓸 수 있는 것은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다.

준비된 재료는 짚과 대나무, 청자토 등으로 토속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작품이 완성되면 각자 만든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며 조언을 주고받는다. 단순히 형상을 만드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미술치료사 자신도 워크샵을 통해 자신이 알지 못했던 내면을 재발견하고 이를 임상에 응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실 이 자리에 오기 전에는 우울했는데, 이렇게 동굴 같은 형상을 만들어서 그 위에 푸른 풀잎을 하나하나 꽂으니 제 마음도 소생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사람 형상도 처음엔 웅크리고 있는 모습 하나만 만들었다가 그 옆에 아빠, 아기 같은 가족들도 만들게 되었네요.”워크숍 참여자 중 한 명이 직접 만든 작품을 어루만지며 제작 과정을 설명하자 또 다른 참여자가 한 마디 건넨다.

걋駭?그 동굴을 보면서 무덤이 생각났어요. 무덤 속에서 다시 태어나고 싶은 부활의 이미지 말이지요. 동굴 위에 솟아난 풀들을 보니 더욱 그렇고요. 저 웅크린 사람은 어두운 터널을 지난 후에 마음의 치유를 얻게 된 것이 아닐까요.”2001년 미술치료동호회에 가입한 이귀연(26)씨는 “예술치료는 비언어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언어로 상담할 때보다 자기를 보여주거나 나타내는데 용이하다”고 귀띔한다.

미술 뿐 아니라 사이코드라마, 무용, 춤, 시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아우른 표현예술심리치료사로 활동 중인 황경숙(45)씨 역시 “미술치료는 작업과정 중에 자기 내면세계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무의식에서 나오는 것들을 일깨워 주는 것”이라며 “일종의 자기발견의 시간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충 설명했다.

미술치료 전공자나 현업 종사자 뿐 아니라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는 워크숍이나 세미나가 많으므로 관심 있으면 우선 게시판에 들러 행사 정보를 알아보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예술 속에서 마음의 평안을 얻는 체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고경원 객원기자 aponian@hanmail.net


입력시간 : 2005-05-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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