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찌뿌드드?…그럼 지져야죠

날씨가 추워지면 더욱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 있다. 바로 찜질방이다. 여름철 삼복 더위에는 한산하다가 찬 바람이 불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져 허투루 지어진 동네 찜질방도 주말이면 북적댄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요즘 ‘찜질방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 있다. 강원도 평창, 고성 등 깊은 산골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재래식 전통 한증막을 경기 수원에 그대로 옮겨왔다는 ‘수원성 첨성대 한증막’이다.

몇 시간을 자동차로 달려가야 체험할 수 있었던 한증막을 보다 가까운 곳에서 맛볼 수 있게 된 셈이다.

수원성 첨성대 한증막은 땀을 빼는 데 중점을 둔 서구식 사우나나 찜질방과 차원을 달리한다. 다이어트와 관절염 등 각종 성인병 개선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원적외선이 월등히 많이 방출되는 구조물이다.

이 같은 특징에도 불구하고 가스나 기름, 전기를 사용하던 기존의 찜질방과 달리 소나무를 직접 태워 가열하는 까닭에 산밑이나, 시내에 쉬 설치할 수 없었다.

하지만 특별히 고안된 집진장치 덕분에 지난 여름 수원에 설치됐다. 국내의 재래식 한증막 중 도시에 가장 근접한 막이다.

우선 수원성 첨성대 한증막은 외양부터 특이하다. 황토 빛을 띠는 벽돌로 지어진 일반 건물 옆에 첨성대 모양을 한 3층 높이(11m)의 막(Dome) 세 개가 주건물과 나란히 섰다.

이 막의 하부는 소금과 황토로 2m 정도 다져졌다. 또 황토와 구들돌, 소금과 견치석으로 된 벽의 두께는 1.3m에 달해 열저장성을 극대화하고 있음은 물론 밀폐된 막은 원적외선의 보고(寶庫)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원활한 신진대사로 향균기능 향상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원적외선의 효과는 널리 알려진 터. 대형 돔에서 발생하는 원적외선의 양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이 장희춘 사장의 설명이다.

체내의 온도를 상승시켜 노폐물을 배출케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항균과 치유기능을 하는 막이라는 것이다. ‘찜질방’이 아니라 ‘한증막’ 또는 ‘막’으로 불리길 고집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장 사장은 벨트처럼 허리에 차는 디스크 치료 기기인 ‘디스크닥터’로도 널리 알려진 인물. 첨성대 한증막을 세운 것도 의료기기 일을 하면서 체험하게 된 원적외선의 효험을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한 것이다.

전통한증막을 이용한 뒤에는 샤워를 하지 않는 것이 정석이다. 한증막 내에서 흘린 땀은 끈적이거나 짜지 않아 여느 찜질방에서 흘린 땀과 다르기 때문이다.

한증막은 또 개방 후 흐른 시간에 따라 다양한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소나무를 태운 뒤 재를 긁어내고 들어가는 초탕, 이른바 ‘왕탕’은 소나무에서 피톤치드와 원적외선이 가장 많이 방출되는 때다.

각종 질병이나 부인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탕이다. 이른 아침에 사람들이 줄을 서는 것도 이 탕에 들어가기 위한 것으로 여기서는 7시30분을 전후해 막이 열린 뒤 20~30분 정도 이용할 수 있다.

이 후 3~5시간 동안의 막은 관절염에 좋다는 ‘꽃탕’이 된다. 원적외선이 작용하는 신체부위에 꽃무늬가 생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증막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튿날에는 중탕, 저온탕으로 변하면서 다양한 기능을 한다. 두 개의 막이 이틀 간격으로 가열되고 있고, 나머지 한 개는 여성전용으로 사용된다.

막이 부인병에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알몸으로 막을 즐기고자 하는 여성들을 배려한 것이다.

이 외에도 전통한증막의 효과를 최대한 누리기 위해서는 막 안에서는 눈을 크게 뜨고 입으로 호흡하는 것이 좋다. 섭씨 100도 훨씬 넘는 막 내 온도지만 호흡이 무척 편안한 것도 첨성대 한증막이 다른 찜질방과 차별화 되는 점이다.

뼈 속까지 스며드는 추위에 찜질방이 생각난다면 올 겨울에는 보다 가까워진 전통 한증막에서 추위도 이기고 건강도 챙기는 것이 좋을 듯하다.

▦ 문의 : 031-222-8155 / www.hanjeung.net


정민승기자 msj@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