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똑똑한 아이 낳기죠"

저출산 시대, ‘웰본(Well-born)’ 바람이 불고 있다. 한 명을 낳더라도 제대로 된 태교와 건강 관리를 통해 튼튼하고 건강한 아이를 낳자는 것이다.

세상을 휩쓰는 웰빙 트렌드에서 기인한 임신, 출산의 새로운 트렌드다. 유별나다 싶을 정도로 건강관리와 태교에 신경을 쓰는 임신부들이 늘어 나고 있다. 아이의 건강과 교육은 뱃속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의식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늦은 결혼으로 고령 임신부가 되었거나, 직장 생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임신부라면 뱃속 아기에게 더욱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임신 초기에는 조기 유산이나 여러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 태아의 건강 상태는 엄마의 자궁 상태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엄마의 마음 안정이 중요하다.

최근 ‘예술이 있는 태교’라는 주제로 국악을 통한 음악태교 및 웰빙 음식과 건강 관리, 만다라 태교 등을 소개한 한국교육문화연구원(www.enctech.com)으로부터 임산부의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과적인 태교에 대해 알아본다.

뱃속 10개월 교육이 아이 성장에 중요

뱃속의 아기에게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어 태교를 통해 잠재력을 계발할 수 있다고 한다. “스승의 10년 가르침보다 어머니 뱃속의 10개월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태아는 임신 6주부터 소리와 진동에 반응을 보인다. 5개월부터는 외부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때부터 태교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좋은 음악을 들은 아이들은 집중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서 좋은 음악이란 태교 음악의 대표격인 클래식 음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옛 소리인 국악은 어머니의 심장 박동 리듬과 흡사해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국악을 태초의 소리로 들었던 신생아들은 적극적으로 자율신경계의 밸런스를 유지시킬 수 있고 스트레스 조절 능력도 뛰어나다고 한다.

그림 그리기도 훌륭한 태교다. 태어날 아기를 생각하면서 그림에 몰두하다 보면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태아의 정서 발달을 도울 수 있다.

미술 치료로 효과성을 널리 입증 받고 있는 만다라는 태교 프로그램으로도 유용하다. 1960년대 스위스 정신과 의사 구스타프 융이 자신의 무의식을 발견하는데 썼던 만다라 치료는 영적인 문제와 관련이 깊다.

마음을 편안하게 가라앉힌 상태에서 원과 그 안에 다양한 형태의 무늬를 그리고 색칠을 하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고 이를 통해 마음이 정화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국악을 들으면서 만다라 그림을 그리다 보면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고 편안해지는 느낌이 더욱 배가될 수 있다.

임신 중에는 임신부와 태아를 위한 영양 관리도 필수적이다. 태교 음식은 임신 개월 수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입덧으로 고생하는 임신 초기에는 꽃게탕, 매운탕 같은 얼큰한 요리를 새콤한 음식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샐러드나 생선회 등의 생식이 입맛을 돋우는데 효과적이다. 임신 4~6개월에는 커진 자궁이 장을 압박하여 배변에 지장을 주기 쉽기 때문에 섬유질이 많이 함유된 샐러리, 양상추, 우엉, 연근, 해초류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매일 아침 야채 주스와 찬 우유를 마시는 것도 장 운동을 촉진해 변비에 효과가 있다. 임신 말기에는 임신중독증의 예방을 위해 수분과 염분의 섭취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야채전, 버섯 잡채, 오이미역 냉국, 버섯장국 수제비 등도 임신 중독증을 예방할 수 있는 음식이다. 청태콩으로 속을 채운 송편은 호르몬 분비를 돕고, 태아의 뇌를 활성화시키는 궁중 태교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부 환경호르몬 되도록 피해야

예비 엄마가 되었다면 생활 주변의 환경 호르몬에도 주의해야 한다. 식품이나 음료수 캔의 코팅물질, 컵라면 용기의 원료로 사용되는 스티로폼 등은 대표적인 환경 호르몬 유발 물질로 알려져 있으므로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플라스틱 사용도 줄이고, 무공해농산물을 먹는 것이 좋다. 환경 호르몬에 오염된 산모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성장 지연과 주의력 결핍, 학습장애 및 운동신경 장애 등을 겪을 수 있으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인터뷰] 김옥희 국민대 교수

만다라 태교 강의하는 국민대 김옥희 교수 미니인터뷰

“ ‘건강하게 잘 살자’는 풍조의 웰빙이 ‘참살이’ 라면, 만다라는 내면의 본질을 찾는 ‘참소유’의 과정입니다.”

한국교육문화연구원의 김옥희 (국민대 교육학과) 교수는 “만다라 태교는 아기와 엄마의 정서적 안정에 효과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한다. 마음을 치유하는 미술 치료 기법으로 효과가 검증된 만다라를 태교 프로그램으로 응용한 것이다.

만다라 태교의 기본은 명상을 통한 그림 그리기 과정이다. 김 교수는 “연필과 종이만 있으면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것이 만다라 태교의 장점”이라고 말한다.

교육학자로서 태교 프로그램 보급에 발벗고 나선 것은 “태내 교육이 출생 후 바르게 가르치기 위한 교육보다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지난해 국민대 교육연구소가 주최한 지역 주민을 위한 임부교실을 계기로 태교 프로그램 보급에 적극 참여하게 됐다.

김 교수는 “앞으로 태교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산후관리, 분만, 육아에 걸친 프로그램을 총망라한 체계적인 임산부 교육 프로그램 정립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