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가집 '사랑과 안심의 김치나누기' 참가단, 직접 담궈 복지시설 전달

중국산 김치 파동으로 가슴을 쓸어 내렸던 김치생산 업체들이 소비자들의 불신을 잠재우고 기업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안심 마케팅’활동을 활발하게 펴고 있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13일, 40여명의 사람들이 강원 횡성 묵계리 종가집 횡성공장 마당에 모였다.

국내 포장김치 1위 업체인 종가집(www.chongga.com)이 참여형 나눔 행사로 마련한 ‘사랑과 안심의 김치 나누기’ 참가단 1기들이었다.

이들은 지난 11월 백화점과 대형 할인마트 등의 종가집 김치 판매대에서 보름동안 응모 받아 추첨으로 선발된 인원들로, 직접 담근 김치를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 전달하는 것이 행사의 내용이었다.

일반 견학 프로그램들은 많았지만 실제 김장을 담그고, 그 김치를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여느 행사와 차별화하는 프로그램이다.

초등학생에서 할머니까지 다양한 참가자

김치 담그는 데 나이는 없다는 것을 말하기라도 하듯, 참가자들의 연령대는 다양했다.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에서부터 60세를 넘긴 할머니까지 남녀노소가 한데 어울렸다.

이들은 모두 똑같이 ‘클리닝 과정’을 거쳐야 했다. 반도체 공장에 비견될 정도로 엄격한 위생기준을 통과해야만 공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2중 위생모와 마스크, 위생복을 착용한 참가자들이 가장 먼저 들른 곳은 클린 룸. 끈끈이 롤러로 옷에 붙어 있는 먼지와 머리카락을 제거하는 곳이다.

이후 비누로 손을 씻고 또 알코올로 씻는다. 위생 장갑을 끼었지만, 손의 위생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음에 이들이 거친 곳은 TV화면으로 자주 접했던 에어 샤워룸.

사방에서 나오는 세찬 바람으로 혹시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먼지를 제거하는 곳이다. 추운 날씨 탓에 생략할 수도 있었지만, ‘위생과는 타협하지 않는다’는 종가집에 발을 들인 이상 예외란 있을 수 없었다.

아내와 함께 행사에 참가한 천성호(38)씨는 “그 동안 김장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한 적이 없었다”면서 “그러나 앞으로 이렇게 재미있는 일을 아내가 혼자 하게끔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진지하게 말했다.

또 어머니와 함께 참가한 김수진(27)씨는 “집에서도 해보지 않은 김치를 담글 수 있어서 기뻤지만, 이렇게 담근 김치를 어려운 사람들에게 전해 줄 것을 생각하니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었다”고 이번 김치 담그기 행사의 의미를 강조했다.

직접 담근 김치 200㎏을 들고 찾은 ‘나눔의 집’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남편과 함께 행사에 참가한 임주휘(33)씨는 “가벼운 마음으로 함께한 행사였는데 직접 담근 김치를 할머니들에게 전달해 드릴 수 있어서 더욱 뜻 깊은 하루였다”고 감격해 했다.

안심마케팅·이웃사랑 동시에

이번 행사를 총괄한 종가집 문성준 과장은 “작은 정성이지만 참가자들이 직접 정성스럽게 담근 김치를 필요한 곳에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종가집은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해 훈훈한 나눔의 시간을 갖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공장 견학을 겸한 김장 체험과 그 김치를 어려운 이웃에 전달한 이번 행사는 ‘안심 마케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