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어학원 - 외국인 강사 대부분 미국 명문대 출신에 수강료도 싸 인기방학 땐 수강생 중 80%를 해외서 온 학생들이 차지하기도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학원. 국내 대학 특기자 전형을 위해 토플 공부를 하는 외국어 고등학교 학생들이 몰리는 학원이 있다.

미국대학이 유학생들에게 요구하는 SAT와 토플의 명문학원으로 자리잡은 서울어학원이 바로 그곳이다. 이 학원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한인동포들에게도 유명하다. 지난해 여름방학엔 3천여 명의 수강생 중 해외에서 몰려온 학생들이 80%나 될 정도였다.

대치동 본원의 이영로 원장은 “방학이면 미국, 러시아, 뉴질랜드, 호주, 브라질, 파키스탄, 중국, 동남아 등 수십 개국의 학생들이 미국대학 시험준비를 위해 서울어학원에 와서 공부를 한다”며 “영어를 배우는 것은 물론이고 각국의 문화도 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곳”이라고 서울어학원을 설명했다.

미국으로 유학을 갔던 고등학생들도 방학엔 한국으로 나와서 입시준비를 할 정도다. 학원의 경쟁력이 있냐는 질문에 이 원장은 “물론입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미국의 사교육 시스템보다 한국의 사교육 체계가 더 나은데다, 학비가 미국보다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는 설명이다. 기숙사가 문을 닫는 방학에 학교 밖에서 체류하는 비용이면 한국으로 와서 부모님도 보고 학원도 다닐 수 있다는 측면도 해외유학생이 몰리는 이유다.

해외의 동포 학생들이 서울어학원을 찾는 이유는 해외에선 접하기 힘든 한국문화와 한국적 사고 방식도 느끼고, 우수한 학원을 다닐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란 분석. 이 같은 해외동포 학생들의 방학 중 한국방문이 많아져 ‘역유학’이란 신종어가 만들어질 정도다.

국내외에서 서울어학원의 성가가 높은 이유는 뭘까?

먼저 우수한 선생님들을 확보하고 있다는 강점이 두드러진다. 대표원장인 박영준 원장이 미국 하이델버그대학을 졸업한 후에 1988년 서울어학원을 설립하고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 좋은 강사의 확보였다.

양질의 교육을 하려면 인성과 실력을 모두 갖춘 선생님들이 필요하다고 판단, 미국 명문대 출신의 강사를 선별해 뽑아 관리했다. 외국인 선생님들이 일단 이 학원에서 강의를 하면 최소 1년 이상 강의를 하도록 만들었다.

회식과 미팅을 통해서 대화를 나누며 개인적인 유대감을 강화한 것이 비결이었다.

다른 학원에 비해 급여가 높지도 않지만 5년 이상 근무하는 선생님들이 있는 이유가 바로 박 대표원장과의 교감 때문이란 이야기다. 출신 대학을 제한하고 있지는 않지만 하버드 예일 등 미국의 유명대학 출신이 대부분이다.

좋은 강사가 안정적으로 강의를 하면서 내부의 컨텐츠가 많아진 점도 서울어학원의 강점이다. 이 학원에선 미국 대학 입시 시험 문제도 강사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한다. 물론 교재도 독자적으로 만들어낸다.

국내 학원에서 개발된 문제를 미국 뉴저지의 서울어학원에서 사용해보고 현지의 평가를 즉시 피드백 받아 수정할 정도로 발빠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런 체계 때문에 서울어학원은 미국의 SAT 교재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SAT 교재를 출판하자는 국내출판사의 요청도 많지만 시장이 넓은 미국 진출에 성공한 뒤 중국의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토플과 SAT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면서도 서울어학원은 최상위권부터 하위권 학생들까지 모두 수강생으로 받는 독특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명성이 높아지면 우수한 학생들 위주로 받는 학원계의 논리와는 상반된 전략이다.

박 대표원장이 “못하는 학생도 잘 하게 만드는 것이 교육”이라며 고집스럽게 선착순 등록제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어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의 성적을 올려주는 학원으로 소문이 나 있기도 하다. 이 학원에선 성적이 처지는 학생이 등록을 하면 초기에 자신감을 가질 때까지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하위권 학생들까지 모두 받기 때문에 서울어학원은 한 때 영어의 스파르타 학원이란 평가도 받았다. 숙제를 안 해오면 체벌을 가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젠 매를 통해 공부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관리한다.

이영로 원장은 “이젠 서울어학원에서 체벌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각 분원의 원장선생님으로 제한하고 있다”며 “대신 토플이나 SAT 실전반의 경우 매번 시험을 본 후에 점수에 의해 반 편성을 하는 방법으로 학생들의 학습의욕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어학원은 유명세에 비해 수강비도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주 3회 각각 5시간 수업을 하는데 월 수강료가 4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초기엔 1백만원까지도 받았지만 규모가 커지고 학생수가 안정적으로 되면서 수강료를 거꾸로 낮춰왔다. 타 학원과 비교하면 가장 비싼 학원의 50% 수준이라는 것.

서울어학원의 또 다른 특징은 광고를 하지 않는다는 것. 88년 광화문에서 개원을 한 후, 포이동, 삼성동, 대치동으로 본원을 넓혀 나가면서도 장소이전 광고조차 하지 않았다.

현재 대치동 본원과 분당, 일산, 부산, 수지, 뉴저지 등의 분원들도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학생수를 쉽게 확보할 수 있었다. 유학시장의 특성상 광고보다는 부모님들 사이의 입소문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이야기다.

서울어학원은 학부모들에게 미국대학이나 고등학교 유학시 학생에게 적합한 학교를 정확하게 선정해 주는 학원으로 유명하다. 박 대표원장이 미국 하이델버그대학에서 학생들의 진로지도 등을 통해 대학별로 원하는 인재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어학원은 올해를 새로운 도약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토플의 출제방식이 5월4일 시험부터 CBT에서 IBT 방식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문법이 빠지고 말하기가 추가되는 변화라고 간단하게 말할 수도 있지만 토플 준비생들과 토플학원의 체감변화도는 상당히 크다.

성인대상의 학원들이 중·고등부 위주의 학원으로 전환할 정도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을 정도다. 서울어학원은 벌써 IBT에 대한 준비를 끝냈다고 자신한다. 다른 학원에 비해 우위에 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른 학원들은 기출문제가 없는 IBT 토플에 대안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지만 미국에서 실시되고 있는 IBT에 대한 정보를 뉴저지 분원을 통해 입수, 문제개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어학원이 제시하는 영어 학습플랜
중학교 2학년 이후엔 '독해'가 가장 중요

현재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실시되고 있는 영어교육이 초등학교 1학년까지 확대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상당수는 1학년부터의 영어교육을 반대하고 있지만 조기 영어교육을 원하는 학부모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교육인적자원부는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녀의 영어교육 설계는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영어교육의 메카로 자리잡은 서울어학원 이영로 원장이 제시하는 영어교육 플랜을 들어보았다.

▶ 초등학교 4학년 이전: 현재 초등학교 저학년들에게 문법, 단어 등을 강조하는 학원들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하기 즉 회화다. 국어를 배우는 과정을 보아도 가장 선행되는 게 바로 말하기이다. 많이 듣고 말하는 기회를 갖는 정도로도 저학년의 영어공부는 충분하다.

▶ 4, 5학년: 스토리북을 읽는 훈련이 중요하다. 테이프의 도움을 받으며 스스로 읽는 훈련을 하면 된다. 눈으로 보고 듣는 훈련을 시작해서 테이프의 도움이 없는 상태에서도 읽어 나갈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들리는 걸 받아 쓰는 훈련도 필요한 시기다. 구어체에서 문어체로 넘어가는 시기다

▶ 6학년부터 중1학년 말까지: 문법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문법을 바탕으로 독해를 꼼꼼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문법공부를 한다고 듣기를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듣기도 병행하고 책을 소리내서 읽으며 말하기 능력도 배양해야 한다.

▶ 중2학년 이후: SAT와 TOEFL 등 미국대학을 지원하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시험준비를 시켜주는 서울어학원에서 가장 중시 여기는 영어공부는 듣기, 말하기가 아닌 독해다. 이 원장은 독해능력이 좋다면 쓰기나 말하기는 조금만 연습하면 된다고 말한다.




황치혁 교육전문 객원기자 sunspap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