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하이스트 학원 - 지망학교별·수준별·학년별 세분화로 학습효과 높여

“미안합니다. 오늘 시험은 볼 수 없습니다.”

2월 말 목동의 한 학원에선 시험을 보러 온 학생들이 너무 많아서 되돌려 보내야 하는 보기 드문 진풍경이 벌어졌다.

목동의 하이스트 학원은 시험 볼 좌석이 6백 50석 정도인데 1천명이 넘는 학생들이 몰려들어 나중에 온 학생들을 되돌려 보내야 했던 것. 이제까지 시험 당일 선착순 등록을 통해 무리없이 시험을 치렀지만 이 날은 예상인원을 훨씬 넘는 학생이 몰리자 학원 측은 물론이고 학부모까지도 놀라고 말았다.

이 학원의 인기가 이렇게 급격하게 높아진 이유는 뭘까. 하이스트 학원의 김기철 원장은 목동의 특성이 잘 반영된 사건이라고 말한다.

목동은 입주한 지 20년 정도가 되는 단지여서 아파트 주민들이 서로 친하고, 교육에 관한 정보교류도 많이 한다는 것. 입소문이 아주 빠른 지역이라는 이야기다.

학원별 특성은 물론이고 강사의 장단점까지 세세히 알고 있는 학부모들이 지난해 특목고 진학률이 높아진 이 학원으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또한 2008년 이후 대학입시에서 명문대 진학을 위해선 특목고에 입학하는 것이 유리해 질 것이란 판단도 상승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이스트 학원을 통해 특목고로 진학한 학생은 모두 1백68명. 민족사관고등학교 9명, 서울과학고 13명, 한성과학고 21명, 한국과학영재고(부산) 5명, 명덕외고 52명 등 과학고와 외국어고를 망라하고 있다.

물론 수적인 측면에선 프랜차이즈 망을 갖춘 일부 학원에선 1천명이 넘는 특목고 입학생을 배출하기도 했지만 목동에만 있는 이 학원의 성적에는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

특목고 시장에선 목동에서 1등이 전국 1등이란 이야기가 있다. 2003년부터 3년간 특목고를 가장 많이 배출한 상위 5개교 중에서 월촌중을 선두로 목동의 중학교들이 4등까지를 모두 휩쓸 정도로 목동 학부모들의 특목고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학부모의 학력수준과 교육열이 높은 목동, 이곳에서 하이스트 학원의 인기가 높은 이유에 대해 김기철 원장은 우선 진학률이 높은 것이 결정적이겠지만 철저한 맞춤교육을 학부모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 학원에선 과학고는 수학 과학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고, 외고는 영어공부가 중요하다는 총론적인 접근이 아니라 지망학교별, 수준별, 학년별까지 세분해서 접근한다.

외고 지망생의 경우 중1, 2학년 때에는 학력수준에 따라 16개 단계로 구분해 교육을 실시한다. 중3에 올라가면 대원외고, 명덕외고 등 지망학교별로 학생을 나눈 후에 또 다시 수준별로 분반을 해서 교육을 한다. 수준에 따라 가장 적합한 형태의 강의를 하다 보니 학습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이스트학원에선 과학고에 지원하려면 중1부터 학교별 전략을 짜준다. 한국과학영재고를 지망하는 학생의 경우엔 중1의 내신성적이 반영되지 않으므로 수학 과학의 선행학습과 심화공부에 치중하고 2학년 2학기까지 영어공부도 꾸준히 하도록 유도한다.

중2 겨울방학까지는 고등학교 생물I, 화학I, 물리I 등의 과목은 완벽하게 정리하게 만드는 것이 이 학원의 전략이다.

이후 중3 때 4월경부터는 수학경시나 과학경시 준비를 한 학생이라도 한국과학영재고의 문제유형에 알맞은 공부를 하는 것이 정상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서울과학고, 한성과학고에 알맞는 단계별 공부전략도 수립되어 있다.

이처럼 세분된 시기별 수준별 전략을 학부모들에게 설명하면 “우리 아이에게 맞는 학습플랜을 짤 수 있어 가슴이 시원해진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세세한 맞춤전략이 가능한 학원이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선생님들을 갖추고 있는 점이 하이스트 학원의 또 다른 장점이다. 김 원장은 중학교의 일반교과과정을 가르치는 것과 특목고 입시를 준비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말한다.

창의성, 영재성을 요구하는 과학고나 민사고의 입시지도를 하는 선생님들은 최소한 3년 정도는 그룹스터디를 해야 한다는 것. 하이스트 학원의 선생님들은 이 시기를 ‘도 닦는 기간’이라고 부른다. 선생님들의 반 정도가 중도 탈락할 정도로 만만치 않다고 한다.

92년 개원한 하이스트학원은 처음부터 수학과 과학 경시대회를 준비하는 전문학원으로 출발, 탄탄한 강사진을 갖출 수 있었다. 초기엔 중국 사천대의 ‘수학의 지름길’이란 교재를 강의하는 데도 힘들었지만 이젠 전 세계의 어떤 수학 과학문제도 특목고 수준에 맞춰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강의와 교재연구가 잘 되어 있는 학원이다.

프랜차이즈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원장은 “특목고 지망생을 지도할 수 있는 선생님을 양성하기가 만만치 않다. 하이스트학원의 색깔을 전부 이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핵심은 선생님이므로 선생님 교육에 치중, 2007년부터 프랜차이즈 학원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의 성공 역시 선생님의 질에 달려있다는 판단이다.

하이스트 학원에는 ‘속진반’이란 특별학급이 있다. 부모님이나 학생들은 특목고 진학이 힘들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경우에도 가능성이 있다면 집중 관리해서 특목고로 보내는 반이다.

이 반의 교육목표는 학생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이끌어 내주는 것이다. 집중력과 끈기, 승부력, 학교성적, 수업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을 학년 당 한 반씩 만든다. 늦게 시작한 만큼 공부를 ‘세게’할 수 있는 학생들만 모여 수업분위기가 아주 좋고 진학률도 기대 이상이란다.

92년 개원했지만 2003년까지 수강생이 800명 정도에 불과했던 하이스트 학원. 하지만 최근 3년 만에 수강생이 4천명을 넘어설 정도로 급성장했고, 시험보러 온 학생을 되돌려 보내야 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하이스트 학원의 비결은 좋은 선생님과 학생의 눈높이에 적합한 맞춤교육이었다.

인터뷰 - 김기철 원장
"논술에 유리해 특목고 지망생 늘 것"

"2008년 입시를 두고 특목고가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부모님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희 학원관계자들도 서울대 입시예시문항 등을 보면서 특목고 진학이 명문대 입학에 유리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수강생이 크게 늘고, 학생들이 학원선발시험에 몰려오고 있는 하이스트학원의 김기철 원장은 앞으로 특목고 지망생들이 크게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먼저 서울대의 내신 반영률이 낮고, 논술고사의 변별력이 크다는 점이 특목고로 몰리는 가장 중요한 이유라는 분석이다.

서울대의 논술예시문항 이과형의 경우 일반고 학생들은 접근하기조차 힘들지만, 과학고 학생들에겐 너무 쉬운 문제라는 것. 과학고의 입시문제는 수학과 과학에서 창의성 영재성을 측정하는데 서울대 이과논술 문제도 동일하게 수학과 과학의 창의성 문제였다.

과학고 준비 때부터 올림피아드 시험 등을 통해 수없이 접했고,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일반고에선 하기 힘든 실험과 다양한 생각을 해봤던 과학고 학생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시험유형에 대한 경험이 많은 것도 중요하지만 고차원의 문제를 지도할 수 있는 능력있는 선생님들과 공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김 원장은 말한다. 과학고 정도는 아니지만 외국어고등학교도 앞으로 입시에서 유리한 점이 많을 것이란 분석이다.

난이도가 높아지는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선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수준별 수업을 할 수 없는 일반고보단 외고가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김 원장은 "좋은 친구와 선후배, 선생님 등의 장점은 물론이고 입시제도가 특목고에 유리하게 변하고 있다"며 특목고 진학이 유리함을 강조했다.




황치혁 교육전문 객원기자 sunspap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