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건용 잉글리쉬채널 대표] 체계적이고 반복적인 영어학습 프로그램 EFL 개발

“문법 부문이 없어지는 대신 말하기가 새로 도입되는 토플의 대변화는 우리나라의 영어 학습 관행과 교육 방법에도 근본적인 혁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1:1 영어회화 전문학원으로 잘 알려져 있는 ㈜잉글리쉬채널(www.english-channel.co.kr)의 이건용 대표는 토플 등 공인 영어시험 방식의 변경이 기존의 영어 학습과 교육에 소용돌이를 몰고 올 것이라고 단언했다.

변혁의 핵심은 결국 어떻게 하면 영어 말문을 틔우느냐 하는 데 있다. 아무리 독해를 잘하고 단어를 많이 알더라도 말을 제대로 못한다면 그것은 좋은 점수를 못 받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은 영어를 못하는 게 아니라 영어 회화를 못하는 것입니다. 글은 알지만 말을 못한다는 것이죠. 이는 기존 교육 방법이 영어로 말을 하게 하는 데 맞춰져 있지 않고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고 있는 탓이 큽니다.”

이 대표는 국내 영어회화 교육이 ‘학습자의 환경’이라는 변수를 놓치고 있다고 진단한다.

즉 영어를 제2국어(ESLㆍEnglish as a Second Language)로 습득해야 하는 영어권 국가 사람들을 대상으로 개발된 ESL학습 방식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어권 국가 사람들은 수업 시간에 배운 표현을 일상 생활에서 활용함으로써 자연스레 회화 실력을 쌓을 수 있지만, 한국인들은 수업 시간 외에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ESL학습 방식이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이 대표가 개발한 것이 EFL(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학습 프로그램이다. 말 그대로 영어는 외국어라는 전제를 바탕에 둔 EFL 학습법은 일상적으로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비 영어권 국가 사람들의 영어 학습에 적합하다는 장점을 지녔다.

이 방식은 영어회화는 지식이 아닌 기술이라는 이론적 접근에서 비롯됐다. 기술은 어떻게 얻어지는가. 바로 체계적이고 반복적인 훈련과 연습을 통해서만 습득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EFL 학습법을 피아노나 수영을 배우는 이치에 빗댄다.

“악보를 읽을 줄 안다고 하더라도 직접 건반을 두드려보지 않으면 피아노를 칠 수는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수영의 원리를 이해했다고 해서 물에 들어갔을 때 바로 헤엄칠 수는 없는 노릇이죠. 영어회화도 똑같습니다. 선생님의 정확한 지도와 학습자의 꾸준한 연습이 함께 어우러져야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EFL학습법에 기반을 둔 잉글리쉬채널의 영어회화 교육 시스템은 여러 모로 기존 방식과 다른 점이 많다. 특히 한국인 강사와 원어민 강사가 한 조를 이뤄 수강생을 가르친다는 사실이 독특하다.

한국인 강사는 수강생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내는 선생님(teacher)이 되고, 원어민 강사는 수강생이 이를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조련사(trainer)가 되는 역할 분담 체제다. 이 역시 비영어권 국가인 한국의 학습자들을 섬세하게 배려한 조치다.

이 대표는 국내 영어 공교육도 앞으로 회화 능력의 향상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글로벌 경제체제에서 영어 경쟁력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데다 공인 영어시험도 실용 영어 능력 검증에 비중을 더욱 두는 쪽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떤 교육 방식을 채택하느냐 하는 것이다. 재정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실현 가능성이 낮지만 1:1 학습 체제가 가장 바람직한 것은 사실이다.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을 활용한 이러닝(E-Learningㆍ사이버 학습)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확충하는 방법도 그 중 하나다.

“기술적으로 1:1 학습을 위한 조건은 이미 무르익었습니다. 남은 과제는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의지와 학습 콘텐츠의 질이겠죠.” 1:1 영어회화학습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이 대표의 제안이다.


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