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합자기업 형태로 채굴권 확보… '자원 동북공정' 우려

북한 자원에 대한 중국의 손길이 집요하다. 경제 발전에 따른 자원 확보를 위해 국제적 고립에 빠져 있는 북한을 상대로 광범위하게 자원 사냥을 하고 있는 것.

중국은 원유의 40%, 철광석 50%, 구리 80%, 알루미늄 40%를 수입에 의존하는 등 자원난이 심각하다. 이에 반해 북한에는 220여 종 이상의 유용한 광물이 부존해 있으며 이중 매장량과 생산량을 고려해 경제성이 있는 광물만 해도 43종이나 된다.

북한 광물 중에는 세계 기록을 갖고 있는 것이 여럿 있다. 함북 무산 철광은 매장량 30억 톤으로 아시아 최대 노천 광산이며 텅스텐은 매장량 66만 톤으로 세계 2위다. 또 내화물 원료로 대표적 비금속 광물인 마그네사이트광은 매장량 36억 톤으로 세계 1위다. 금ㆍ은광은 북한 전역에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다.

중국의 북한 자원확보 노력은 북한이 2002년 7ㆍ1 경제조치를 통해 자원의 대외 개방을 허용하면서 본격화했다.

중국은 무산 철광에서 50년간 매년 1,000만 톤의 철광석을 반출할 수 있는 채굴권을 따냈고 중국의 3대 탄광기업 가운데 하나인 우쾅집단은 북한 최대 무연탄광인 룡등탄광과 합자기업 설립에 합의했다.

산둥성 소재 궈다황금주식유한공사는 2004년 북한 당국과 합자개발공사를 설립해 북한 상농산 금광을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이밖에 평남 개천, 덕천, 북창 탄광, 양강도 혜산청년 동광 등 중국이 투자를 한 광물은 부지기수다.

중국의 세관 통계에 따르면 북한의 철강 수출은 2003년 4,670만 달러 수준에서 2004년 7,590만 달러로 늘었다. 2004년 광물성 연료 수출은 전년보다 200% 늘어난 5,310만 달러였다. 기타 광물 수출도 6,011만 달러로 2003년보다 155% 늘었다.

반면 남북 자원협력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대한광업진흥공사(광진공)가 3년 전부터 추진, 올해 4월 결실을 본 황해도 정촌 흑연광산 개발이 유일하다.

광진공은 북한이 지난해 7월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제의한 아연, 마그네사이트, 인회석(비료), 석탄은 남북간 공동으로 직접 개발이 가능하다고 보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한 우리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철,동, 몰리브덴 등은 북한이 남북공동개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중국 등 제3국과 합영을 통해 개발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광진공은 무산 철광시설 현대화에 투자하며 포스코도 무산 철광석 10만 톤을 구입할 것이란 얘기도 있다.

중국 국무원이 지난해 6월 발표한 ‘36호 문건'에 따르면 '동북진흥(東北振興)', 즉 동북 3성을 집중 개발하는데 처음으로 북한 진출과 연계시킨다는 것이다. 북한 지하자원 사냥도 이런 동북진흥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국의 동북진흥에 대해 북한 자원에 대한 동북공정(東北工程)이 아니냐는 우려도 그래서 나온다.

지난해 2월 10일 북한이 핵보유를 선언, 북ㆍ중 간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해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랴오닝성(遼寧省) 인민해방군 14만 명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ㆍ한국의 구정에 해당하는 명절)에 휴가를 못 가고 대기했다.

만일의 충돌에 대비 북한 내 임가공, 광업, 수산업 등 전 분야에 대한 막대한 투자와 상주 중국인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남북 자원협력이 경협 차원을 넘어 왜 강조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상황이다.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을 고스란히 중국에 넘겨줘서는 안 되지 않을까.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