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아발론 학원, 학년별·수준별 나누어 학습… 학생지향 서비스·저렴한 학원비로 특화

한 번 들어가면 탈출하기 힘든 학원이 있다. 이사를 가지 않는 한 이 학원의 학생들은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졸업 때까지 ‘쭈욱~’다닌다. 물론 제 돈 내고 배우는 학원이니 억지로 붙들려 있는 것은 아니다.

학원생 100명 중 다음달에도 다니는 비율을 나타내는 재등록률이 95~99% 정도다. 모든 학원장들이 바라는 꿈의 재등록률이 90%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놀랄 만한 수치다.

분당의 아발론교육은 여러모로 학원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랜 전통을 가진 유명 학원도 분당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대상의 영어 학원을 내는 것은 주저할 정도로 일류 학원으로 자리 잡았다. 2004년 12월 2,600명 정도이던 학생이 2006년 5월 말 현재 8,000명에 육박할 정도로 늘었다. 1년 반 만에 학생이 3배로 늘 정도로 급성장한 것.

아발론교육은 도대체 어떤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을까.

아발론교육의 김명기 대표이사는 “철저하게 고객 즉 학생들을 위한 학원이 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원하는 ‘잘 가르치고, 믿고 맡길 수 있는 학원’이 되기 위해 애쓰니 저절로 학생 수가 늘어났고, 한 번 들어온 학생이 나가질 않는다는 설명이다.

아발론학원은 선생님들에게 학원가에서 최고 수준의 연봉을 준다. 학생들에게 최고의 교육을 하기 위해선 좋은 선생님이 꼭 필요하단 생각에서다. 이 학원에 들어온 학생들이 이탈하지 않는 것처럼 선생님들도 장기근속자가 많은 이유다.

연봉이 높은 것 이외에도 주5일제 근무, 재등록 인센티브, 강의 경연대회의 수상, 7년 장기근속자 3개월 유급휴가 등 다른 학원에선 흉내내기 어려운 제도를 시행 중이다.

학원가에서 선생님이란 존재는 언제라도 다른 선생님으로 대체될 수 있는 소모품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월급받고 그 다음날로 안 나오는 철새같은 선생님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학원에 애착을 갖는 선생님을 만들기는 쉽지 않았지만 아발론학원은 선생님 관리에서 성공했다.

개원 1년 반 새 학생수 3배로 급성장

아발론학원의 서비스 또한 학생들을 감동시킨다. 학원 버스를 타면서부터 집으로 돌아가는 학원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 학원 직원의 철저한 서비스가 이어진다.

학원 버스에서 내려서 학원 건물 안으로 들어올 때부터 환한 미소를 띤 직원들이 항상 따라 다닌다. 아발론교육이 학생 수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직원이 많은 학원이란 평가를 받는 이유다.

선생님이 150명 정도인데 지원부서의 직원들이 1백60명이 넘어설 정도다. 차량기사부터 밝은 얼굴로 맞아주고, 버스에서 내리면 부원장이 맞아주고, 학원에 들어오면 상담직원이 아이와 인사를 나눈다.

좋은 선생님을 통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시도 학생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 철저한 생활관리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이 학원을 신뢰한다. 이 학원에선 선생님은 물론이고 청소하는 아주머니까지 정직원이다. 용역회사 직원보단 학원의 직원들이 학생들에게 더 신경을 써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좋은 선생님이란 강점 외에 김 대표는 다른 학원이 분당지역을 넘보기 힘들도록 또 다른 진입 장벽을 만들어 놓았다.

학원의 인기가 높아지고 학생 수가 급격하게 들어나고 있는데 아발론교육의 수강료는 다른 학원에 비해 저렴하다는 것. 한마디로 박리다매 전략을 쓰니 다른 학원보다 강의료가 싸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또 학원생이 많아지면 학년별로 철저한 수준별 학습이 가능해진다. 한 학년의 학생이 1,000명을 훌쩍 넘고 나니 학년별로 9개의 레벨로 나누어 수준별 학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좋은 선생님에 수준에 정확하게 맞는 수준별 맞춤학습 게다가 타 학원에 비해 저렴한 학원비는 다른 학원들이 분당에 감히 개원하기 힘들도록 만드는 아발론의 강점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유명한 종합반 형태의 학원체인이 분당에 개원할 때에도 아발론교육엔 별 변화가 없었다고 김 대표는 밝혔다.

“주변학원 원장들이 걱정을 많이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상대방이 시스템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학원이었기 때문에 조금 긴장했습니다. 하지만 학부모님들은 우리 학원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평소에도 고객 즉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유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학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신조로 고객 지향적인 서비스를 해왔기 때문에 나타난 당연한 결과라는 자신감이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아발론에 등록을 하려면 물론 입학시험을 치러야 한다. 입학시험를 통과하면 상담실장과 상세한 면담을 하고 난 뒤에 레벨을 배정받고 등록을 하게 된다. 수업 전에 어휘, 교과지문 또는 숙어, 문법, 듣기 등의 영역별 숙제를 해야 한다.

본 수업에선 원어민 선생님을 포함해서 모두 3명의 담당 선생님이 지도한다. 3개월 한 학기 과정으로 진행되며 이 기간 동안 학생들은 중간과 기말에 두 번의 레벨테스트를 받고, 담임 선생님이 평가한 학습 이해도, 참여도, 성실도, 성취도 등을 바탕으로 다음 학기의 레벨을 결정하게 된다.

인기 절정인 이 학원에선 학원수강 신청을 하기 위해 엄마들이 줄을 서는 풍경을 찾아볼 수 없다. 학원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학부모들이 창구 앞에서 줄을 서기 시작하자 과감하게 수강신청 방법을 바꿨다.

“학원 앞의 장사진이 좋은 홍보방법이 될 수는 있겠지만 고객에겐 너무나도 불편한 상황입니다. 여러 날로 나누어 수강신청을 받으면 직원들이 힘들어진다는 걸 알았지만 학년별로 나누어 날자를 달리해 수강신청을 받았습니다. 한 학년만 등록을 해도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되자 이제는 등록을 인터넷으로도 받도록 시스템을 개선했습니다.”

학생은 물론이고 학부모를 위해서도 좀 더 편리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끊임없이 개발해내는 학원이 바로 아발론교육이란 이야기다.

“아발론보다 더 좋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있다면 저희의 존재 이유는 없어질 겁니다. 끊임없이 노력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교육으로 국민에게 인정받는 기업을 일구어 보겠다는 김 대표의 지론이다.

인터뷰
김명기 대표이사
"학생 중심 운영이 성공비결"

▲ 김명기 대표이사

아발론교육의 김명기 대표이사는 학원가 출신이 아니다. 무역회사를 다녔던 샐러리맨 출신이다. 영어전문학원 대표인데 영문과 출신도 아니다. 한문교육과 출신이다. 비영어과 출신으로 30대 초반에 학원가에 들어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다른 학원장들과는 달리 철저히 기업경영의 원리를 학원운영에 적용시킨 게 결정적인 성공 원인이라고 그는 말한다.

1997년 남의 돈 4,500만원과 자기 돈 500만원으로 학원을 시작했을 때엔 마스시타 고노스케의 경영철학을 배우기 위해 책을 열심히 읽었다. 그 뒤엔 피터 드러커의 책을 수없이 읽으며, 미래엔 고객 중심의 경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확립하고 철저하게 고객 중심으로 학원을 운영했다.

시장에서의 힘의 중심이 제조업자에서 유통업자로, 그 뒤엔 고객으로 이동할 것이란 드러커의 주장을 확신하고 학원의 시스템을 모두 고객이 편한 상황으로 만들어 놓으니 학원생 수가 저절로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홍보전단을 통한 마케팅 시대는 끝나고 진정으로 고객을 위하는 학원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존의 원장들과는 아주 다른 전략을 구사했다.

철새같이 움직이는 선생님들을 아발론교육에 텃새로 남아있도록 만들었다. 선생님들을 내부 고객이라고 생각하게 이들에게 정성을 다했다. 2004년 학원매출이 월5억원이 넘어도 직원들을 챙겨주느라 자신은 월셋방에 살 정도였다.

내부 고객을 잘 챙겨주니 이들이 외부의 고객들에게 정성을 다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이는 결국 학원생들이 쉽게 늘어나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고 김 대표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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