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여 뒤면 풍성한 한가위, 넉넉함을 함께 나누는 명절이다. 자연은 오곡백과의 풍요로움을 우리에게 나누어 주고 우리는 자연에게 감사의 마음을 나누어 준다. 또한 친지와 지인들에도 한 해의 정(情)을 나누어 준다.

하여, 이맘때가 되면 가장 바쁜 곳이 우체국이다. 각지로 보내야 할 선물이 산더미같이 쌓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힘깨나 쓰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이어서일까. 집값만 비싼 줄 알았는데 선물 꾸러미도 뭘 아는지 강남행 차를 타기 위해 유난히 높게, 길게 줄을 서 있다.

켜켜이 쌓인 저 많은 선물들 중엔 고향에도 가지 못하는 불우이웃, 국내 중국동포, 탈북자, 외국인 근로자에게 나누어 줄 몫은 과연 있을까. 올 한가위는 부자에게는 더도 말고, 빈자에게는 덜도 말고, 서로 공평하게 나누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넘치는 곳은 덜어 주고 부족한 곳은 채워 주는 그런 날 말이다.

아참, 고향 동구 밖에서 자식이 오길 손꼽아 기다리시는 부모님께 뭘 선물해 드려야 할지 벌써 고민된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못해도 올해에는 마음의 선물 대신 작은 건강식품이라도 사 드려야 될 텐데….

서울 광진구 자양2동 동서울우편집중국에서 발송할 선물을 싣는 직원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