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백두산 호랑이 한 마리가 최근 잇달아 중국 지린(吉林)성 훈춘(琿春)시 민가 부근에 나타나 사람을 습격하는가 하면 황소를 물어 죽여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9월23일 오전 훈춘시 징신진(敬信鎭)의 이다오거우촌(二道溝村)에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나 풀을 뜯고 있던 황소 한 마리를 물어 죽였다. 조사 결과 이 호랑이는 앞서 21일 오후 5시께 징싱진 시자산촌(西架山村) 인근 야산에서 소에게 풀을 먹이던 재중동포 김진성(金鎭成.68) 씨를 습격한 바로 그 호랑이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호랑이는 세 살 내외의 암호랑이로 추정됐다.

김 씨는 호랑이와 사투를 벌이다 근처를 지나던 주민에 발견되어 다행히 목숨을 구했다. 김 씨는 호랑이의 몸 길이가 2m 남짓이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보호동물인 호랑이에게 습격당한 것은 당국의 책임이라며 피해배상을 요구, 화제를 뿌렸다.

이처럼 호랑이가 잇달아 출몰하자 이 지역 주민들은 외출을 삼가 농사에도 지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들이 둥베이(東北)호랑이로 부르는 백두산 호랑이는 야생에 단지 20 마리만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백두산 호랑이를 사육하고 있는 헤이룽장(黑龍江)성 둥베이호림원은 620마리를 훈련시켜 북·중 국경지역에 방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