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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향, 3kg 10억 '香의 다이아몬드'
베트남 열대수에 수천 년 응결된 나무 기름 덩어리
"靈氣 발산해 왕족이 즐겨"… 국내 침향 박물관 생겨

“예로부터 향(香) 중에는 침향을 으뜸으로 여겼다. 침향은 약용 이외에도 부처님과 하나님께 바치는 최고의 향이고, 왕족이나 최고갑부만이 사용하며, 삼계(三界)의 영기(靈氣)를 모두 통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인락 동의대 한의대 교수는 2003년 한약재 정보를 알리는 의학전문지를 통해 침향에 대해 이렇게 정리했다.

일반인에겐 이름조차 낯선 ‘침향’에 관한 기록은 그 자체가 하나의 전설과 같다. 예로부터 왕족과 부호들의 가문에 의해 계승되는 고귀한 영약(靈藥)이라는 것. 성경과 법화경을 비롯하여 고대 문헌에도 이에 관한 기록이 등장한다. 삼국사기에는 “진골, 6ㆍ5ㆍ4두품과 이들의 부인 그리고 백성 모두 침향 사용을 금한다”는 기록이 나온다. 오직 왕실에서만 사용하였음을 추측케 하는 대목이다.

도대체 침향이 무엇이길래 그토록 영약으로 대접을 받았을까.

올해 5월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주택가에 문을 연 침향박물관 ‘침향헌(www.thechimhyang.co.kr)’. 그곳에 가면 오랜 시간 은밀하게 전해 내려온 침향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 그래서 침향에 대해 궁금증을 안은 한의학자, 종교인 등 각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져 주목을 끌고 있다.

‘침향’은 베트남 북부에서만 자라는 열대나무 아퀼라리아(Aquilaria agallocha Roxb)에서 나오는 나무기름 덩어리. 무심히 보면 한갓 오래된 나무 토막처럼 보일 뿐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나무에 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상처 부위에 모인 수지가 수백 년에서 수천 년에 걸쳐 응결된 귀한 덩어리가 바로 침향이라는 것.

침향은 무엇보다 그윽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향이 일품이다. 침향 자체는 냄새가 나지 않지만 일정한 온도 이상의 열을 받으면 그윽한 향기를 발한다. 전 세계에서 침향을 가장 많이 보유한 3인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정용주(49) 침향헌 대표는 “침향은 향기가 그윽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기를 발하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말한다. 침향은 먹어서도, 피워서도, 몸에 지녀서도 기를 발하여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지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한약재로는 기의 순환을 원활히 하고 강력한 항균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0평 남짓한 박물관에는 대략 500여 점에 달하는 침향이 전시돼 있다. 침향으로 만든 약재에서부터 도장, 목걸이, 불상, 염주 등의 각종 공예품, 그리고 침향수 안에서 도려낸 침향 덩어리 그대로의 자연 조각품까지 다양하다.

귀한 만큼 이들 침향의 거래 가격은 매우 비싸다. 품질이나 무게, 등급에 따라 가격의 차는 크다. 색깔이 짙고, 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비싸다. 침향 약재는 1g에 10~50 달러(약 1만~5만원), 피우는 침향은 1g에 2~9달러(약 2,000~9,000원) 수준에 판매된다. 특별한 모양을 갖춘 침향 덩어리는 천연 조각품으로 가치가 더 높아진다. 박물관에 소장된 침향 중 가장 비싼 것(3kg 덩어리)은 약 10억원에 이른다는 게 박물관측의 설명이다.

정 대표가 박물관을 연 것은 이러한 침향을 일부 특수계층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정 대표는 또한 “침향 소장가들이 가치를 제대로 모르면서 보관만 하고 있거나, 가짜 침향이 유통되는 일이 없도록 침향에 대해 널리 알려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박물관을 둘러보고 싶다면 사전 예약(02-3412-5617)을 해야 한다. 박물관에는 침향 전시물 외에도 자기 등의 골동품과 나무 밑둥으로 만든 안락한 탁자 등이 놓여 있는 등 마치 산속의 선방처럼 꾸며져 있어, 향도(香道)를 배우기에도 좋다.



입력시간 : 2006/11/27 15:05




배현정 기자 hj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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