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국립대 어학원 교수 3명

“세계 여러 나라 학생들을 가르쳐 봤지만 한국 학생들 참으로 열심이에요.”

제주시에 자리한 모스크바국립대 어학원에는 러시아인 교수 3명이 러시아어와 러시아 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엘레나 팔리츠카야(맨 왼쪽), 타티아나 예브겐데브나(맨 오른쪽), 그리고 고려인 3세인 김 나탈리아 부원장.

블라디보스토크 대학 시절 한국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와서 연세대 대학원 노어노문학과 석사를 마친 김 교수는 이 어학원의 부원장을 맡고 있다. 나머지 러시아인 교수 2명은 모두 모스크바국립대에서 파견됐다.

이 중 엘레나 교수는 한국 근무가 이번이 두 번째. 2000년부터 2년간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대학 교수로 일한 그는 “한국 학생들에게 러시아를 가르치지만 이들로부터 한국을 배우는 것도 재미 있다”고 말한다. 이번에 한국에 처음 왔다는 타티아나 교수는 “한국인들이 친절하고 정이 많다”며 애정을 표시한다.

두 사람이 식사 때마다 즐겨 먹는 것은 다름 아닌 김치. 매끼 한국 음식으로 식사를 하는 이들은 밥보다 김치를 먼저 집어 들기 일쑤다. “러시아 음식 중에는 매운 것이 별로 없는데 러시아 사람들은 매운 걸 잘 먹는 편이에요.” 러시아에서도 후추나 마늘, 양파 등으로 매운 맛을 내는 요리는 많은데 고추는 잘 안 쓴다고. 엘레나 교수는 “하지만 러시아에서도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한국의 김장처럼 오이나 마늘을 절여 먹는다”고 소개한다.

한국 남자와 결혼하고 박사 학위까지 취득한 김 부원장은 “러시아 최고 대학의 교육 과정이 한국 제주에 생긴 셈”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학생들이 앞으로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한국과 러시아와의 교류도 그만큼 더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다”고 입을 모았다.


제주=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