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석 대표, 지분 15% 확보 3월 주총서 경영복귀 전망

강신호 회장
박카스로 유명한 제약업계 1위 동아제약의 경영권이 초미의 관심사다.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과 차남인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 간 경영권 경쟁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는 데다 제약업계 3위인 한미약품이 이들의 분쟁구도에 불쑥 뛰어들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미약품은 15일 동아제약의 지분 5%를 추가로 매입해 총 지분율을 6.2%로 늘렸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는 한국알콜(3.37%)과 케이시엔에이(0.74%) 등의 지분을 우호지분으로 끌어들여 지분율을 5.59%에서 10.93%로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한미약품을 거론하며 "동아제약이 기업 인수합병에 휘말릴 수 있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을 늘렸다"고 주장했다. 다음날엔 강 회장을 찾아가 "아버지와 회사 경영권을 놓고 지분 경쟁을 벌일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강 회장은 아들과의'거리두기'를 고수, 부자 간 경영권 분쟁으로 비쳐지는 현 상황이 바뀔 여지는 크지 않아 보인다.

강 대표가 2003년 동아제약 대표이사에 올랐을 때만 해도 강 회장의 후계자로 점쳐졌다. 그러나 2004년 말 경영 2선으로 물러나면서 강 대표는 동아제약 지분율을 1%대에서 3%대까지 올렸고, 강 회장도 5%대까지 지분을 늘리는 등 경영권 다툼을 벌였었다.

이후 2년 만인 지난해 강 대표가 동아제약 지분 15만 주 가량을 집중적으로 매입, 지분율을 5.59%로 높이자 강 회장은 4남인 강정석 동아오츠카 전무를 대표로 승진시키며 힘을 실어줬다. 업계에서는 동아제약의 차기 경영권이 강 대표가 아닌 강 전무에게 승계될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이 나왔다.

강 대표가 15일 지분을 공개한 것은 경영권 경쟁 3라운드를 예고한 셈이다. 무대는 3월 주주총회가 될 전망이다.

현재 강 회장측 지분율은 자신의 지분 5.2%를 포함해 특수관계인 등 모두 9.54%를 보유하고 있다. 강 대표측은 우호지분을 포함해 10.93%이다. 나머지 지분은 미래에셋운용 8.42%, KB자산운용 4.78%, 의결권 없는 동아제약 자사주 8.15%, 한미약품 6.27%이다.

동아제약 경영권 향배와 관련, 업계에서는 강 대표측 지분이 가장 많지만 강 회장과 가까운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우호지분 차원에서 동아제약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강 회장이 한미약품의 지원을 받아 경영권을 지킬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최근 강 회장측쪽으로 분류된 유충식 부회장이 강 대표와 손잡고 장 회장에 대응할 것으로 전해져 강 대표가 3월 동아제약 주총에서 경영 일선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동아제약의 한 관계자는 "유 부회장이 본인 지분 2.6%에 강 회장으로부터 이혼당한 부인의 친인척들이 사들인 지분을 합쳐 5% 정도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 대표 측의 지분 10.93%에 유 부회장 측 지분 5%가 더해지면 강 대표는 15%가 넘는 지분을 확보하게 돼 최대 주주가 된다.

강 회장과 40년 지기인 유 부회장이 강 대표쪽으로 기운 것은 동아제약의 미래를 위해 적임자가 회사를 경영해야 한다는 대의적 고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 회장이 의중에 두고 있는 4남 강정석 전무보다 동아제약을 이끈 경험이 있는 강 대표가 적임자라는 판단을 했다는 것.

한편 강 회장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진 한미약품이 급작스럽게 지분을 늘린 것이 더 많은 이익을 제공하는 세력에 협조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진데다 장안수 한미약품 사장이 유 부회장의 측근으로 있다가 자리를 옮긴 인물이어서 업계에서는 강 대표의 동아제약 경영복귀를 기정사실화하는 상황이다.

강문석 대표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