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 방조제 이용, 2009년 완공 세계 최대 조력발전소 건설

죽음의 인공호수 시화호가 국내 조력발전소의 메카로 착착 변신하고 있다. 2009년 완공 예정인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시화공단과 대부도를 연결하는 시화방조제(길이 12㎞)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작은가리섬에 건설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조력발전소이자 동시에 세계 최대의 조력발전소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해양에너지 개발 적지로 꼽히는데 시화호 조력발전소(25만4,000㎾)는 지금까지 세계 최대인 프랑스 랑스 발전소(24만㎾)보다 규모가 크다.

조력발전은 조수 간만의 차가 큰 하구나 만을 방조제로 막아 호수를 만들고 밀물과 썰물에 의해 발생하는 외해와 호수 내의 수위 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 화석연료 고갈과 지구온난화 등에 따른 환경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청정 대체에너지로서 조력발전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2000년대 들어 독자적인 발전터빈 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2001년부터 전문연구기관의 검토 과정 등을 거쳐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설을 결정했다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2012년까지 개발이 끝나 전기 생산이 이뤄질 경우 하루에 두 번 발생하는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해 연간 5억5,200만㎾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약 50만 명의 인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연간 86만2,000배럴의 유류 대체효과와 31만5,000톤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력발전소는 환경오염으로 논란을 빚었던 시화호의 수질 개선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시화호는 1980년대 공업단지, 신도시, 농지 확보 및 이에 따른 용수공급을 위해 경기도 안산, 시흥, 화성시 지역을 연결하는 시화방조제를 건설하면서 새로이 만들어진 호수로 각종 오염물질이 유입되면서 한때 환경오염의 대명사로 통했다.

하지만 한국수자원공사(사장 곽결호)를 비롯한 정부가 시화호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 ‘시화호 종합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하수처리장 건설, 바닷물의 유입을 통한 오염물 희석 등 17가지 사업을 추진하면서 획기적으로 탈바꿈했다.

‘시화호에 숭어가 돌아왔다’는 등의 보도에서 나타나듯 시화호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 조력발전소가 완공되고 발전소 운영이 본격화하면 시화호의 환경은 바다의 환경과 더욱 비슷해질 전망이다.

조력발전소 주변에는 소규모 광장과 태양광 및 풍력발전기를 시범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시화호는 무공해 청정에너지 개발의 중심지가 될 것이며 청정에너지 학습장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다. 시화호의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 각종 수상 레포츠도 활성화할 수 있다.

또 주변의 시화호 갈대습지, 공룡알화석지, 철새도래지 등과 연계한 학습장으로서의 역할이 기대돼 연간 약 100만 명의 관광객의 방문이 예상된다.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청정에너지 생산과 수질오염 제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경우 1950년대 죽음의 호수에서 되살아난 스위스 레이만호에 버금가는 세계적 명소가 될 수도 있다.

한편 수자원공사는 2월 9일 대청댐과 달방댐, 주암댐 및 성남정수장 등 4개 소수력 발전사업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의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청정개발체제) 사업으로 등록, 국내에서 3건(시화 조력, 소수력 부문)의 CDM을 등록시킨 최다등록 건수 보유기관이 됐다.

새롭게 변신하는 시화호에서 한국의 미래 대체에너지의 희망이 자라고 있다.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