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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해소용 어른 장난감 "우린 볼펜으로 부장님 똥침놔요"
펀 소비 경향, 조직 문화에 활력소 역할도



직장인들이 직장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재미있는 소품을 이용한 유쾌-통쾌한 속풀이를 즐기고 있다.




#1 ㈜엠티아이 연구소 연구2실의 장창원(28) 연구원은 지난해 8월쯤 인터넷에서 재미있는 상품을 하나 발견했다. 다름아닌‘월드컵 축구골대’라는 장난감. 쓰레기통 위에 축구골대를 설치한 뒤 공 대신 쓰레기를 던지는 일종의 생활용품 장난감인 셈이다.

다 큰 어른이 장난감을 찾는다는 게 멋쩍기도 했지만 1만원 정도의 부담 없는 가격에 재미삼아 장난감을 구입했다는 장 씨는 지금 ‘미니 골대’ 덕분에 팀 내 최고 인기인으로 떠올랐다.

일부러 모아 놓은 쓰레기를 미니골대에 맞추며 놀던 장 씨의 모습이 재미있어 보였던지 동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장 씨의 쓰레기통을 둘러싸고 내기를 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을 정도다.

#2 J&H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팀 홍태은(31) 대리의 책상 위에는 드럼을 조그맣게 축소시켜 놓은 듯한 ‘핑거 드럼’장난감이 자리잡고 있다.

손가락으로 두드리면 경쾌한 소리가 나는 이 미니 악기는 속풀이 용으로 안성맞춤. 홍 씨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순 없지만 예전엔 속풀이 할 곳이 없어 답답한 경우가 많았다. 요즘엔 핑거 드럼 치는 재미로 산다”며 “책상에 앉아 손쉽게 무언가를 두드리다보면 어느새 스트레스도 다 날아가버린다”고 자랑했다.

20~30대 젊은층이 주고객

상사 눈치 보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후배 견제하랴, 혹시 닥칠지 모를 구조조정에 대비하랴,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긴장의 연속인 직장인들이라면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는 없는 노릇. 문제는 ‘쌓여가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다. 최근 이 같은 직장 생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방법으로 ‘장난감’에 눈 돌리는 어른들이 늘고 있다.

현재 인터넷 쇼핑업체 G마켓 등에서 판매하는 ‘어른 장난감’ 은 모두 20여 종. 조그마한 사무용 액세서리에서부터 다소 과격해 보이는 엽기적인 상품까지 다양한 종류의 스트레스 해소용 장난감이 히트 상품 반열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G마켓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20, 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어른 장난감 매출이 눈에 띄게 늘어나 매달 10% 가량 증가하는 추세”라며 “보통 2만원을 넘어가지 않을 정도로 가격이 저렴한 데다 부담없이 즐길 수 있어 앞으로도 꾸준히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부장 똥침볼펜꽂이
최근 인터넷에서 인기가 끌고 있지만 대다수 직장인들에겐 아직도 생소한 어른 장난감은 2~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최근 5년 사이에 키덜트족(kids+adult), 즉 어린이 성향을 간직한 어른들이 늘어나면서 건담 로봇이나 마루 인형 등을 수집하며 갖고 노는 경우가 종종 소개됐는데, 엄밀히 말해 이는‘어른 장난감’개념과는 다르다.

요즘 유행하는 어른 장난감은 장난감에 익숙지 않은 직장인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아기자기한 디자인에 실용성을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갖고 놀기 위한 장난감이 아니라 실생활과 접목해 재미를 느끼게 한다거나, 운동 기구를 응용해 다이어트 효과를 주는 식이다.

어른 장난감 제작·수입 업체인 ‘디버거’의 박준호 사장은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은 스트레스 해소를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상품 기획단계나 디자인에서부터 코믹하고 활동적인 요소를 많이 집어넣는 편”이라며 “최근에는 하루 200~300개의 장난감이 팔릴 정도로 호응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볍고 재미있는 스트레스 해소법

엽기탱탱볼
그렇다면 다 큰 어른들이 왜 어린이들이나 갖고 놀 법한 장난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일까? 전문가들은 엽기적이고 코믹한 것을 선호하는 ‘펀(Fun) 소비’ 경향과 기존에 비해 유연해진‘조직 문화’를 그 배경으로 꼽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주류로 등장한 ‘펀 소비’경향은 우리 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가치관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기존 세대가 사회적 성공을 최우선 가치로 두었다면 젊은 세대들이 우선시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재미있고 즐겁게 사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역시 보다 가볍고 재미있게 ‘장난감을 갖고 노는 방법’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여기에 젊은 세대가 주류를 형성한 벤처기업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변화를 맞이하게 된 조직 문화 또한 어른 장난감의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권위적이고 딱딱한 조직 문화에서 탈피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상사나 선배와 어울려 장난감으로 짓궂은 내기를 즐기고,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풍경이 가능해진 것이다.

LG경제연구소 이연수 연구원은 어른 장난감 인기에 대해“UCC 등 가볍고 활동적인 놀이 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사회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며 “최근에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장난감들이 다양하게 선보이면서 앞으로 더 많은 직장인들이 장난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재미있는 '어른 장난감'
1. 엽기 탱탱볼

벽이나 바닥에 던지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모양이 찌그러지는 장난감. 고무재질로 돼 있어 금방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공을 손에 잡고 마음껏 주물럭거릴 수 있다. 똥모양, 과일 모양, 해골 모양 등 엽기적인 디자인의 제품들로 힘껏 던지고 모양을 변형시키며 노는 재미가 쏠쏠하다.

2.미니 펀치볼

남자들이라면 중고등학생 시절 한 번쯤은 사용해봤을 법한 펀치볼이 장난감으로 탈바꿈했다. 책상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기 좋도록 사이즈는 아담해졌고 외양은 더욱 귀여워졌다. 일이 꼬일 때마다 손으로 툭툭 건드리기만 해도 스트레스 훌훌.

3.오뚝이 인형

아무리 주먹을 날리고 발로 내리쳐도 금새 일어서고 또 일어서는 오뚝이 인형. 풍선으로 바람을 잔뜩 넣어 과격한 몸짓에도 다칠 염려가 없어 인기. 특히 발로 차는 동작으로 허리 다이어트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여성들이 특히 눈독을 들이는 장난감이다.

4.악어 룰렛

회사 동료들과 내기용으로 사랑받고 있는 귀여운 디자인의 장난감. 크게 입을 벌리고 있는 악어의 이빨을 한 사람씩 돌아가며 조심스럽게 누르다보면 어느 순간 성난 악어가 손을 물게 되는데 그 사람이 바로 내기의 희생양. 야식 당번을 정할 때 유용한 아이템이다.

5.김부장 볼펜꽂이

사무용 액세서리인 볼펜꽂이를 응용한 엽기 장난감. S라인으로 누워있는 김부장의 엉덩이에 펜을 꽂아 넣으면 김부장이 고개를 들면서 비명을 지른다. 볼펜을 꽂을 때마다 느껴지는 통쾌함이 스트레스 해소에 그만이다.




입력시간 : 2007/03/28 16:41




이정흔 객원기자 lunallena99@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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