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재단과 손잡고 'IT서비스 사회기부'… 정보화 양극화 해소 기대

‘첨단’과는 거리가 먼 듯한 한적한 농촌 마을. 정보화시범마을로 지정된 이 곳에 어느 날 정부에서 지원한 컴퓨터 30대가 도착한다. 하지만 마을에서 컴퓨터를 제대로 다룰 줄 아는 농민은 단 17명뿐. 나머지 주민들은 컴퓨터를 공짜로 받아도 어떻게 사용할 줄 몰라 집 구석에 애물단지로 방치해뒀다.

즉 13대는 주인을 제대로 못 만나 먼지만 쌓인 채 낮잠을 자고 있는 중이다. 도시와 농촌의 ‘정보화 양극화’를 보여주는 이 사례는 실제로 충남 홍성의 작은 마을에서 있었던 일이다.

국내 대표적 통신업체인 KT가 이 같은 우리 사회의 정보화 격차 해소를 목표로 ‘아름다운 재단’과 손잡고‘IT서비스의 사회 기부’를 선언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화된 봉사경영이다.

그 첫걸음이 바로 지난 2월 21일 출범한 IT전문 서비스 봉사 모임인 ‘IT서포터즈’. KT가 보유한 전문 기술을 사회에 기부한다는 개념에서 출발한 ‘IT서포터즈’는 컴퓨터 활용 능력이 뛰어난 직원 400여 명을 선발해 1년 동안 정보화 혜택을 받지 못하는 소외지대을 찾아가 IT 봉사활동을 펼친다. 돈 대신에 기술과 서비스를 지원하는 KT의 사회 공헌 프로그램이다.

이를 위해 우선 IT서포터즈는 크게 ▲IT 활용 증진 ▲IT 역량 배양 ▲IT 성능 진단 등 세 분야로 나눠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IT 활용 증진은 공인인증서나 인터넷 뱅킹처럼 방법을 잘 몰라서 활용하지 못했던 인터넷 응용 프로그램을 교육하는 서비스. 이에 비해 IT 역량 배양은 장애인이나 농어촌 주민 등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컴퓨터 교육에 중점을 둔다.

IT 활용 증진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1:1 교육 위주라면 IT 역량 배양 사업은 직접적으로 정보화 소외계층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봉사 활동이다. 마지막으로 IT 성능 진단 서비스는 컴퓨터의 악성코드나 바이러스 치료, PC의 최적화 등 컴퓨터 기기에 관해 상담하고 고쳐주는 것이다.

현재 100명의 선발대를 구성해 한 달째 시범 운영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IT서포터즈는 아름다운 재단을 통해 접수된 정보화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1차적으로 IT 역량 배양 사업을 시작했다.

나머지 300명의 서포터즈들은 IT 활용, 강의, 진단 능력 등 8주간의 전문 교육 과정을 이수한 뒤 전국 26개 지역에 배치돼 4월 16일부터 본격적인 IT 봉사 활동을 펼친다. KT 고객이 아니더라도 누구라도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문의 1577-0080, WWW.it0080.com

KT의 남중수 사장은 “우리나라의 IT 인프라는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지만 농민 등 많은 사람들이 정보화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IT서포터즈는 정보화 소외계층에게 인터넷과 IT기기 활용법 등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 사장은 또 “회사의 전문 기술을 바탕으로 한 IT서포터즈의 봉사 활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평등한 디지털 지식기반사회로 나아가는 데도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흔 객원기자 lunallena99@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