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PC로 듣는 라디오 "단말기 치워"
인터넷 라디오 시대
'놔둘' 자리없는 라디오 단말기, 클릭 한번으로 PC에 라디오 기능 설치



‘2020년 지구상에서 라디오 기기가 완전히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현재와 같은 라디오 형태는 퇴장할는지 모른다’.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그러나 방송계에서는 지금 볼륨은 낮지만 조용히 라디오 혁명이 진행 중이다.

핵심은 ‘라디오 없이’ 라디오를 듣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것. 바로 업그레이드된 인터넷 라디오의 출현과 상용화 덕분이다. 인터넷 라디오는 말 그대로 인터넷을 통해 들을 수 있는 라디오 방송이다.

물론 수신기 역할은 PC가 떠맡는다.

최근 방송사들도 인터넷 라디오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MBC의 ‘미니’, KBS의 ‘콩’, SBS의 ‘고릴라’, EBS의 ‘반디’ 등. 방송사마다 고유의 브랜드 이름을 붙여 청취율 올리기에 열중하면서 방송국 간 경쟁도 치열하다.

“라디오 프로그램만 재미있게 잘 만들면 걱정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었죠.” MBC에서 인터넷 라디오 ‘미니’ 사업을 처음 기획했던 라디오본부 임재윤 프로듀서는 “라디오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에 미니가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고 털어 놓는다.

인터넷 시대에 올드 미디어로서 라디오의 위상이 위축되는 것은 피해갈 수 없다. 종전보다 라디오 청취자들이 자꾸 줄어들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처음에 라디오 수신기, 지금 라디오라 부르는 기계가 등장한 것이 1세대, 자동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카오디오가 널리 퍼진 것이 라디오 전성기의 2세대라면 지금은 정체 상태입니다.”

MBC 라디오본부 김현경 특임2CP는 “자동차에서 라디오를 듣는 것은 여전하지만 사무실이나 집 등 실내에서 라디오를 듣는 빈도가 부쩍 줄어든 건 사실”이라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실내에서 라디오 매체의 대체물들이 많이 나타난 탓이다.





그럼 어떻게 기존 라디오에서 떠나간 청취자들을 다시 불러올 수 있을까? 이런 고민에서 나온 게 바로 PC로 듣는 인터넷 라디오다. 가정이나 사무실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PC를 라디오를 듣는 주요 매개체로 삼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는 ‘PC에 라디오를 집어 넣자’는 발상이다.

사실 인터넷 라디오가 등장하기 전에도 PC와 인터넷을 통해 라디오를 듣는 것은 가능했다. 바로 온에어(On Air) 서비스. 홈페이지에 들어가 접속하면 방송이 중계된다. 녹음된 내용을 주문형 오디오(AOD) 방식으로 다시 들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종전 방식으로 라디오를 들으려면 번거로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홈페이지를 찾아가 접속해야 되고 또 로그인도 해야 하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가끔 소리가 끊겨 불안정한 데다 버퍼링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당연히 이런 저런 불편함 때문에 PC를 통해 라디오를 듣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때문에 라디오 방송사들도 구색 갖추기 정도로 인터넷 방송 서비스를 하는 데 머물러 온 것이 이제까지의 현실이다.

최근의 인터넷 라디오도 기술적인 면에서는 예전의 인터넷 서비스와 별반 다르지 않다. 전파가 아닌 인터넷 경로를 통해 방송을 듣도록 하는 것은 같은 기반의 기술이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종전보다 ‘보다 쉽고 간편하고 단순하게’ 라디오를 들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것. ‘PC에 라디오를 심자’고 발상을 전환한 덕분이다. PC에 라디오 장치와 부속들을 직접 넣을 수는 없지만 대신 소프트웨어적으로 라디오처럼 작동하게 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인터넷망과 연결돼 있고 스피커도 갖춘 PC는 그 자체만으로 라디오로 구동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최근의 인터넷 라디오는 버츄얼(Virtual) 라디오로 불린다.

가상의 라디오 개념이다. 라디오를 PC에 하드웨어적으로 설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프트웨어를 통해 하나의 라디오를 설치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간단한 프로그램 하나만 PC에 다운로드받으면 라디오 하나가 들어설 수 있다.

MBC ‘미니’나 KBS ‘콩’ 등 인터넷 라디오는 클릭 한 번으로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위젯’과도 엇비슷하다.

인터넷 라디오의 사용이 훨씬 편해지면서 반응도 좋아지고 있다. 지난해 2월 첫 서비스를 시작한 MBC ‘미니’의 경우 벌써 프로그램 다운로드 횟수가 500만에 육박하고 있고 KBS, SBS 등도 200만 건을 넘어섰다.

특히 인터넷 라디오는 라디오를 듣는 환경도 변화시키고 있다.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청취자가 자기 의견을 방송국으로 보내고 심지어 실시간으로 선곡도 가능한 부가서비스가 제공된다.

SBS ‘고릴라’ 경우는 라디오 방송 장면을 화면으로도 실어 나르는 비디오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듣는 라디오에서 보는 라디오로 획기적 전환이 이루어진 셈이다. 듣던 방송을 놓치거나 다시 듣고 싶을 때 생방송을 되돌려 들을 수 있는 타임머신 기능, 자동예약 기능 등도 종전 아날로그식 라디오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장점들이다.

하지만 접속자들이 폭주해 서버 용량이 부족할 경우 일시적인 서비스 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인터넷 환경과 비슷하다.

인터넷 라디오가 활성화되면서 해외 이용자들이 라디오를 듣는 것도 훨씬 편해졌다. 심지어 동남아에서는 외국인이 인터넷 라디오를 듣고 사연을 올리기도 한다. 물론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외국인이다.

MBC 라디오의 한재희 PD는 “지금 라디오 수신기는 신제품 생산이 없는 정도”라며 “앞으로 인터넷 라디오의 확산 여하에 따라 라디오가 위기를 딛고 또 다른 부흥기를 맞을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07/05/28 14:32




박원식 기자 parky@hk.co.kr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19년 12월 제2805호
  • 이전 보기 배경
    • 2019년 12월 제2805호
    • 2019년 11월 제2804호
    • 2019년 11월 제2803호
    • 2019년 11월 제2802호
    • 2019년 11월 제2801호
    • 2019년 10월 제2800호
    • 2019년 10월 제2799호
    • 2019년 10월 제2798호
    • 2019년 10월 제2797호
    • 2019년 09월 제2796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