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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노조 법제화 찬반 지상토론
찬성- 김한성 교수노조 위원장 "기본권의 문제… 고등교육 개혁에 참뜻"
반대-강경근 숭실대 교수 "이익집단화 우려… 학생 학습권에 영향"





2001년 출범 이후 법외(法外)단체로 활동해오던 전국교수노동조합(교수노조)이 조만간 합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올 전망이다.

‘교원의 노조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조항을 일부 고쳐 교수들도 노조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한 개정안이 지난 4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데 이어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수노조 법제화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대학 경영자인 사립대 총장, 전문대 학장들이 잇달아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등 찬반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직접 이해당사자인 교수사회 내부에서조차 교수노조 법제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크게 엇갈려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논란의 초점은 교수들의 노조 설립 자격에서부터 노조 설립의 부작용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형성되고 있다. 이에 주간한국은 교수노조 법제화에 대한 찬반 진영의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김한성 교수노조 위원장(연세대)과 강경근 숭실대 교수의 지상(紙上)논쟁을 마련했다.

두 교수는 모두 법학자다. 양측의 입장이 뚜렷하게 대비되는 만큼 편의상 5개의 동일한 질문을 던져 각각의 답변을 들었다.

■ 찬성-김한성 교수노조 위원장

-우선 '교수가 노동자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견해부터 밝혀달라. 교수의 노동자적 성격 여부는 노조 법제화에 앞선 본질적 전제인 듯하다.

“교수는 헌법과 노동관계법에서 말하는 근로자다.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근로기준법)이며 ‘임금, 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다.

그리고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헌법 제33조). 물론 우리나라에서 교직자를 점잖고 존귀한 직업으로 보는 시각이 없지 않지만 그것과 임금생활자라는 사실은 별개다.

유독 교수에게만 노조 결성권을 주지 않는 것은 헌법상의 행복추구권과 평등권 침해이며, 따라서 교수노조의 합법화는 1961년 군사반란 이래 박탈되어온 기본적 인권의 회복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그런 까닭에 교수노조 합법화는 여론이나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 즉 기본권 보장의 문제다.”

-대학사회에서 교수의 지위, 처우 현실은 어떤가. 통상 교수는 고도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진 전문가로서 여러 법적 권리를 누린다고 알려져 있다.

“진정한 대학이라면 대학의 주 구성원인 교수들이 직원, 조교, 학생과 함께 학사, 인사, 재정 등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교수들의 임금이나 신분이 안정적일수록 학문과 학교의 발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에는 그것이 없다. 국·공립의 경우는 교육부가, 사립의 경우는 대학 설립자인 이사장이 전적으로 권한을 행사하다시피 한다.

특히 사립대학들은 1987년 민주화 이후 그나마 갖게 됐던 총장직선제를 이제는 거의 재단에게 회수당했다. 부패한 사립대학들이 교비횡령에다 학생감축 등을 이유로 교수들을 해고하고 급여를 낮춰 우리나라 5만 8,000명의 전임교수 중 10~20%가 연봉 2,000만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심지어 대구의 모 대학에서는 금년에 연봉 450만원을 강요한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수들은 철저한 피고용자에 지나지 않는다.”

-교수노조 법제화에 찬성하는 이유는.

“노동조합 결성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모든 노동자의 기본권이고 교수도 노동자인 이상 자신들이 원하는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사학의 비리와 전횡으로 교수와 학생의 권리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으며 대학의 구조조정이 무원칙하고 무분별하게 진행돼 교수 신분과 학문의 존속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수의 비정규직화가 급속하게 확산되는 등 교수들의 근로조건이 열악해지면서 학문 후속세대의 육성을 막고 있는 것도 노조설립이 필요한 이유다.

결론적으로 대학이 대학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국력에 걸맞은 지식생산에 실패하고 있는 위기 상황에서 문제를 직시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제1차 집단으로서 교수들이 노동조합을 통해 고등교육 개혁에 나서려고 하는 것이다.”

-재단 전횡이나 비리 등을 막고 교수 신분 안정 및 교권 확보를 위해선 노조설립 이외의 대안은 없는가.

“지금 각 대학에 있는 교수회, 교수평의회는 거의 임의기구로서 학교 당국에 대한 구속력이 없다. 또한 개정 사립학교법에 규정된 대학평의회는 교육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하는 기구다.

결국 현재 대학 내에서 교수들의 근로조건을 놓고 강제력 있는 협상을 할 기구가 없는 셈이다. 오로지 노동조합만이 법적으로 대학당국을 구속할 수 있다.

사실 노조가 없는 미국의 일류 사립대학처럼 대학 교수의 자율성과 경영관여가 최대한 존중된다면 이런 교섭창구도 불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교육부도, 사학재단도 교수들에게 학사, 재정, 인사 등의 실질적 권한을 주지 않는다.”

-교수노조 법제화가 되면 대학사회의 갈등 증폭, 노조의 이익집단화,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교수노조의 목표는 근로조건의 개선과 고등교육의 개혁이다.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교섭을 불온시할 이유가 없다. 그것은 노조의 기본 업무이기 때문이다. 교섭 과정에서 갈등이 생길 수도 있으나 그것은 대학에 존재하는 부조리를 바로잡기 위해 불가피한 것일 수 있다.

노동조합은 대학운영의 투명화와 민주화를 추구하는데 이것을 ‘정치판’화 한다고 매도해서는 안 된다. 또한 이번 개정법에는 교수들의 집단행동(파업)권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교수들이 수업 보이콧 등으로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교수들의 신분이 안정될수록 학생들에게는 양질의 교육과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다. 요컨대, 교수노조 합법화는 학생, 학부모에게도 여러모로 바람직한 것이다.”

반대-강경근 숭실대 교수

-우선 '교수가 노동자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견해부터 밝혀달라. 교수의 노동자적 성격 여부는 노조 법제화에 앞선 본질적 전제인 듯하다.

“우리 헌법은 제33조에서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이 ‘근로자’의 기본권임을 명문화하고 있다. 그러므로 교수노조 법제화 문제는 무엇보다 ‘교수는 근로자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의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본다.



헌법은 근로자의 개념을 정의하지는 않는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는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 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로 본다.

대학 교수는 학생들에 대한 지도교육이라는 노무에 종사하고, 그 대가로 받는 임금, 급료 등 수입으로 생활하는 사람이므로 통상적 의미의 근로자 성격을 가지고 있음에는 틀림없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금지한 사립학교법이 합헌이라 판시한 헌법재판소 결정(1991.7.22. 89헌가106)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헌재 결정은 교장, 교감, 원장, 원감을 ‘관리직’ 교원이라 하여 그 근로자성(性)이 유보되는 것으로 보고, 나아가 교원은 수업 및 교육활동에서 종속된 행정집행자가 아니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사립학교의 설립ㆍ경영자나 학생들의 부모 및 그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3자의 지시에 단순 복종하는 사람도 아니라고 한다.

즉 교수를 포함하는 교원은 근로관계의 특질인 종속 관계성이 강하지 않아 헌법에서 말하는 근로자의 개념에 딱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헌법이 근로자들에게 노조를 결성하고 단체교섭을 할 수 있게 한 것은 ‘사용자’와 대등한 위치에 서게 하려는 목적이다.

따라서 사용자의 특성, 즉 관리자라든지 경영자의 영역에 포섭되는 자는 헌법상의 근로자라 하기 어렵다.

이런 점들에 비춰 볼 때, 교수는 노조를 결성해 사용자를 상대로 단체교섭이나 단체행동을 할 만한 자격이 있는 근로자의 개념에 당연히 포함된다고 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대학사회에서 교수의 지위, 처우 현실은 어떤가. 통상 교수는 고도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진 전문가로서 여러 법적 권리를 누린다고 알려져 있다.

“초ㆍ중등학교 교사는 가르치는 일만 하는 직업이지만 교수는 그 외에도 연구와 사회봉사 등을 행하는 지위에 있다. 교무위원이나 학과장 등 직위에 있다가 다시 교수 직에 복귀하거나 정부나 기업의 자문 등의 일을 하면서 교수 직을 유지하는 등의 현실을 볼 때, 교수는 일종의 자영업자 내지는 중소기업인의 지위에 있다.

보직 여부에 따라 사용자도 되고 근로자도 되는 등 근로자 성격이 불분명할 뿐더러 교육위원 등의 겸직으로 사용자에 준하는 권한을 갖기도 하는 교수들의 노조는 대학 자율성이 국제적 수준으로 허용된 후에야 논의가 가능하다.”

-교수노조 법제화에 반대하는 이유는.

“교수노조는 헌법 제31조에서 보장하는 국민의 수학권 내지 학습권에 부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헌재는 헌법 제31조가 보장하는 것이 학생들의 권리이자 학부모들의 자녀교육권이지 선생들의 권리는 아니라고 하여 왔다.

교사의 교육권이나 대학의 자율성이 학생들의 학습권을 상회할 수 없다는 것인데 과연 교수노조가 학생들의 학습권에 기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한 헌법 제22조의 학문의 자유의 주체로서 교수노조 설립 정당성이 주장되기도 하지만 학문의 자유는 교수만의 자유가 아니라 학생과의 협력으로 실현되는 자유다.

만약 교수노조가 인정되면 학생들의 유사 노조 조직인 조교단체, 복학생단체, 그리고 학부모단체 등의 결성도 부인할 수 없다.

학문 공동체의 주도적 구성원인 교수의 가르치는 일을 이들 단체와 협상해서 한다면 그건 대학이 아니다. 교수가 일반 근로자에 비해 더 많이 누리는 혜택은 하나도 포기하지 않으면서 그 위에 노동자의 근로3권 역시 다 향유하겠다고 하는 것은 과욕이다.”

-재단 전횡이나 비리 등을 막고 교수신분 안정 및 교권 확보를 위해선 노조설립 이외의 대안은 없는가.

“이미 법외의 교수노조가 활동하고 있는 데다 개정 사립학교법에 의하여 대학평의회가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은 물론, 이미 결성되어 있는 교수협의회 등에서 재단 전횡이나 비리를 예방할 수 있는 조건은 구비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재단 비리 등의 예방 내지 억제는 이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제정되어 적용되는 법제의 문제이지, 교수노조 법제화 문제와 연결해 고려해야 할 당위성을 찾기는 어렵다.”

-교수노조 법제화가 되면 대학사회의 갈등 증폭, 노조의 이익집단화,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노동조합의 제1차적 목적은 조합원의 권익 증진이다. 이는 교수노조가 이익집단으로 활동해야만 만족된다. 그럴 경우 우선 이미 대학 내에 구성되어 있는 직원노조와의 갈등이 예상된다.

이 두 집단의 노조가 갈등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학생들의 학습권이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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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06/04 14:50




김윤현 기자 uny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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