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크리스터 로프만 JTI 코리아 사장신제품 마일드세븐 LSS, 아로마향 코팅기법으로 담배냄새 감소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마일드세븐 LSS'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 출시된 것입니다. 한국 소비자들이 세계 어느 누구보다 앞서 신제품 담배를 피워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는 것이죠."

스위스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다국적 담배 기업 JT인터내셔날(JTI)의 한국 법인인 JTI코리아의 크리스터 로프만 사장이 6월 부로 한국 부임 1주년을 맞았다. JTI는 국내에 마일드세븐으로 유명한 담배 회사.

"요즘 우리 사회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은 흡연권과 혐연권 간의 갈등입니다. 담배를 필 때 나는 연기로 인해 담배를 피지 않는 주위 사람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이를 피하기 위해 공공 장소에서의 흡연이 제한되는 추세인 것입니다." 로프만 사장은 "신제품 마일드세븐 LSS를 피우면 이런 고민을 덜 수 있다"고 한다.

마일드세븐 LSS는 한마디로 기존의 담배 맛은 유지하면서 냄새는 '나지 않게' 만든 담배. 담배를 피우더라도 주위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 주기위한 대안으로 개발됐다.

어떻게 담배 냄새를 제거할 수 있을까? 비결은 종이에 있다. 담배를 둘둘 말은 종이에 아로마향을 입혀 담배 냄새를 현저하게 줄였다. 언뜻 담배 잎을 화학적으로 가공했다거나 특수한 필터를 사용한 것 아닐까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는 않다.

"'Less Smoke Smell' 공법을 통해 공기 중 담배냄새를 줄인 제품입니다. 특히 아로마 기법은 담배를 감싸는 종이에 적용되므로 담배의 품질과 맛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담배의 나쁜 냄새만을 줄인 것은 JTI 만이 가진 기술력에 기인합니다." 로프만 사장은 때문에 "마일드세븐 LSS는 이런 시대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태어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혐연자들의 권리도 최대한 보호하고 흡연자들의 불만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JTI는 글로벌 시장에서 업계 세계 3대 기업의 입지를 갖고 있다. 최근 JT그룹이 세계 4위 그룹인 겔러허(Gallaher)를 인수하면서 세계 담배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배가되고 있다. 특히 JTI는 세계 16개 국가에서 시장 점유 1~2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브랜드 파워가 막강하다.

JTI코리아도 최근 한국 시장 점유율에서도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JTI 매출은 전년 대비 12% 가량 늘었는데 한국 내 주요 브랜드인 마일드세븐은 17% 가량 성장했다. 10여 년 전 한국에서 마일드세븐은 시장의 절대강자였지만 이후 경쟁자들에 밀려 온 것이 사실. 2004년 직영체제로 조직이 변화하는 기간에 시장 점유율이 다소 줄었지만 조직이 안정된 이후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로프만 사장 부임 이후 JTI코리아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23% 성장했다. 이대로 가면 조만간 한국 시장 점유율 10%를 회복할 것으로 본다. 로프만 사장은 "무엇보다 현재 시장 점유율은 4% 정도로 업계 4위이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고 말한다.

"마일드세븐 LSS에 새로운 사이드 슬라이딩 팩 포장이 도입된 것도 또한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20, 30대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과도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이 담배는 특이하게도 담배 곽을 옆으로 밀어 열도록 설계돼 있다. 종전에는 볼 수 없던 스타일로 역시 다른 브랜드들에 앞선 경쟁력을 보여준다.

출생지인 핀란드 지역 마케팅 총괄로 업무를 시작, JTI와 함께 15년을 보낸 그에게 아시아 지역 첫 부임지는 한국이다. 1993년 JTI의 유럽지역 전신인 RJ Reynolds에서 근무를 시작한 로프만 사장은 스칸디나비아 영업 총괄직을 거쳐 JTI 핀란드 대표직을 겸임하며 노르딕 5개국 사업을 지휘했다. 지역 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제네바 본사로 자리를 옮겨 미주 지역의 마케팅 총괄 담당으로 승진한 후 지난해 한국 대표이사 직을 맡았다.

"직원들이 밤 늦게, 휴일에도 나와서 열심히 일하는 것을 보곤 뜨거운 열정과 높은 성취 의욕, 'Hard Worker'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특히 한국 사회가 매우 단합되어 있고 화합이 잘되는 조직문화를 가졌다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로프만 사장은 "바로 이런 강점들이 80년대 한국 경제의 초석을 다지게 했고 더 높은 성장을 열망하는 한국인의 열정과 높은 교육 수준은 특히 하이테크, 조선, 자동차 등에서 놀라운 발전을 이루게 된 것 같다"고 촌평했다.

그는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 기업의 투명성과 사회적 책임 및 기여 활동을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스모킹 매너 캠페인, 청소년 흡연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 등을 시행하고 있다.

로프만 사장은 인상에서 풍기는 것처럼 직원들에게도 합리적이고 편안하게 대해주는 CEO로 인기와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다. 그는 "서울은 인구와 경제 규모에서 선도적인 도시다"며 노인복지 사업에 투자하는 등 사회 공헌 활동으로 수익을 한국에 환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한국인 흡연자, 신제품·프리미엄급 선호

“애연가 자신들은 잘 모르겠지만 한국인의 흡연 습성은 무척 독특한 편입니다.”

JTI코리아의 로프만 사장은 “한국의 담배 시장과 한국인들의 담배 소비 패턴이 다른 외국인들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한국은 저타르 담배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은 시장으로 손꼽힌다.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더라도 ‘비교적 몸에 덜 나쁜’ 1~2 mg의 저타르 제품군을 많이 찾는다는 것. 국내에서 전체 시장의 약 40%를 저타르 담배가 차지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 비해 훨씬 높은 편이다.

프리미엄급 제품이 한국에서는 잘 팔리는 것은 담배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명품을 선호하고 위스키 등도 고급 제품을 더 많이 찾는 성향이 그대로 담배에도 적용되고 있다. 값이 더 비싸더라도 프리미엄급 제품 시장이 약 70%를 차지한다.

길고 가느다란 담배를 피워 물고 있는 성인 남자의 모습을 외국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을까? 국내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 해외에서는 그렇지 않다.

한마디로 수퍼슬림형 제품에 대한 판매율이 높다는 것도 한국 시장만의 특성이다. 로프만 사장은 “유럽 경우는 트렌드를 추구하는 여성이 주로 수퍼슬림 제품을 구입하는 데 반해, 한국은 중·장년층이 수퍼슬림을 많이 찾는다”고 얘기한다.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담배 신제품들의 모습 또한 국내에서 만의 유별난 현상이다. 한국인들의 또 다른 독특한 소비 패턴은 바로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매우 높다는 것.

유럽에서는 회사별로 연간 1~2가지 정도의 신제품이 출시되지만 한국은 그 곱절이 넘는다. 항상 새로운 것을 찾는 소비 패턴에 따라 담배 제품도 신제품을 출시해야 하고 또 소비자의 초기 구매 비율도 매우 높은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일례로 JTI코리아가 올 봄 출시한 프론티어(Frontier) 또한 핵심 브랜드이자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수퍼슬림 담배임에도 한국 흡연가들 중 중·장년층, 특히 35세 이상에게 선호되는 제품군이다. 특히 중부보다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재미있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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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식 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