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건강식, 와인 인기 강세 여전… 1500만원 짜리 프리미엄급 선물도

추석을 앞두고 선물 때문에 고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백화점이나 대형할인마트, 온라인 쇼핑몰을 기웃거려 보지만, 넘쳐나는 상품 속에서 받는 사람의 취향에 맞는 물건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상품권이나 현금을 선물하자니 마음한구석이 편치 않다.

시대가 변해도 주는 사람이 정성껏 고른 선물이 값진 것은 불변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물건 고르는 번거로움은 줄이고, 받는 사람의 만족도는 높여주는 명절선물마련. 상품전문가인 유통업체 MD(머천다이저ㆍ상품기획 및 구매담당자)들의 조언에 귀 기울여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 건강식품 여전히 최고 인기

웰빙 소비 트렌드의 영향으로 몇 년 째 건강식 선물세트가 명절선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건강식선물세트의 매출이 예년보다 33% 가량 증가했고, 올해 설날에도 10% 가량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최보규 부장은 “웰빙 트렌드가 사회 깊숙이 정착됨에 따라 신선육, 친환경과일, 견과류세트 등 건강을 고려한 선물세트들이 대표적인 명절선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를 감안해 이번 추석에도 유통업체마다 건강 선물세트 품목을 대폭 강화해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식품담당 신현구MD는 한우정육세트를 적극 추천했다. 한우 순우리 난(蘭)호와 한우꼬리세트, 소포장 한우세트와 냉동육에 비해 육질이 부드럽고 씹는 맛이 우수한 신선육도 추천했다.

롯데백화점 박봉규 식품MD는 지자체와 연계해 개발한 ‘칡소 한우세트’와 ‘청풍명월 한우세트’를 권했다.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쥴브로슈낭 포도씨유세트나 화성다도 보이차 특선 등 저렴한 웰빙식품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이밖에 홍삼을 비롯해 글루코사민, 비타민, 오메가 등의 건강기능식품도 실속 있는 건강 선물로 제안했다.

롯데마트는 수산선물세트의 인기를 감안해 올해 수산선물세트 물량을 작년보다 25% 늘렸다. 롯데마트 수산담당 박종호MD는 “웰빙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식성에 맞게 저염 처리한 상품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박MD는 명품굴비세트 외에 제주산 하루방 은갈치와 전년도 추석선물세트 중 고객들이 가장 선호했던 특선 김으로 구성된 명가웰빙세트를 추천했다.

갤러리아 백화점 식품담당 신동혁MD는 독일 정통 수제햄 세트와 친환경 참송이, 노루궁뎅이 혼합 버섯세트, 왕겨를 사용한 친환경 추억 사과세트, 천연 조미료 세트 등 독자적으로 기획한 신규 웰빙 추석선물세트를 추천했다.

■ 가장 무난한 주류 선물 와인

몇 해 전부터 명절선물로 주목 받기 시작한 와인 판매량이 올해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유통업계 바이어들은 전망하고 있다. 와인은 위스키나 민속주를 제치고 주류선물 가운데 가장 무난한 아이템으로 인식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보다 와인선물세트 종류를 20% 이상 늘렸다. 롯데백화점 주류담당 유승현 MD는 ‘신의 물방울 세트’와 ‘프랑스와인 스패셜 세트’를 주목했다.

현대백화점 주류담당 유지훈MD는 2003년도 빈티지 와인 중 프랑스 보르도 1등급 와인으로만 구성한 베스트와인 컬렉션을 추천했다.

명품와인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롯데백화점 그랑크뤼 세트(500만원)나 신세계백화점 ‘샤또 무똥 로실드 82년산’(250만원), 갤러리아백화점 ‘본미르, 뮈지니, 샹몰 2001’(200만원), 미국 명품 와인세트(180만원) 등 초고가 상품도 눈여겨볼만하다.

■ 차별화된 고가형 선물세트

올 추석에는 소비양극화의 영향으로 유통업체마다 프리미엄 선물세트 경쟁이 치열하다.

백화점마다 1500만 원 짜리 코냑을 비롯해 700만 원대 와인과 500만 원 짜리 한과 등 초고가 추석상품들이 즐비하다. 고급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인터넷쇼핑몰도 100만원이 넘는 추석상품을 내놓고 있다.

롯데백화점 유승현 주류 선임상품기획자는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상류층의 욕구가 단순히 최고급이 아닌 차별화된 최고급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상품기획자들은 고가형 선물을 고를 때는 차별화된 명품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색 있는 명품선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올 추석선물 중 가장 값비싼 상품인 ‘루이13세 블랙펄 코냑(Louis XIII Black Pearl)’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코냑으로 알려진, 1906년 레미마르탱 가문만을 위해 특별 제조된 단 한 통의 배럴에서 탄생했다. 롯데백화점은 올 추석 때 한 세트만 한정 판매할 예정이다.

또 롯데에서 준비한 500만원 짜리 한과 ‘담양한과 예인’은 무형문화재 한춘섭 선생이 만든 화각함에 최고급 한과를 담았다.

신세계백화점은 4대째 어란 제조의 맥을 이어온 김광자 명인이 만든 신세계 어란을 21만원에 판매한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희귀과일세트를 49만원에 판매한다. 희귀 과일 세트로는 제주도 소수농가에서 생산되는 희귀망고 2종과 애플망고를 함께 구성한 ‘명품망고 혼합세트 (10입)’로 개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4만9,000원이나 되는 고급 희귀과일이다.

갤러리아 백화점이 개발한 20만 원 짜리 명품 한방 곶감은 이주영 곶감 장인이 수작업으로 깎은 고급 수제 곶감을 한약재료를 태워서 훈증해 만들었다는 희소가치를 자랑한다.

● 그밖에 MD들이 추천하는 웰빙형 추석선물 상품

G마켓 리빙&뷰티사업실의 유수경 실장은 판매자가 직접 만든 천연수제비누 4개 세트(7,000원)를 추천한다.

“가격 부담이 없음은 물론 손수 만들어 성의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에요. 또, 5만원 내외의 선물을 고려한다면 피곤을 덜어줄 흔들의자나 신진대사 촉진에 도움을 주는 안마기도 좋습니다.”

LG생활건강의 성유진 과장은 고품격 화장품 세트 ‘후 왕후세트’를 권한다. 고급크림인 ‘후 환유고’와 함께 ‘산삼동충하초’ 성분을 추가해 중년 여성에게 선물하기 좋다는 것.

애경 마케팅팀 구규우 상무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명화를 선물세트 디자인에 접목시킨 명화 생활용품 선물세트를 추천했다. 비누와 샴푸로 구성된 저렴하고 실속 있는 생활용품 선물세트에 명화를 접목시킨 디자인으로 품격 있는 이미지를 가지게 됐다는 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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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