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교과서·전자칠판·개인단말기 등장으로 분필·필기구 '안녕'매직미러·자동출석체크기·전자사물함 등 최첨단 기자재 비치멀티미디어 기능 강화된 'U-Class' 2015년 현실화 될 듯인터넷 중독·인성교육 경시 등 부작용 막는 대책 마련돼야

<초등학교 3학년인 주한이가 교실에 들어서면 무선출석인증을 통해 자동으로 출석확인이 된다. 무선출석인증시스템에 내장된 학생증을 활용하면 별도의 접촉 없이도 전자사물함을 열 수 있다. 사물함에서 주한이가 꺼내는 것은 교과서나 참고서가 아니라 개인 단말기다. 수업 시작과 함께 선생님이 전자칠판에 저장된 강의내용을 손으로 클릭하자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는 주한이 단말기에 자동으로 수업내용이 표시된다. 주한이는 단말기 하나로 학습은 물론 필기와 과제까지 해결한다….>

공상과학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앞으로 교실에서 종이교과서나 두꺼운 참고서, 필기도구, 분필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어렵게 됐다.

미래형 교실은 유비쿼터스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화한다. 전자칠판, 전자교탁, 전자출석인증체계, 전자사물함, 개인 단말기 등 각종 디지털 장비와 콘텐츠가 기존의 교실 환경을 대체해 지능형 학습장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2015년이면 우리나라에서 디지털교실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싱가포르와 영국, 호주 등지에서는 이른바 ‘U-Class’라는 미래형 교실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돼 현재 실용화 단계에 있다.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교육부에서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해 왔고, 대전 탄방초, 충북 산외초, 전남 백초초, 경남 남강초 등 4개 초등학교의 학생 300명에게 초등5,6학년용 수학 디지털교과서를 시범 적용했다.

교육부는 시범 적용 결과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와 성취도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2011년까지 초등학교 3학년 이상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디지털교과서 적용을 전면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래형 교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지난 6월 미래형 교실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청사 내 ‘U-Class’ 체험관을 구축하기도 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디지털기술이 발전하면서 미래의 교실은 스마트교실로 진화할 것이다”며 “결국 교실이 디지털화함으로써 다양한 기능이 지원돼 수업과 학습의 수월성이 높아질 것이다”고 밝혔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또 교육부와 함께 U-Class 프로젝트를 실시하면서 첨단미래교실을 이끌어 나갈 각종 디지털 장비와 콘텐츠를 제시했다.

전자사물함, 매직미러.

특히 디지털교과서와 전자칠판은 미래형 교실을 주도적으로 이끌 미래교육 기자재의 대표다.

디지털교과서는 유,무선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학습하고 기존 교과서 내용은 물론 참고서, 문제집, 학습사전까지 방대한 자료를 포함한다. 그밖에 동영상, 애니메이션, 하이퍼링크 등 멀티미디어 기능도 제공해 학습 효과를 높이게 된다.

학생들은 각자 개인 단말기를 통해 수업을 받는다. 기존의 칠판은 학생들의 단말기와 상호 통신이 가능하고 다른 도구가 없어도 손으로 글씨를 쓸 수 있는 전자칠판으로 대체된다. 전자칠판은 PC의 기능을 그대로 수행하기 때문에 수업 내용을 녹화해 학생들에게 복습 자료를 제공하고, 결석한 학생도 실시간으로 해당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매직 미러와 전자사물함, 자동출석체크시스템 등도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꼽은 주목할만한 미래형 교실 콘텐츠다.

미래 교실의 벽면을 구성하게 될 ‘매직 미러’는 평상시 거울로 활용하다가 사람의 손이 닿으면 적외선 센서가 이를 감지해 시간표나 수업과제물 등 다양한 수업 정보를 보여주는 신기한 거울이다. 매직 미러는 교실 뿐만 아니라 미래형 아파트나 버스 정거장에서도 활용이 가능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기술을 통해 작동되는 자동출석체크와 전자사물함은 기능면에서 유사하다. 출석체크시스템은 RFID 수신기와 수신된 데이터를 중앙에서 관리하는 서버, 그리고 해당 데이터를 열람할 수 있는 웹과 연동해 학생이 교실에 들어서면 자동으로 확인 작업을 수행한다.

RFID 방식의 전자사물함도 사람이 가까이 가면 자동 인증 과정을 거쳐 잠금 장치가 풀리게 된다. 사물함 내부에는 전원 공급 장치가 있어 개인 단말기 등 각종 전자기기의 전원 충전도 가능하다.

모둠형 책상, 전자교탁.

그밖에 자유자재로 이동이 가능한 모둠형 책걸상과 PC가 내장된 U-테이블, 디지털 필기도구 등도 미래형 교실에서 각광 받게 될 콘텐츠다.

미래의 디지털교실에 대해 관계자들은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기대와 더불어 교실이 디지털화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디지털교실로 인해 인터넷 중독에 빠지거나 통신매체 의존도가 더 심해지는 학생들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미래학습표준화팀의 고범석 팀장은 “미래 교실이 디지털화함으로써 학생들과 교사의 편의를 높이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배움의 장’이자 ‘인성 교육의 요람’이라는 교실의 기본 개념이 경시돼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앞으로 교실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간중심의 교실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미래형 교실이 제대로 정착, 운영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사전 관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디지털교실 실용화와 함께 앞으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콘텐츠 관리 방안 문제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며 “2009년부터 교사, 시스템 운영자, 수업지원 컨설턴트 등 디지털교실과 관련한 연수체제를 본격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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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희 기자 leonelga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