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0주년 新마케팅… 보장자산·은퇴설계 뛰어넘어 본질적 보험 가치에 집중

자산증식이나 은퇴설계 상품에서 이제는 ‘가족’ 개념으로….

올 한 해 생명보험업계에 ‘가족’이 마케팅의 새로운 코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해까지 생보 업계의 화두라면 보장자산 상품과 은퇴설계 캠페인이 대세. 모두 상품 중심의 자산준비 차원에서 접근했었다.

하지만 교보생명이 연초부터 가족애를 강조한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벌이면서 보험 문화의 패러다임 변화를 시도하고 나섰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교보생명은 ‘보험은 가족사랑’이라는 모토로 생명보험의 가치와 필요성을 제기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본격 전개한다. 이름하여 ‘가족사랑 프로젝트’. 고객의 종합적인 생애 설계를 우선시하는 장기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다른 캠페인과 크게 차별화된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가족의 중요성을 알리고 생명보험의 본질적 가치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을 전개함으로써 고객이 스스로 보험의 필요성을 느끼도록 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즉 단순한 보험상품 판촉 캠페인이 아니라 가족애를 실천하자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해 보험문화의 틀까지 바꾸겠다는 것. 새해에도 보험업계의 마케팅 전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교보생명의 이러한 파격 시도는 업계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가족보장, 노후보장을 위한 교보생명의 공격적인 마케팅 컨셉트는 새로 선보인 창립 50주년 엠블럼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생명보험의 가치를 집약한 ‘가족, 꿈, 사랑’이라는 세 단어를 숫자 ‘50’에 담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그림 참조)

이 프로젝트를 위해 교보생명은 지난 해부터 내부역량을 다지는 데 총력을 기울여 왔다. 4,000여 임직원이 직접 유서를 쓰고 임종체험을 해 눈길을 끌었는데 이는 임직원부터 ‘가족의 소중함’과 ‘왜 보험이 필요한가’를 체감해보자는 취지에서였다. 재무설계사(FP)에 대한 대대적인 재교육도 실시했다. 상품판매 능력보다 고객의 생애설계 컨설팅 능력을 키우는데 중점을 둔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 임직원들 유서 쓰고 임종체험도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 해 투자형상품의 열풍 속에서도 교보생명은 다른 생보사와는 달리 가족생활을 보장하는 상품 판매 비중이 자연스럽게 늘었다.

교보생명측은 “지난 12월 현재 대표적인 가족보장 상품인 종신보험 판매 비중은 25% 수준으로 국내사 중 가장 높다”며 “올해 말까지 35%, 2010년까지 40%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수익률을 앞세운 투자형상품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시장흐름에 편승하지 않고 가족보장, 노후보장이라는 보험 고유 영역에 집중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교보생명은 올 한 해 ‘보험은 가족사랑’이라는 컨셉의 광고를 TV와 신문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더불어 가족을 주제로 한 UCC, 수기공모 등 다양한 고객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 ‘가족의 재발견’이라는 단행본도 발간했는데 이 책자는 시인 김용택, 소설가 한수산 씨 등 사회 각계 명사들의 인터뷰, 에세이 등을 통해 가족의 의미와 소중함을 담아냈다.

20만부를 고객에게 무료로 배포할 계획. 가족애를 화두로 본격적인 마케팅 경쟁에 뛰어든 교보생명의 행보가 향후 생보 시장의 흐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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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