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푸른 바다의 매력에 빠져보세요"가창력 뛰어난 섹시 댄스걸, 일본 가요계 진출로 새로운 도전

[스타 데이트] 바다
"깊고 푸른 바다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가창력 뛰어난 섹시 댄스걸, 일본 가요계 진출로 새로운 도전


몰라보게 밝아졌다. 그룹 S.E.S 시절, 리더 바다(23ㆍ본명 최성희)는 방송가에서 조용하기로 유명했다. 도통 말수가 적고, 매니저를 제외한 남성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을 정도로 찬바람을 뿌렸다. 그러나 그룹의 해체(2002년 12월) 이후 지난해 10월 첫 솔로 앨범 ‘새로운 날에(A DAY OF RENEW)’ 를 들고 나온 뒤로는 영 딴판이다.

크리스마스 다음날 압구정의 한 까페에서 만난 바다는 자리에 앉자마자 수다보따리부터 풀었다. “크리스마스 이브 날 라디오 방송만 다섯 개를 뛰었어요. 가수들은 크리스마스 때 더 바빠요. 그래도 (12월)22일이 친한 친구인 은주(영화배우 이은주) 생일이어서 파티 기분은 그때 다 냈죠.”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크리스마스 날 패션 스타일리스트에게 전한 선물 얘기며, 모임에 늦게 나온 그녀를 위해 친구들이 새벽까지 케이크도 안 자르고 기다린 사연, 그리고 그날의 특별한 옷차림까지…. 그렇게 한참이나 크리스마스로 이야기 꽃을 피우던 바다가 갑작스레 물었다. “저 너무 웃기죠?” 스스로도 변한 모습이 놀라운 모양이다.

버거웠던 SㆍEㆍS 맏언니 자리

그럼 ‘도도한’ 바다는 조작된 것이었을까. 솔직히 바다에게 S.E.S의 맏언니 자리는 버거웠다. 열 여덟 살 나이로 처음 연예계에 발은 내딛은 게 전 국민의 관심을 받는 그룹의 리더였으니. 이제야 너무 커서 땅에 질질 끌리던 옷을 벗어 던진 기분이다. “무거운 책임감을 내려놓아 편하다. 지금은 오해를 받아도 혼자서 풀면 되니까 부담이 없다.” 그 동안 줄곧 의젓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실제로는 1남 2녀의 막내답게 귀엽고 발랄하다.

알려졌다시피 바다는 음악보다 요정 같은 상큼한 외모로 인기를 누렸던 ‘소녀 그룹’ 출신이면서, 또래 중 드물게 ‘노래가 되는’ 가수의 한 사람이다. 워낙 가창력이 뛰어났던 터라 솔로 앨범에 걸었던 기대가 컸던 것은 당연. 그러나 바다는 솔로 앨범에서 파워풀한 가창력을 뽐내지도, 독특한 음악성을 내세우지도 않았다. 대신 가볍고 경쾌한 리듬의 댄스 음악으로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갔다. 그녀는 “당돌하게 들리겠지만, 가창력에만 나를 묶어놓긴 싫었다”며 그저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음악이라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S.E.S의 ‘소녀’를 벗고, 성큼 ‘숙녀’로 다가선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섹시 컨셉이다. 타이틀곡 ‘Music’을 부르면서 탱크 톱에 엉덩이를 살짝 노출하는 골반바지 의상으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2004년은 그래서 팬들에게 더 짜릿한 흥분을 안겨줄 것 같다.

“감각적인 것에 대한 호기심이 강해요. 하지만 이제 스물 네 살이라 아직 표현 못한 부분이 많죠. 여성미를 자연스럽게 풍길 수 있는 때를 간절하게 기다려요.”

앞으로 더 파격적인 무대를 만들겠다며 ‘섹시 아이콘’을 선언하는 바다의 음악적 스승은 아버지 최장봉씨. 국악인 출신의 (무명) 가수인 그는 스타인 딸에게 늘 “자연에서 예술의 위대함을 배우라”고 가르쳤다. “노래 연습 기간에는 꼭 여행을 가요. 자연의 품 안에서 노래를 실컷 부르면 몸 안에 에너지가 넘쳐 나죠.”

아버지와 자연을 절대적으로 따르는 바다는 미래의 ‘임’을 향한 마음도 활짝 열어두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다 버리고 따를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며 기왕이면 자신의 노래하는 모습에 반한 사람과 연을 맺고 싶다고 한다. 가창력이 닳아서 없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그녀의 음악적 매력을 매개로 한 사랑도 변함이 없으리라는 생각에서다.

“가요계 ‘태풍의 눈’ 되겠다”

가수로서 바다의 꿈은 이제 가없이 깊고 푸른 물을 만났다. 솔로 음반 ‘새로운 날에’는 두 달여 만에 15만장이 팔려나갔다. 요즘 같은 음반 불황 업계에선 상당한 자존심을 지킨 성과이다. “음반 팔기가 너무 어려운 상황에서 성원을 해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다”며 1월 말로 약 3개월 간의 짧은 활동을 접을 예정.

2집 활동을 재개하는 여름 무렵엔 가요계 ‘폭풍의 눈’이 될 각오다. “일본 기획사와 계약을 추진 중이에요. 머지않아 일본 가요 시장이 개방돼 우리나라 음반업계를 위협할 텐데, 역으로 치고 나가 일본에 한국 가수의 위세를 널리 떨치고 싶어요. 보아가 아직 (나이가 어려) 도전해보지 못한, 성숙한 음악이 제 몫이죠.” 노래와 춤, 미모라는 대중 가수의 3대 요건을 두루 갖춘 바다의 음악은 현해탄 너머에서 그 신비한 매력을 한층 진하게 뿜어낼 기세다.

● 프로필

생년월일: 1980년 2월 28일 키: 164cm 몸무게: 47kg

혈액형: AB형 가족사항: 1남 2녀 중 막내

학력: 안양예고-단국대 연극영화과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4-01-02 17:57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