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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탐구] 황신혜
그 나이에 얼굴 되고, 몸 되는 성격 '짱' 털털이 미인
느긋하고 쿨한 감성으로 제2 전성기, 눈부신 외모에 인간미까지


성형외과 의사들 조차 이목구비의 균형을 격찬한다는 황신혜. 그는 한국사회에서 미인 개념의 ‘터닝 포인트’가 된 배우다. 이전까지의 미인들이 온갖 고초를 참고 견디는 현모양처 상이었다면 1986년 데뷔한 황신혜는 원래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란 미녀처럼 보였다. 그는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대표 미인으로, 당시 대중이 외쳤던 “오! 황신혜”는 한국 사회가 비로소 가난에 대한 열등감을 씻어냈다는 느낌까지 줬다. 결혼 후에도 성적 긴장감을 유지하며 요즘말로 ‘쿨’한 여성의 원조인 황신혜, 그녀의 매력을 탐구했다.


△ 깍쟁이에서 애교만점 연상 여인으로





영화 <첨밀밀>의 감독 진가신은 “장만옥은 아무 생각이 없다. 그래서 좋은 배우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아마 그가 황신혜를 만나도 같은 말을 하지 않을까? 배우에게 생각이 지나치게 많은 건 때론 독이 될 수 있는 법. 황신혜는 정말 아무 생각없이 자기를 비우고 그 속에 어떤 배역이든 들어오게 한다.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도 늘 “연기에 대한 운명론을 믿거나, 이거 하다 죽자는 생각으로 매달려온 건 아니에요. 하다가 지루하면 잠시 쉬려고도 했었고 도저히 못하겠다 싶으면 그만 둘 생각도 했어요.”라고 말한다. 이런 느긋한 기다림과 여유로움이 빛을 발하는지 그는 지금 확실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연상연하 부부의 닭살 애정행각이 배꼽을 쥐게 만드는 <천생연분>을 보는 시청자들은 황신혜의 천연덕스런 연기에 혀를 내두른다. 시원하고 편하다는 이유로 남동생이 입는 트렁크 팬티를 입고 집안을 돌아다니는가 하면 이 사이에 김이 낀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하고 결혼한 뒤에는 빠듯해진 살림에 머리는 노란 고무줄로 질끈 동여매고 극중 남편의 늘어난 런닝셔츠를 걸쳐 입은 채 집안을 누비는 씩씩한 아줌마로 등장한다. 늘 도회적인 세련된 이미지를 고수해온 그녀이고 보면, 대단한 변신이다. 만약 10년 전에 이런 역할을 제안했다면 황신혜가 할 수 있었을까? 아니 응하기나 했을까? “결혼하고, 나이가 들면서 더 편안하고 여유로워진 것 같아요.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나이를 먹어 간다면 좋겠어요.”

△ 운동을 통한 철저한 자기관리

어머니가 꿈속에서 하늘나라 정원사였는데 크고 탐스런 꽃을 한아름 꺾어 가슴에 안는 태몽으로 태어났다는 황신혜는 ‘컴퓨터 미인’으로 오랜 시간 대중 속에 군림했다. 태평양 화장품 모델로 활동하다가 MBC 탤런트 16기 공채에 합격하면서 <내 마음은 풍차>로 데뷔했는데 그 후 <첫사랑>을 통해 단박에 신데렐라가 된다. 이어 배창호 감독의 영화 <기쁜 우리 젊은 날>을 통해 관객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했고, 1990년 <열방 각하>에서 졸부를 유혹하는 카페 여주인으로 나와 미모에 갇혔던 자신의 연기 세계를 넓혔다.

그 누구도 흐르는 세월은 막을 수 없다고 했건만 불혹을 넘긴 황신혜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 하다. 어리고 발랄한 얼짱 스타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머리를 내미는 가운데도 그는 20대 뺨치는 건강미를 자랑한다. 그와 10년 여 절친하게 지내는 디자이너 지춘희는 “연예인 중 신혜처럼 부지런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고 평할 정도다. 몸매 관리에 관해선 성실의 수준을 넘어 엄격하리만큼 치열하다. 출산 후 한달 만에 미국 뉴욕에 갔을 때는 호텔방에서 스트레칭 등 각종 체조를 하며 1시간 넘게 땀을 흘려 남편을 놀라게 했다. 임신 중 15㎏ 늘었던 체중이 딸 백일도 못돼 임신 전으로 회복됐다. 아무리 바빠도 하루 2시간 이상은 헬스클럽에 나가 운동을 한다고 하니, 완벽한 각선미는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 차돌박이에 소주 즐기는 털털한 그녀



황신혜를 좀 깊이 아는 지인들은 일단 두 가지 측면에서 놀란다. 첫째는 겉보기와 달리 성격이 엄청 소탈하다는 사실이고, 둘째는 웃음소리가 매우 독특하다는 것이다. 그는 가족들 외식이나 친구들 모임 장소로 고기집을 즐겨 찾는데 특히 삼각지 허름한 골목에 붙은 차돌박이 구이집은 단골 가게다. 당대의 미녀가 이토록 소박한 식당에 단골로 다닌다는 사실에 내심 놀라지 않을 수 없는데 술은 또 소주를 즐긴다. 잠시도 상대방이 술잔을 테이블에 내려놓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데 잔을 채우기가 무섭게 “자~마셔요”라고 채근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귀엽다.

또 하나 그는 별 것 아닌 농담에도 웃음을 잘 터뜨리는데, 문제는 그 웃음 소리다(아주 가까운 사람 아니면 들을 기회가 없다). 글로 표현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아래서부터 ‘으흐흐흑흑!’하고 올라가는 웃음 소리가 하도 해괴해 ‘월하의 공동묘지’가 생각날 정도다. 세상 어느 누가 한국 최고의 미인이 그렇게 웃을 거라고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우스갯소리를 듣는 것도 무척 좋아한다. 촬영 중간 자투리 시간이 날라치면 주변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얘기해달라”고 졸라대는 그를 종종 볼 수 있다.

△ 영원한 미인의 대명사

데뷔 후 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황신혜’란 이름 석자는 그레타 가르보나 마릴린 먼로같은 영원한 미인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다. 그를 좋아한다는 신세대 젊은이들이 록그룹 이름을 아예 ‘황신혜 밴드’라고 지어 활동하고 있으니 그 인기의 생명력도 가히 대단하다. 끊임없는 노력과 철저한 자기관리로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황신혜. 눈부신 외모에 인간미까지 더해져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김미영 자유기고가 minju@hotmail.com


입력시간 : 2004-02-1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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