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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탐구] 송선미
"맛있는 연기하는 멋있는 배우 될 거예요"
꾸밈없고 직선적인 성격, 내면의 연기 세계에 몰입


만우절이라는 핑계로 ‘거짓말의 추억’을 먼저 물었다. “음… 고등학교 때 새 책 산다고 부모님께 받은 돈으로 헌 참고서 사고 남은 돈으로 함박 스테이크 사먹은 적이 있어요.” 햄버거도 떡볶이도 아닌 함박 스테이크라니, 고등학생이 해치운 음식치고는 제법 호사스럽다고 하자 “그때는 돌아서면 배가 고팠거든요. 키가 크려고 했는지 하루 4끼 이상 먹었다니까요. 함박 스테이크는 특히 좋아하는 음식이고요.”

172㎝의 키에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는 송선미. 솔직담백한 성격 이면에 ‘영혼을 울리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다부진 각오를 지닌 이 성숙한 여인네의 면면을 들여다보자.


- 30대의 안정된 연기자로 재도약





송선미는 1996년 슈퍼 엘리트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처음엔 운이 좋아 술술 풀렸다”는 그의 말대로 모델대회 입상에서 드라마 <모델> 캐스팅까지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그러나 막연한 동경으로 시작된 연예계 생활은 그리 만만치 않았다. 장밋빛 화려함 보다는 많은 노력과 고통이 뒤따랐고, 부산에 있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다 보니 외로움도 엄습해왔다.

한때는 연기를 그만두려 한 적도 있다. 모델 일을 접고 <미술관 옆 동물원>의 다혜 역을 시작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동했지만, “배우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럽다”는 자학에 시달렸고 “겁이 나 다음 작품 고르기조차 힘들었다”고 한다. 그때마다 “딱 1년만 더 해보자”는 다짐으로 지금까지 견뎌냈고, 그 동안 그의 필모그라피에는 영화 <두사부일체> <도둑맞곤 못살아> <국화꽃향기> <은장도> <목포는 항구다> 등이 추가됐다. “이제 30대잖아요. 사물이나 세상을 보는 제 관점이 생긴 것 같아 좀 안정이 돼요. 20대에는 좌충우돌 우왕좌왕했는데….”

방황기의 그를 일으켜준 작품은 영화 <두사부일체>. 고등학교 영어 선생님으로 출연했는데 정웅인과 호흡을 맞춘 코믹 로맨스가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정준호, 임창정같은 날고 기는 만능 엔터테이너들과 함께 연기한 것도 소중한 경험이 됐다. 실제로 소주 한 병을 들이키고 찍은 노래방 헤드뱅잉 장면은 지금도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 사람구경이 취미인 엉뚱한 아가씨

성격은 보기보다 솔직하고 꾸밈없는 편이다. 매사에 분명하고 때론 직선적이다. 모델대회를 통해 데뷔했음에도 “모델은 처음부터 관심 없었다”고 딱 잘라 말한다. 데뷔 초창기 만나자마자 반말을 하는 잡지사 기자들에게 불쾌함을 피력했다가 표지모델 자리를 여러번 뺏기기도 했다. “아닌 건 아닌 거 잖아요. 처음 만나 대면 대면한 사람들과도 애써 친한 척 오버해서 어울리는 게 싫어서 쇼 프로그램 출연하는 것도 사실 불편해요.”

취미라면 운동과 사람구경하기. 운동이야 잘 다듬어진 몸이 반증하고 있다지만 ‘사람구경’이 독특하다고 했더니 “어릴 적부터 남들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게 습관”이란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은 칠판 보는데 자신은 선생님 눈만 쳐다보고 있다가 “꼬시려 한다”는 누명을 쓰고 왕따를 당했으며, 등교 길에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지각하기 일쑤였단다.

그 다음으로 좋아하는 건 요리. 소문난 맛집은 일부러 찾아가서라도 꼭 맛보는 편인데 바쁜 일정 탓에 요즘은 탕 종류만 질리도록 먹고 있다고 투정이다. 소문난 미식가가 매일 똑같은 음식을 먹을래니 오죽할까.

- 멋이 있는 배우, 인간성이 좋은 배우



앞으로의 소망은 ‘좋은 배우’가 되는 것. 송선미에 따르면 ‘좋은 배우’란 멋이 있는 배우, 거기에 좋은 인간성이라는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한단다.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시간이 갈수록 많이 달라지고 있어요.몸값이 오른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저를 필요로 하는 데가 많아졌다는 게 기뻐요.”

얼마 전부터 꾸준히 출연하고 있는 <낭독의 발견>이나 새 주말연속극 <장미의 전쟁>에서 보여주고 있는 정신과 전문의 연기를 보더라도 예전과는 한결 달라진 송선미만의 내면 연기가 엿보인다. 조급해 하지 않고 일을 즐기다 보니 이제야 연기의 맛, 연기의 멋을 알 것 같다고.

“연약한 듯 보이지만 알고 보면 나쁜 여자가 되고 싶어요. 선과 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에드워드 노튼이나 부드러움과 강함의 경계를 지우는 메릴 스트립을 좋아하구요.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는 스릴러에요. 맞다. <니키타>의 안느 파릴로 같은 연기도 너무 하고 싶어요.”

어느 날 문득 “평생 연기자의 길을 가겠다”는 생각에 심장이 쿵쿵거렸다는 송선미. 그는 지금 배우로서의 욕심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중이다.



김미영 자유기고가 minju@hotmail.com


입력시간 : 2004-04-0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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