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프로의 욕망 해소법 "통쾌하게 보여드려요"30대 여성의 삶과 사랑 그린 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싸가지 없지만 귀여운 바람둥이, 기대하세요"

[스타줌인] 변정수
불륜프로의 욕망 해소법 "통쾌하게 보여드려요"
30대 여성의 삶과 사랑 그린 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
"싸가지 없지만 귀여운 바람둥이, 기대하세요"


“자유분방한 게 뭐 어때서, why not?”

4월21일 첫 방송되는 MBC 미니시리즈 ‘결혼하고 싶은 여자’(극본 김인영ㆍ연출 권석장)에서 국가 대표급 연애 선수인 승리 역으로 캐스팅된 변정수(30). 자신만만하고 거침없는 이미지는 긍정적 에너지의 화신 그대로다.

변정수는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서 어디서든 당당하고 적극적인 현대 여성으로 나온다. 지난해 MBC ‘앞집 여자’에서 무엇이든 능숙한 슈퍼우먼으로 나왔던 터. 그래서 처음 캐스팅 제의를 받았을 때는 썩 내키지 않았던 게 그녀의 솔직한 심정이다. 이미지 변신을 위해서도 ‘소녀 가장’으로 나오는 순애 역이 더 탐났다.

그러나 대본을 읽고 군말 없이 제의를 받아들였다. 무릎을 탁 쳤다고 한다. “이건 딱 변정수야. 대사가 입에 착착 붙고….” 그녀의 말대로 승리는 많은 부분에서 변정수 자신의 모습과 오버랩 된다. 개성 강한 그녀가 아니면 소화해 내기 어려운 독특한 캐릭터다. ‘바람난 여자’의 완결판쯤 될까. 문제는 이 진정한 선수(?)가 상대의 나이가 많든 적든,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남자라면 종류가 가리지 않는다는 점.

- 변정수만이 그려낼 수 있는 캐릭터

“같은 아파트에 사는 어린 남학생에게 과외를 시켜준다고 접근해 ‘Have you ever been kissed?’ 하며 꼬실 정도로 불륜의 프로죠. 남들이 못하는 행동이나 말을 거침없이 보여주니 속시원해요.” 변정수는 은밀한 욕망을 분출하는 것에 대해 통쾌해 한다. “어떡하면 더 싸가지 없게 보일까 고민해요.”

‘결혼하고 싶은 여자’는 30대 여성들의 사랑과 삶을 경쾌하게 들어다 보는 드라마. 오랫동안 사귀던 애인에게 갑자기 이별 통고를 받고 상심했다가 이를 극복하는 방송사 기자 신영(명세빈 분)과, 애인이 딴 여자와 몰래 여행 가는 것을 발견하고 결별한 뒤 홀로서기에 나서는 스튜어디스 순애(이태란 분). 그리고 남성 편력에 가까운 과거를 숨기고 재벌가의 며느리로 들어간 갔다가 외도로 ‘파란 눈의 아이’를 낳고 이혼하는 승리 등 여고 동창생 3인의 ‘바람 많은 인생’을 가벼운 터치로 그려간다. 한국판 ‘섹스 인더 시티’인 셈이기도 하다.

지난해 ‘앞집 여자’로 우리 사회에 ‘유쾌한 불륜’이란 화두를 던진 데 이어 이번에는 ‘당당한 이혼’이란 코드를 부각할 조짐이다. “이혼한 게 무슨 죄라고 숨죽이고 살아야 하나요. 좀 당당해졌으면 좋겠어요.”

고개 숙인(?) 여성들에 대한 당부는 더욱 절절하다. “여성들이 좀 더 자신감을 가져야 해요. 우리나라 여성들은 너무 자기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 청량한 웃음과 도발적인 매력

사실 평범한 30대 전후 한국의 아줌마들에게 변정수는 별세계의 여자다. 결혼 10년차에 일곱 살 난 딸 채연을 두고 있는 아줌마가 20대 처녀 뺨치는 ‘예술’ 수준의 몸과 피부에, 사이다 같은 청량한 웃음과 도발적인 매력을 지녔으니….

동년배 아줌마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질시의 대상인 변정수. 여자들의 자의식 얘기가 나오니 그녀의 고음(高音)이 한 톤 올라간다. 모델이 되지 않았다면, 오늘날 자신감 과戮?그녀는 없을 거란다.

“학창시절엔 무척 소심했어요. 사람들 앞에 서는 게 죽기보다 싫었어요. ‘일어서서 책 읽어보라’는 것이 두려워, 학교에 가기가 싫었을 정도였죠.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바뀌었냐고요? 나 자신을 드러내는 게 내 일이잖아요. 이토록 좋은데 그 동안 왜 숨기면서 살았는지 몰라요.”

또 하나, 변정수가 들려주는 학창 시절의 아픈 기억이 있다. 그녀가 중학교 2년 때인 1988년 가수 이상은이 MBC 강변가요제 대상을 차지하며 ‘담다디’ 열풍을 몰고 온 바 있다.

“학교 행사 때마다 앞으로 불려 나갔어요. 이상은 닮았다고. 껑충한 키 등 겉 모습만 닮았지 제가 어디 노래할 줄 아나요? 정말 끔찍했어요. 여학생들로부터 팬래터는 많이 받았죠. 레즈비언 소리도 듣고요.”

그 껑충한 키 덕에 대학 1년 때 모델로 데뷔해 10년이 넘게 톱 클래스 모델로서 진가를 발휘해 왔지만 아직 연기자로서는 걸음마 단계인 변정수. 2002년 MBC ‘위기의 남자’ ‘별을 쏘다’로 연기 활동을 시작해 3년째 연기를 배우고 있는 그녀는 앞으로 “모델보다 배우로서의 활동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 연기의 폭을 넓히는데 주력할래요. 또순이 역할이나 비련의 여자 같은 역할에도 도전해볼 생각이에요. 자신 있어요.”

시청자들이 어색해 하지 않을까 우려를 표하자 재빨리 말을 덧붙인다. “튀는 역할만 잘 할 것이라는 고정 관념은 저를 두 번 죽이는 일이에요.”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4-04-14 21:55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