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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탐구] 2004 미스코리아 진 김소영씨
"진짜 미인은 미소가 달라요"
외모와 달리 소탈하고 사교적…서빙 아르바이트로 학비 대기도
연예계 진출 생각없어…전공 살려 컴퓨터 디자인 전문가 될 것


수줍은 신부처럼, 카메라 앞에서 쑥스러운 듯 배시시 웃는 아리따운 처녀 주위로 사람들의 시선이 쏠린다. 은빛 장식이 빛나는 하늘색 원피스 사이로 드러난 뽀얀 우유빛 다리와 잘록한 허리. “우~와! 진짜 이쁘다. 미스코리아 아냐?” 몰려든 사람들의 수근거림은 그대로 들어맞는다. 지난 6월 13일 ‘2004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영예의 진을 차지한 김소영(24)양.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단박에 ‘미의 여왕’임을 짐작케 할 만큼 예쁘다.

하지만 “미스코리아가 된 걸 실감하냐”는 질문에 서슴없이 돌아온 답은 노(No). “어머니께서 1분에 한 번 꼴로 축하 전화를 받는다는 점을 빼면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웃는다. 영광스럽지만, 그 영예에 휘둘리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언제나처럼 버스와 지하철을 번갈아 타며 학교(동덕여대 컴퓨터 디자인과 4년)와 서울 동작구 상도동 집을 오가는 소탈한 그녀가 주간한국을 노크했다.






“살 좀 찌고 싶어요.”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가기 전에 김소영 양은 다이어트 대신 몸무게를 2kg 불리는 체중 증량을 통해 168cm-49kg의 환상몸매를 다듬었다. 평소 피부가 지성이라 피자나 햄버거 같은 기름기 있는 음식을 멀리하는 탓인지 좀처럼 몸에 살이 붙지 않는 마른 스타일이 고민이었다. 그녀는 “너무 말라 보일까 봐 밤에 기름진 음식을 골라 먹으며 일부러 살을 찌우는 것도, 살을 빼는 것 못지 않게 힘들다”는 얄미운(?) 고충을 털어놓는다.


- 미의 비결은 긍정적 성격

대한민국 대표 미인이 아름다움을 가꾸는 비결은 무엇일까. 하루 1~2시간의 헬스와 된장찌개를 즐기는 토종 식성은 차치하더라도 ‘나쁜 일이 있어도 웃을 수 있는 긍정적인 성격’이 최고라고 꼽는다. “젊고 늘씬한 여자들이야 강남에만 나가도 얼마든지 볼 수 있지만, 미소가 편안한 사람이 별로 없고, 진짜 미인은 그게 다르죠.”

미인대회 출전에 관해 ‘외모지상주의’라고 삐딱하게 보는 시선에 관해서도 할 말이 많은 듯 했다. 미스코리아에 선발된 데 대한 자부심도 대단했다. 전공이 디자인인 만큼 아름다움은 그 자체로 충분히 동경과 가치의 대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아요. 외모를 상품화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지덕체(智德體)’ 중 오직 몸만 보는 게 아닐까요? 굳이 외모만 예쁜 여자를 뽑으려 했다면, 무대에 올려놓고 몇 분만 보면 되지 20일이 넘게 합숙할 필요가 없을 거예요.”

기발한 제안도 덧붙인다. “안티 미스코리아와 함께 합숙 기회를 가졌으면 해요. 가까이서 보면 외적 화려함만 쫓는 여자들이라는 편견은 없어질 걸요.”


- 안티 미스코리아와 합숙제안

언제부터인가 미스코리아 대회가 연예계 진출의 지름길로 인식돼 왔던 게 사실이다. 숱한 미스코리아 출신 연예인 스타들이 배출됐다. 하지만 정작 김소영 양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선배는 ‘활동파’ 직장 여성의 길을 걷고 있는 2000년 미스코리아 한국일보 박소윤(27)씨다.

“자기만의 비전을 펼쳐가는 모습이 정말 멋져보여요. 대회 때 졸업(경북대 불문과)하면 홍보 전문가로 활동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 신념을 지켜가는 열정이 대단한 것 같아요. 저도 연예계 진출보다는 전공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싶어요. 지금은 컴퓨터 디자인하면 미국이나 일본을 첫 손에 꼽는데, 앞으로는 한국이 대표적인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이끄는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 되도록 노력할 겁니다.”

요즘 졸업전시회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는 그녀는 “졸업 후 대학원을 거쳐, 유학을 다녀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미의 사절로서, 많은 사람을 만나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데 소홀함이 없을 것이라고 다짐한다. 그녀는 합숙기간 중 한 장애유아원에서 만난 아이?보고 많은 반성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다리가 불편해 휠체어를 타는 열 세 살짜리 여자아이였는데 길을 가다가 자꾸만 뒤를 돌아 보더라구요. 자기 몸 하나 움직이기도 힘든 지경인데 뒤에 동생들이 잘 따라오나 확인하고 배려하는 그 눈빛이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대회 상금 2,000만 원 중 일부를 그 장애유아원에 후원금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 집에 있기 좋아해 ‘집순이’

‘온실 속의 화초일 것 같다’ ‘명품으로 휘감고 다닐 것이다’는 생각은 편견에 불과하다. 서울씨름협회 부회장인 아버지 김상윤(53)씨와 어머니 채수옥(50)씨 사이에 무남독녀로 태어난 그녀는 평범하다. 아니, 괴롭고 슬퍼도 잘 울지 않는 ‘캔디’형이다. 생활력이 강하고, 사교적이기도 하다. 대학교 입학 전부터 커피숍이나 식당 등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비에 보탰다. 급여는 대략 시간당 2,200원 선이었다고 한다.

“명품요? 좋지요. 그러나 명품 핸드백 같은 건 쳐다보지도 않아요. 100만원 짜리라면 하루 5시간씩 석 달 하고도 열흘은 더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잖아요. 주변 친구들한테도 아르바이트를 꼭 해보라고 권해요. 돈을 떠나서, 대인관계를 익히고 살아있는 인생의 공부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거든요.”

별명은 ‘집순이’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늘 방에 ‘콕’ 박혀 지내는 생활 패턴 때문에 생긴 별명이다. 컴퓨터디자인이 전공이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 게다가 취미 또한 방 안에서 구슬을 꿰는 ‘비즈 공예’이니 햇빛 쏘일 시간이 적기 마련이다. 김소영 양은 그래서 “아직 남자 친구가 없는 것 같다”고 푸념한다.

“중견연기자 백일섭 아저씨처럼 푸근하고, 가정적일 것 같은 남자가 좋아요. 서른이 되기 전에 결혼해서 아이 셋은 낳고 살고 싶어요.” 소탈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에 일 욕심도 다부진 김소영 양. 그녀는 진짜 아름답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


입력시간 : 2004-06-3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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