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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침, 나의 삶] 방송인 배한성
명상의 숲에서 하루의 숨 고르기
고요한 새벽에 누리는 삶의 여유, 지나온 시간 되돌아보며 의지 재충전


경기도 평촌에 자리한 작은 산자락. 아침이면 야트막한 모락산을 오른다. ‘명상의 숲’이라는 곳에 다다르면 숨을 고르고 자연과 호흡하면서 명상에 잠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차분히 누리는 삶의 여유. 바로 방송인 배한성씨가 하루를 시작하며 맞는 고요한 아침이다.

매일 바쁜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심신이 축 쳐져 있는 느낌이 든다. 가끔 방송을 마치고 사람들과 술자리라도 하게 되면 몸은 천근 만근 더 무거워 진다.

“하루 중, 그나마 아침 시간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늦잠을 자는 날이 많았어요. 그리곤 힘들게 일어나서 대충 준비하고 나오기 바빴지요. 늦잠을 자면 피곤이 풀릴 것 같은데, 오히려 몸이 더 쳐지고 상쾌하지 않더라고요. 뱃살도 더 늘어나는 것 같고, 그래서 아침에 별다른 일이 없으면 6시 30분에 일어나 뒷산을 올랐어요.”

아침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명상하듯이 모락산을 한 바퀴 돌고 내려오면 대략 한시간 정도 걸린다. 주말에도 다른 스케줄 없으면 아침마다 이렇게 산에 오른다.

콧소리가 인상적인 맥가이버 목소리로 아이들에서 어른까지 우리에게 친근한 인기 성우출신의 방송인 배한성씨. 하루에도 몇 군데씩, 방송 프로그램을 소화하면서 지치지 않은 체력과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 각종 TV 프로그램의 나레이션과 라디오 진행, 13년째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교통방송 DJ 등 그야말로 하루 일정이 꽉 짜여져 있다. 젊은 사람들도 혀를 내두를 벅찬 일정을 왕성하게 소화하는 것을 보면 그는 ‘일복’을 타고 난 것 같다. 또 일주일에 한번은 서울예술대학에서 강의도 한다. 앞으로 방송 문화계를 이끌어 나갈 후학들을 가르치는 일도 그에게는 무척 소중하다.


- 방송 생활 30년, 재충전 시간 즐겨

“우리 나이가 되면 운동 부족과 스트레스로 뱃살이 많이 생겨요. 아침마다 산을 찾으니 뱃살도 빠지고 건강도 좋아지고 무엇보다 정신이 맑아져서 좋아요. 그 전에는 아침도 거르기 일쑤였는데, 운동 후 샤워하고 아침 식사를 하면 밥이 꿀맛입니다. 산에 다녀온 날에는 몸도 가볍고 하루가 거뜬해요."

하루 중 가장 여유 있고 차분하게 생각하는 시간이 바로 아침이다. 그래서 되도록 아침 시간에는 방송 스케줄 등 일정을 잡지 않으려고 한다. 산에 오르고 나서는 아침 신문을 꼭 챙겨서 본다. 말(言)로 사는 직업이다 보니, 시사 상식이나 세상 돌아가는 일을 훤히 뚫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식사 전에는 꼭 양치질을 한다. 입안에 세균이 없고 깨끗해야, 음식 맛을 더 맛있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식사는 국과 찌개가 있는 한식 위주로 먹는다. 잡곡밥이나 콩밥을 주로 먹고 무더운 여름에는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좋은 오이 생채로 입맛을 돋군다. 흔하디 흔한 보약은 먹지 않으나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 종합 비타민을 한 알 챙겨 먹는다. 일이 틀에 박혀 있는 것이 아닌, 소위 프리랜서이다 보니 식사를 제때 챙겨 먹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가능하면 집에서 든든히 먹고 나오는 편이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지 모르게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바쁜 생활 중에서도 여유를 갖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차분히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희망 있는 미래를 설계하는 것입니다.”

머리 속에는 항상 오늘 청취자들에게 들려 줄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방송에서는 상황에 맞춰 때론 진지하게, 때론 재치 있게, 때론 즉흥적인 순발력이 필요하다. 이런 재치 있는 언변과 순발력은 하루아침에 생겨나는 게 아니다. 오랜 경험과 관록이 필요한 것이다.

집에 있을 때는 책과 신문, 영화를 많이 본다. 책과 영화 속에서 방송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화제거리를 찾기도 한다. 또 틈틈이 여행을 즐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그는 풍부한 감성을 얻고 자신을 새롭게 재충전한다.

9월 중순쯤에는 지중해 쪽으로 여행을 다녀 올 계획이다. 단순히 쉬러 가는, 휴양이기보다는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고 답사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했다. 여행은 일상으로 돌아와 일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체득했다. 그에게 여행은 일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자!"

최근 ‘삼팔선’, ‘사오정’ 이라는 말이 유행이었을 정도로 우리의 직장 사회는 불안한 편이다. 배한성씨는 “이런 용어가 유행하는 시대에 살면서 일을 많이 한다는 건은 대단한 행운”이라면서 “일이 많고 바빠서 좋은 것보다는, 내 스스로가 경쟁력을 키웠다”고 말한다. “인력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상품입니다. 소비자들이 원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품으로서의 그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는 방송 생활 30여년간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왔다. 책이든, 신문이든 내면의 교양과 감성을 키우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성우로, 방송인으로, 많은 사람에게 인정을 받고 스타의 반열에 올랐지만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인기 좀 얻었다고 거기에 안주해 노력하지 않고 방송을 했다면 지금의 그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그는 “방송을 잘 한다기 보다는 늘 열심히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한가지 욕심이 있다면 이 방송은 저 사람 이 아니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싶다.

“나를 필요로 하는 시청자들이 있고, 청취자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배한성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 방송 프로는 저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는, 말을 들을 정도가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최선을 다해야겠죠.”



글 / 허주희 객원기자 cutyheo@hanmail.net

사진 / 이상민 프리랜서 사진가


입력시간 : 2004-08-1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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