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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탐구 성공의 조건] 스타커뮤니케이션즈 CEO 조안 리
주저없는 선택과 확신 "나는 후회하지 않았다"
세상을 향해 자극과 감동을 던진 용기있는 삶


누구나 성공을 꿈꾼다. 그러나 사랑이 없는 성공은 공허하다. 그런 의미에서 조안 리. 그녀는 행복한 사람이다. 스타커뮤니케이션즈 CEO로, 여성신문사의 이사장으로 사업적으로 사회적으로도 성공을 했지만, 사랑에서도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사업가로서보다는 ‘스물셋의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 ‘고마운 아침’ 등 자전적인 에세이 집을 출간한 베스트셀러 작가로 더욱 알려져 있다. 94년 출간한 첫 엣세이집 ‘스물 셋의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은 백 만부 이상이 팔리면서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삶과 사랑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용기를 얻었다. 늘 자신이 원하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여 행동을 하는 우리들에게 그녀의 용기 있는 행동은 많은 자극과 깨달음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 자기주장이 강한 고집스런 아이

그녀는 한국의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태어나고 성장했다. 아버지는 엄격하고 가부장적인 가치관을 가진 분이셨고, 어머니 전형적인 한국여성이셨다. 1남 2 녀 중 둘째였던 그녀는 어려서부터 부모님 뜻을 잘 따랐던 오빠 동생과는 달리 자기 주장이 강하고 고집스러운 아이였다. 언제나 좋고 싫은 게 분명했으며, 한번 결심한 것에 대해서는 끝까지 자기 주장을 관철시켰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추석을 앞두고 어머니와 추석 빔을 사러 나간 일이 있었다. 당시만 해도 여자애들용으로 바지를 파는 곳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바지가 입고 싶었다. 소라색 원피스를 사 주고 싶어하는 어머니에게 맞서 바지를 사겠다며 고집을 부렸고 결국 그녀의 의견을 관철했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한번 하고 싶다고 생각한 일에 대해서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녀는 타고난 반골이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어느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인생은 달라진다. 그녀에게도 몇 번의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있었다. 첫 번째 갈림길은 중학교 입학이었다. 당시는 시험을 치러 중학을 들어갔었고 공부 잘 하던 그녀가 경기여중에 들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겨졌다. 그러나 그녀의 생각은 달랐다. 우연히 친구 따라 구경했던 성심학교가 너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신설된 성심학교는 아무런 지명도는 없었지만 따뜻하고 가족적인 분위기에 끌렸던 그녀는 부모님과 선생님의 권유를 뿌리치고 성심학교로 마음을 결정했다. 물론 부모님과 선생님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그녀를 유달리 아끼던 담임 선생님께서는 답답한 마음에 그녀를 데리고 점집에까지 데려갔으니 그 반대하는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하지만 누구도 그녀의 굳은 결심을 막지 못했다.

성심학교는 천주교 학교였다. 성적보다는 성품과 예의, 인성교육을 중요시 했으며, 매주 생활태도에 대해서 점수를 매겨 이를 평가했던 특이한 학교이다. 자신이 원해서 들어오긴 했지만 엄격한 기숙사 생활과 수녀님들의 원리원칙들은 그녀를 갑갑하게 만들었다. 타고난 활달함과 리더십으로 반장을 도맡아 했던 그녀는 늘 권위와 전통에 도전해 물의를 일으켰고 그런 이유로 생활태도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한번은 미술선생님이 사정이 생겨 수업 진행을 못하게 되었다. 당연히 반장이었던 그녀에게 자습을 부탁했는데 그녀는 학생들을 모두 집으로 보냈다. 그리고 자신은 친구 몇몇과 함께 강화도로 바다를 보러 갔다. 물론 들통나 혼 구멍이 났다. 성심학교 대신 경기를 갔다면 그녀의 인생은 어떻게 변했을까? 성심은 그녀?야생마적인 성향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인정했다. 그녀를 괜찮은 인격체로 한 단계 성숙시킨 곳이다.


- 대학 진학, 그리고 운명적 사랑

그녀 인생의 두 번째 갈림길은 서강대 진학이었다. 여기서도 그녀는 남들과는 다른 선택을 한다. 서울대 대신 당시 신설학교인 서강대를 지망한 것이다. 물론 같은 카톨릭 계통의 학교라는 것도 한 원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서강대학교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신입생과 총장이자 신부님이었던 길로연과의 만남이 그것이다. 결혼까지는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녀를 친딸 이상으로 아끼고 보살펴주셨던 수녀님께서도 반대를 하셨고 세상 그 누구도 그들의 사랑을 축복해주지 않았다. 온갖 어려움을 물리치며 결혼을 했다. 하지만 또 다른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세상 물정은 모른 채 신부생활만 했던 남편이 경제적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 동안 그녀는 이 문제로 고민한다. 하지만 새로운 발상을 하게 된다. “남편이 경제적으로 무능하면, 내가 하면 될 것 아닌가. 세상에 남자만 돈을 벌라는 법을 없지 않은가” 이렇게 마음을 바꿔 먹고 본격적인 사회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이후 씩씩하게 가장 역할을 한다. 그렇게 함으로 사랑도 얻고, 비즈니스에서도 성공을 하게 된다. 사소한 일에서도 걸핏하면 세상을 원망하고, 팔자 탓을 하는 사람에 비하면 조안 리는 뭔가 다르다.

그녀는 무엇보다 자신에게 충실한 사람이다. 남의 눈치, 사회적인 인식보다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내가 원하는 것인지에 대해 늘 생각하는 사람이다. 또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믿고 그렇게 행동하며 살아온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자신과의 약속을 소중히 한다. 대학 1학년 방학 때, 그녀는 스스로에게 책 20권을 읽겠다는 약속을 한다. 의욕이 앞선 이유로 어려운 철학 관련 책 위주로 골랐다. 하지만 열흘이 못 되어 재미가 없어지기 시작했다. 1학년 학생이 추운 겨울 방학 때 따분한 책을 하루 종일 읽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겠는가. 다른 사람들과 한 약속도 아니고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기 때문에 포기해도 아무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그 약속을 지켰다. 지루하고 어려운 책 20권을 다 독파했던 것이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후의 짜릿함과 흐뭇함을 그 때 경험했다. 그런 작은 경험들이 쌓이면서 그녀는 자신감을 더해 갔고 오늘날의 그녀를 만든 것이다.


- 현실과의 타협을 거부한 당당함

그녀는 늘 소수의 편에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도 많았고 고생도 많이 했다. 일반인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별로 고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이를 먹을수록 자신의 판단이 옳다는 확신이 생긴다고 얘기한다. 별 생각 없이 사회가 만들어 준 틀에 따라 착실히 살아온 자신의 친구들은 나이를 먹으면서 허무해 하는데 반해 자신은 후회가 없다고 자신 있게 얘기한다. 그녀는 당당하다. 늘 자신 있게 살아왔다. 현실에 타협하거나 안주하지 않았고, 소신을 지키며 살아왔다. 남들이 가는 학교 대신 신설학교를 입학했고, 아무도 축복해주지 않았지만 그녀의 사랑을 믿었고 거기에 배팅을 했다. 또 사업적으로도 당당했다. 조선호텔에 들어가 지배인을 만나 바로 취직을 했고, 커뮤니케이션 관련 사업을 하면서도 늘 당당했다. 여성신문사의 이사장으로 있지만 현 여성운동의 편견과 독선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의견도 서슴지 않는다.

지금의 그녀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다. 그녀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것도 그렇다.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께서 그녀가 숙제로 해온 시를 보고 “참 잘 썼다. 나중에 시인이 되도 되겠다” 라는 칭찬을 해주셨다. 그 이후 그녀는 하루에 한 개씩 글을 쓰기 시작했고 아마 이것이 지금의 베스트 셀러 작가 조안리를 있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학창 시절 많은 영향과 도움을 주었던 주 수녀님도 그녀에겐 소중한 분이다. 지금은 곁에 없지만, 인생의 동반자였던 남편. 이 모두가 그녀 삶의 버팀목이 되었던 사람들이다.

그녀에게는 사랑하는 두 딸이 있는데 친구처럼 지낸다. 큰 딸은 미국에서 마케팅 디렉터로 일하고 있고, 작은 딸은 스위스에서 웹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서로 멀리 흩어져 살기 때문에 일년에 한 두 번 정도 밖에 만나지 못한다. 하지만 이메일과 전화로 자주 대화를 하기 때문에 그렇게 떨어져 있다는 느낌은 없다. 몸은 멀어도 마음만은 늘 곁에 있다는 생각을 한다. 몸은 옆에 있어도 마음이 천리만리 떨어져 있는 것에 비하면 얼마나 좋은 일인지 모른다. 딸들과 이렇게 친구처럼 지내는 데는 예전 아버지의 역할이 컸다. 두 딸은 아버지와 정말 각별했다. 엄마의 잦은 출장 때문에 절대 시간을 아버지와 많이 보내야 하기도 했지만 원래 딸들에게 정성을 다 쏟아 사랑을 했?때문이다. 길로연 신부는 딸들과 떨어져 지낼 떼에도 매일 딸들에게 편지를 쓸 만큼 끔찍한 사랑을 베풀었다.


-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다

그녀에게서는 수도하는 사람의 느낌이 들었다. 치열한 젊은 시절을 보내고,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님 같은 분위기도 풍긴다. 아마 육체적으로 큰 병을 앓고 났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그녀는 인도에 세 번 다녀왔다. 호흡과 명상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매일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왜 사는 건지? 과연 내가 잘 살고 있는 것인지?” 치열하고 분주하게 사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요즈음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서울을 떠나 수지로 이사를 갔다. 매일 아침 묵상과 기도를 하면서 하루를 여는 것도 새로운 변화이다. 돌아보면 사회를 위해 너무 한 것이 없다고 그녀는 고백한다. “그 동안 너무 나 자신만을 생각하며 살아온 것 같습니다. 이제는 하나님을 섬기고 사람들을 도우며 가진 것을 남들을 위해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 그녀의 고백이다.

성공이란 무엇일까? 사회적인 잣대가 물론 중요하다. 많은 돈을 벌고, 사회적으로 인정 받는 것 그것이 성공의 한 척도이다. 하지만 남들 눈에 그럴 듯한 삶을 사느라 자신은 피폐해져 있는 사람을 많이 본다. 그녀는 늘 소수 편에 서 있었고, 위험한 선택을 했다. 그래서 고통도 많이 받았다.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었다. 소신과 용기 있는 선택은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당당한 그녀의 모습이 부럽다.



한근태 서울과학종합대학 교수 kthan@assist.ac.kr


입력시간 : 2004-08-1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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