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사랑'실천하는 마음도 예쁜 여자KBS아침드라마 에서 가정 지켜내는 여인으로 변신장애인먼저 홍보대사 맡으며 장애아에 대한 사랑 키워가

[스타줌인] 배우 정선경
'참 사랑'실천하는 마음도 예쁜 여자
KBS아침드라마 <용서>에서 가정 지켜내는 여인으로 변신
장애인먼저 홍보대사 맡으며 장애아에 대한 사랑 키워가


정선경(33ㆍ본명 김성희)은 배역의 맛을 잘 살리는 개성 있는 연기자다. 1994년 영화 ‘너에게 나를 보낸다’로 데뷔, 이듬해 백상예술대상ㆍ청룡영화제ㆍ대종상 등 3대 영화제의 신인여우상을 석권했을 정도로 일찌감치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인정 받았던 터다. 그로부터 만 10년.

11월 1일부터 전파를 타기 시작한 KBS 2TV 아침드라마 ‘용서’(극본 김지수, 연출 전성우)를 통해 처음으로 일일 아침 드라마에 나서는 그녀는 마치 신인 같은 말투로 소감을 밝힌다. “떨리고 걱정돼요. 처음 하는 아침 드라마에다, 정통 멜로 드라마에요. 재미 위주로 흐르는 가벼운 드라마가 아니라서 많이 기대가 돼요.” 10년이란 세월에도 변함없이 연기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듯.

- 성숙한 여인의 모습으로 돌아와

지난 6월 종영된 MBC ‘귀여운 여인’의 연하 제자와 결혼에 골인하는 말괄량이 아가씨나 지난해 KBS ‘무인 시대’에서 세상을 호령하는 이의민을 휘두르는 그의 아내 역 등 개성 강하고 대가 ‘센’ 여자의 이미지가 또렷하게 남아있는 정선경은 이번 작품에선 전혀 다른 모습에 도전한다. 긴 웨이브 머리를 헤어핀으로 곱게 고정시킨 여성미 물씬한 헤어스타일에서 드러나듯, 완연히 성숙한 여인의 느낌이다. “그간 개성 강한 역할들이 어필했지만, 이젠 부드러운 여인의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싶어요.”

‘용서’는 아침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불륜과 가족애를 묘하게 섞은 작품. 2004년판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 할 법 하다. 정선경이 연기하는 인영은 외도에 빠진 남편 김형우(정보석) 때문에 괴로워 하는 불임 여성. 남편이 불륜으로 다른 여자와의 사이에 아이를 갖게 되자, 결국 남편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그 아이까지 데려오는 여자다. 매사 당찬 현대 여성의 이미지를 지닌 정선경은 이런 인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어떻게 보면 인영은 답답한 면이 많죠. 실제 저라면 그렇게 남자에게 매달리지는 않을 거에요. 허긴, 또 모르죠. 진심으로 사랑한다면요.”

- "유부녀 역할엔 이력이 났어요"

데뷔 시절, ‘엉덩이가 예쁜 여자’로 뭇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했던 정선경. 아무리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미모인데다 아직 결혼도 안 처녀인데, 불임에 남편의 외도로 고민하는 중년 여성의 연기가 그리 달갑지는 않을 법하다. 그러나 정선경은 꼭 그렇지는 않은 듯 했다.

“장희빈(95년)으로 방송 데뷔를 한 걸요. 유부녀 역할엔 이미 이력이 났어요.앞으로도 주부이든, 할머니 역할이든 상관없어요.”그래도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냐고 묻자, “워낙 재미있게 글을 잘 쓰는 작가들이 많아 특정 캐릭터를 콕 짚기는 어렵다”며 “그저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모범 답안을 내 놓는다.

정선경은 이 같은 반듯한 사고 방식처럼, 성실한 행동으로도 연예계에 귀감이 되고 있다. 2002년 8월부터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상임 대표 이수성)의 홍보 대사로 활동해 온 그녀는 임기 2년 동안 이 단체가 주관한 공익 광고에 무료 출연하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갖도록 돕고, 드라마 촬영장에 장애 어린이들을 초청해 격려하는 등 봉사 활동도 아주 열심히 하기로 정평이 났다. 최근 이 운동 본부의 홍보 대사에 또 다시 위촉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기까지 하다. “좋은 일이라니까 첨엔 그냥 제의 받고 응한 것이었어요. 하지만 매달 홍보대사로서 장애 어린이들과 만나다 보니, 이젠 가족같이 친근하게 느껴져요.”

단순한 일일 봉사의 차원을 벗어 나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 올 초에는 연세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얼마 전 공익 광고를 촬영할 때 장애 아동을 입양한 가족들을 만났어요. 아이의 표정이 너무 밝고, 촬영을 구경 온 형들도 참 예의가 바르고 의젓해서 무척 부러웠어요. 대학원을 졸업하고 나면 저도 좀 더 구체적인 사회 복지 실천 방법을 실천하면서 살고 싶어요.”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4-11-10 14:40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