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중심경영으로 기업혁신 도모미래성장기반 확충에 전략 집중, "효율적 공기업상 만들어갈 것"

[인물포커스] 한국전기안전공사 송인회 사장
고객중심경영으로 기업혁신 도모
미래성장기반 확충에 전략 집중, "효율적 공기업상 만들어갈 것"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새해를 맞아 대대적인 경영 혁신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공기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직위 공모제를 도입하는가 하면 고객인 국민들을 대상으로 획기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참여 정부가 강조하는 국정 원리인 ‘원칙과 신뢰’, ‘공정과 투명’, ‘대화와 타협’, ‘분권과 자율’ 등을 경영 근간으로 삼아 대국민 서비스 기관으로서 효율적 공기업의 모습을 그려 나갈 생각입니다.”

한국전기안전공사 송인회 사장(53)은 “취임 후 6개월간 유능하고 의욕이 넘치는 직원들로 경영 혁신 위원회를 구성, 밤낮을 가리지 않는 작업 끝에 경영 혁신 로드맵을 완성했다”며 을유년 새해를 맞아 강력하게 실천에 옮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강조하는 경영 혁신의 목표는 고객 가치 극대화, 미래 성장 기반 확충, 신바람 나는 기업 문화 구축 등이다. 이를 위해 고객 중심의 경영, 핵심 역량의 강화, 효율 중심의 운영, 성과 중심의 보상이라는 전략을 적극 펼치겠다는 것.

“국민과 고객은 높은 품질의 다양한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안전공사가 수행하는 고유 사업에 민간 부문을 참여시켜 달라는 요구와 정부 산하 기관의 업무를 혁신시켜 달라는 사회적인 요청이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강력한 경영 혁신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다.

공기업 첫 직위 공모제 도입
송 사장은 경영 혁신의 성공 여부를 사람에게서 찾았다. 국가 경영, 회사 경영은 모두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평소 지론에서다. 그래서 시도한 것이 기획 관리 이사의 공모 선임제다. 공기업으로선 처음이다. 이와 함께 사내 직위 공모제를 실시하고, 적극적인 업무 추진을 위해 전결 권한을 하부에 대폭 이양했다. “산업자원부를 설득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민간 부문에서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우수 인력들이 대거 지원한 덕분에 결과에 대해 크게 만족하고 있습니다.”

송 사장이 민간 분야의 우수한 인력을 활용하게 된 것은 잘 훈련되고 경험이 풍부한 고급 전문 인력들이 이쪽에 많아, 이들을 활용하는 것이 국가 성장 발전에 유익하다는 판단에서다. 송 사장이 고객 중심의 경영을 펼치겠다고 선언한 것도 역시 사람을 중요시하는 인본주의에서 나왔다. 법정 검사, 점검 기관으로서는 최초로 실시하는 서비스 리콜 제도와 전기 안전 스피드콜 제도, 고객 만족 센터와 온라인 민원 처리 시스템인 고객관계관리시스템(CRM) 등을 구축하는 것도 모두 고객인 대 국민 서비스 혁신 차원에서다.

업무에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을 구사, 순서를 둬 핵심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IT기반인 자동 사고감지시스템(KAF) 구축과 수익 사업 개발, 경력개발제도(CDP) 도입, 권한과 책임이 대폭 강화된 사업부제 도입 등을 적극 추진할 생각이다.

송 사장은 철저히 신상필벌을 강조한다. 성과중심으로 회사를 경영하기 위한 포석이다. 사내 직위공모제와 다면평가제도의 확대 실시는 물론 성과 보상제도 확대에 따른 인사제도의 개선과 승진제도 개선, 그리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우리 공사 3,000여 임직원이 하나가 되어 경영 혁신을 적극 추진하면, 2007년도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먼저 현재의 101%대인 사업 수익률은 116%대로, 청렴도 지수는 70점 대에서 90점 대로, 고객 만족도는 65점 대에서 80점 대로, 전기 화재 점유율은 현재 28%대에서 25% 이하로 감소되는 등 큰 성과를 얻게 될 것입니다.”

안전문화 선도하는 공기업
송 사장은 전기안전공사가 변화와 혁신을 통해 21세기 초일류 공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여기에는 또 하나의 전제 조건이 있다. 바로 대화와 타협을 근간으로 하는 성宕?노사 관계다.

송 사장은 노동 문제에 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그는 대학 재학 시절 국내에 노동 관련 서적이 전무하다는 것을 알고 영국의 시드니 앤 베아트릭스 웹이 저술한 ‘노동 조합의 역사’를 번역, 필사본으로 노동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나눠 주기도 했다.

송 사장은 ‘노사’라는 표현보다는 ‘노경(勞經)’이라는 말을 즐겨 한다.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노동조합이라는 것이 산업혁명 후 커다란 자본에 대항하기 위한 노동자의 결사체 조합이기 때문에 노사 관계가 대립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

게다가 우리나라의 경우는 정치적으로 독재 정권 하에서 경제 발전이 압축적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노조에 대한 탄압과 억압으로 얼룩져 대화와 타협의 성숙된 문화를 가꾸어 가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취임하자마자 ‘노경 협력’을 주창했고 대화와 타협을 근간으로 하는 ‘신노경 문화 창출’을 슬로건으로 제시한 것도 바로 이 같은 그의 노사관에서 비롯됐다. “공기업의 노사 관계는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공기업의 사용자는 엄밀히 말하면 국민입니다. 따라서 공기업의 사장은 국민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정부가 임명한 경영자입니다. 따라서 노사보다는 노경이란 말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노조를 경영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는 송 사장은 매월 셋째주 목요일을 사장과 노조위원장, 지역본부장, 노조지부장들이 참여하는 ‘노경 협력의 날’로 정하고 본사와 전국 각 지역본부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 제 34조는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재해를 예방하고 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 해야 할 의무가 국가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송 사장은 “참여정부는 21세기 우리나라의 새로운 도약과 함께 통합되고 균형잡힌 성숙한 사회로 발전해야 하는 과제로서, ‘더불어 사는 균형 발전 사회’를 3대 국정 목표 중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균형 발전 사회를 지향하는 현대 복지 국가에서 국가 행정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국민의 안전한 생활을 보장하고,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것.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전기로 인한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전기 설비에 대한 검사와 점검 업무를 수행하고, 전기 안전에 관한 조사, 연구는 물론 기술 개발과 홍보 업무를 수행하는 안전 관리 전문 기관 입니다. 산업자원부 산하 공기업으로서 재난 발생시 재난의 수습, 복구를 책임지도록 정부가 지정한 재난 관리 책임 기관입니다.”

대화와 타협의 성숙한 노사관계 구축
송 사장은 최근 전기 설비가 대형화, 첨단화, 복잡화 됨에 따라 전기로 인한 재해의 가능성과 위험성은 점점 커지고 있는 반면, 국민의 생활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일상 생활에서 국민의 안전에 대한 욕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고도 산업 사회에서 전기 안전을 위한 전문 기관인 한국전기안전 공사의 기능과 역할, 사명 등이 더욱 요구되는 때라는 것.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안전문화를 선도하는 기관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안전 관리 조직은 공공재로서의 안전ㆍ경계성ㆍ가외성ㆍ현장성 등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며, 일반 조직과는 그 원리와 특성을 달리해야 합니다.”송 사장이 내다보는 공사의 향후 진로다.

공공성(공익성)과 기업성 가운데 공공성을 보다 중시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공공성을 추구한다고 해서 그 조직이 비효율적이어서는 안 되며 따라서 공공성을 효율적으로 달성하는 공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송 사장의 공기업론이다.

사실 그 동안 공기업은 ‘복지 부동’, ‘무사 안일’, ‘철밥통’ 등의 말이 암시하듯 경영 비효율의 대명사처럼 불려져 왔다. 이유는 뭘까? 송 사장은 “공기업의 근본적인 비효율은 정부가 지나치게 간섭과 통제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사장 임명을 비롯한 인사 문제와 예산에 대해서는 사장에게 전권을 줘야 한다는 것. 권한을 주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 송 사장의 생각이다.

그래야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막중한 국가적인 일을 수행할 수가 있다는 강조다. 게다가 경영진이 만에 하나 정치적인 생각을 하면 사(私)가 개입되기 때문에 투명과 공정성을 지켜나가기 어렵다는 것. 따라서 송 사장은 직원들에게 항상 소명 의식을 강조한다. 송 사장이 제한된 범위 내에서나마 기업성을 추구, 경영혁신에 급피치를 올리고 있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연유에서다.

송 사장은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에 취임하기 전에 이미 안전 관리와 공기업론 등을 전공, 고려대 정책대학원에서 ‘재난 관리 체계에 있어 지휘 체계 개선에 관한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시립대 행정대학원에서는 ‘공기업 경영 평가 제도의 유효성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기업 경영평가론’이란 책을 펴내기도 했다. 공기업 경영에 대해 이론적으로 해박하다는 증거다. 송 사장이 전기안전공사 사장에 선임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주위평.

송 사장은 1952년 4월 6.25 동란 중에 전북 고창에서 당시 초등학교 교장이셨던 부친 송희중씨와 모친 장성서씨의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어릴 적 전쟁이 남긴 갖가지 아픈 모습을 체험했고 자녀가 많은 교육자 집안의 막내로서 경제적 궁핍을 톡톡히 맛보았다. 초등학교 졸업 전에 일찍 부친을 여의고, 고향을 떠나 서울에 있는 장형의 집에서 생활하면서 보성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나왔다. 박계동ㆍ정세균 의원, 윤성식 정부혁신지방위원회 위원장 등 정계와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송 사장의 사회 경험은 참으로 다양하다. 송 사장은 대학을 졸업한 1978년부터 14년간 범양상선(주)에서 관리 및 영업부문 책임자와 해외지사장, 본사 기획실장으로 조직 인사 예산을 총괄 관리했다. 이후 (주)하나로문화, 미래해운(주)와 ㈜미래창호의 대표 이사를 맡아 경영 일선에 뛰어 들었다. 또 국내의 대표적 SI업체인 현대정보기술(주)의 경영 고문을 역임하는 등 사기업의 간부 및 경영자로서 경험도 가지고 있다.

“조그마한 일도 나누어 함께 하는 단란한 가정 생활이 최우선이라고 봅니다. 가족 모두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한 점에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아내와 두 아들이 있다.

최영규 편집위원


입력시간 : 2005-01-04 16:28


최영규 편집위원 choiyk56@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