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순둥이랍니다"KBS 일일드라마 서 또 사랑 훼방꾼나쁜여자 단골 "악역

[스타줌인] 탤런트 오주은
"알고 보면 순둥이랍니다"
KBS 일일드라마 <어여쁜 당신>서 또 사랑 훼방꾼
나쁜여자 단골 "악역


“얄미운 이미지가 고정될까 잠시 망설였지만, 일일극에다 박정란 작가의 작품이란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전형적인 악역 이미지말고, 사랑스럽고 귀여운 면도 있는 개성적인 악역 연기를 펼칠게요.”신예 탤런트 오주은(24)이 다시 ‘사랑의 훼방꾼’이 됐다.

지난해 SBS ‘파리의 연인’에서 박신양과 김정은 사이를 훼방 놓는 못된 여자 ‘문윤아’로 주목 받더니 2월 14일부터 전파를 타기 시작한 KBS 일일 드라마 ‘어여쁜 당신’(연출 이민홍ㆍ이정섭, 극본 박정란)에서는 주인공 이보영으로부터 남편 김승수를 빼앗는 ‘나희주’로 악녀 선언을 했다.

나희주는 어려서부터 김기준(김승수)를 좋아 했고, 기준의 결혼 상대는 당연히 자기라고 믿다가 갑자기 기준이 인영(이보영)과 결혼을 발표하자, 펄펄 뛰며 이성을 잃고 만다. 결국 기준 어머니와 합세하여 둘을 이혼에 이르게 하고, 기혼과 재혼하는 ‘나쁜 여자’다.

“눈이 쳐져서 그런지 실제로 보면, TV와는 다들 정반대의 느낌이라고 해요. 순하디 순한 ‘소’의 눈 같아요. 그래서 연기자가 되기 전에는 깍쟁이 같다거나 얄밉다는 얘기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터라, 악역 연기가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죠.” 주연 반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

‘파리의 연인’에서 시청자들에게 혹독한 비난을 받고 한동안 충격에 휩싸이기도 했던 오주은. 하지만 이제는 “친구들이 왜 그렇게 미운 역만 하느냐”는 걱정에도 담담하게 대꾸할 정도로 꽤 의연해졌다.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남자가 다른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하니 얼마나 기가 찰 일이냐”며 ‘이유 있는’ 악역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겠다고 벼른다.

그러나 실제로 ‘파리의 연인’의 문윤아나 ‘어여쁜 당신’의 나희주처럼 다른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에게 매달릴 수 있느냐고 묻자 단호하게 머리를 가로 젓는다. “사랑은 함께 해야 하는 거잖아요. 일방적인 건, 집착일 뿐이죠. 일방적으로 매달리 생각도 없고, 짝사랑을 받는 것도 원치 않아요.”

비록 짝사랑이긴 하지만, 여성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이상형의 두 남자 박신양(카리스마형)과 김승수(온화한 타입)를 연거푸 상대역으로 맞은 그녀가 과연 어느쪽에 더 끌릴지도 궁금하다. “기댈 수 있는, 부드러운 남자가 저에게는 딱이에요. 그래서 동갑이나 연하보다는 연상이 더 좋아요.”

"연기의 참맛에 푹 빠졌어요"
드라마에서는 철부지 부잣집 막내딸 역이 단골이지만, 집에선 듬직한 아들 같은 존재란다. 결혼한 언니를 대신해 항상 부모의 의논 상대를 자처한다는 그녀다. 평소 ‘살’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어 ‘파리의 연인’을 끝낸 뒤에는 5개월간 재즈 댄스와 헬스 등 운동을 하며 다이어트에 주력했다고.

꾸밈 없이 밝은 솔직한 태도가 깊은 인상을 주는 오주은은 신예 연기자들의 트레이닝 코스로 통하는 일일극에 출연하는 만큼 벌써부터 연기를 알아가는 재미에 푹 빠져 있는 듯 했다. “촬영 초반에는 말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감독님께 야단을 많이 맞았다”고 고충을 털어 놓은 그녀는 “2~3개월 정도 지난 지금은 반 정도 고쳐진 것 같다. 앞으로 더 노력해서 대사의 맛을 제대로 살리는 연기자가 되겠다”며 싱긋 웃는다.

서울 영파여고 방송반에서 3년간 아나운서를 하면서 연기자의 事?키웠다는 그녀는 1999년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1학년 때 잡지 ‘신디 더 퍼키’ 화보를 촬영하면서 모델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로 영역을 넓혀 SBS 시트콤 ‘여고시爻??2003년 ‘태양속으로’에 이어 지난해 ‘파리의 연인’으로 얼굴을 알렸다. “연기자 데뷔 후 최초로 드라마(‘어여쁜 당신’) 포스터에 얼굴이 나왔다는 게 너무 기쁘다”는 그녀는 언젠가 자신의 실제 모습에 가까운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간직하고 있다.

“희주 속에도 저의 모습이 녹아있겠지만, 정말 하고 싶은 역은 정반대의 모습이죠. ‘파리의 연인’의 태영(김정은) 역할같이 밝고 씩씩하면서도 착한 타입을 제일 잘 해낼 자신이 있어요.” 봄날의 새싹처럼, 풋풋한 모습이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는 ‘어여쁜 당신’이었다.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5-02-23 15:12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