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주부의 불량남편 길들이기SBS 드라마 서 왈가닥 아줌마로 브라운관 복귀

[스타 줌인] 탤런트 신애라
우량주부의 불량남편 길들이기
SBS 드라마 <불량주부>서 왈가닥 아줌마로 브라운관 복귀


“남편에게 전적으로 집안일을 맡긴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어요. 엄청난 일이 초래될 거예요.”5년 만에 전업 주부의 자리를 박차고, 오랜 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하는 탤런트 신애라(36).

통통 튀는 매력은 여전한데, 어느새 말끝마다 남편과 아들 얘기가 빠지지 않는 영락없는 ‘아줌마’로 돌아왔다. 그런 그녀가 결혼 10년차 아줌마 특유의 저력을 보여 줄 배역을 꿰찼다. 새롭게 시작하는 SBS TV의 월화 드라마 ‘불량 주부’(극본 강은정ㆍ설준석, 연출 유인식ㆍ장태유)의 최미나 역을 맡았다.

“만약 20대 노처녀 역을 하라고 했다면 무척 난감했을 거예요. 몸에 안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었겠죠. ‘불량주부’의 미나 역은 저의 주름살이 자연스럽게 묻힐 수 있는 역할이라 정말 만족해요.”

억척스런 아줌마의 힘 발휘
‘불량 주부’에서 신애라는 하루 아침에 백수로 전락하는 철딱서니 없는 남편 대신 생활 전선에 뛰어든다. 결혼과 동시에 집안에 들어 앉았던 6년차 전업 주부였던 터라, 낯선 직장 생활에 좌충우돌 하면서도 억척스럽게 아줌마의 힘을 발휘해나간다. “보기와는 다르게, 제가 집에선 짜증도 안 내고, 조용하거든요. 극 중 남편에게 신경질 내고 소리 지르는 게 참 힘들었어요.”

실제 조용한 성격임을 내세우며 ‘왈가닥’ 주부 역의 고충을 털어 놓는 신애라. 하지만 제작진으로부터는 “100% 최미나, 그 자체”라는 평가를 얻는다. 남편 역을 맡은 손창민은 아예 “따로 연기가 필요 없을 정도”라고 감탄한다. “사실 극중 남편과 투닥거리는 모습도 이뻐요. 사랑이 깔려 있으니까요. 드라마가 끝날 즈음에는 그렇게 서로 아끼고 배려하는 모습을 많이 닮아 있었으면 해요.”

지난 3월 5일 결혼 10주년을 맞은 신애라는 평소 “남편과는 별로 싸우지 않는다. 자잘한 일은 서로 참고, 갈수록 싸우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널리 알려졌듯, 남편인 탤런트 차인표와는 연예계에서 소문난 잉꼬 커플이다. “스타보다, 아내와 엄마로 사는 게 편하다”며 밝게 웃는 그녀의 얼굴엔 단란한 가정의 행복이 뚝뚝 묻어나는 듯 싶다. 신애라는 “드라마처럼 남편 대신 전적으로 바깥일을 맡기보다는, 지금처럼 남편이 나가 바깥 일을 하고 나는 좀 뒤편에 있었으면 좋겠다”며 ‘살림 맛’을 아는 주부다운 면모를 과시한다.

그래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과시하는 동료 스타들을 볼 때면 부러운 생각이 들지는 않았을까. “저는 쉬는 동안 어쩌면 그리 ‘말짱하게’ 완전히 시청자 입장이 되어서 드라마를 볼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같은 주부인 김희애 유호정 오연수 씨 나오는 드라마를 보면 ‘저 장면 찍을 때 얼마나 추웠을까’, ‘저 대사를 어떻게 다 외울까’ 그런 걱정이 앞서더군요. 그래서 앞으로 다시 활동을 할 수 있을까 염려스러웠는데, 막상 촬영 현장에 나오니 또 돼요. 연기가 천직인 것 같아요.”

남편 차인표의 든든한 외조
신애라는 2000년 MBC ‘남의 속도 모르고’ 이후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그 동안 가사에만 전념해 온 그녀의 브라운관 복귀 이면에는 남편 차인표의 든든한 외조가 빠질 수 없다. “남편은 요즈음 바깥일에 좀 지친다”며 “이제 자기는 들어 앉겠으니, 바깥일을 맡아달라고 농담을 해요”라며 은근 슬쩍 남편의 ‘외조’를 자랑하는 신애라. 하지만 “촬영이 아무리 늦게 끝나도 다음날 아침이면 일찍 일어나서 아들을 깨우고 학교 가는 시간까지는 분주하게 움직인다”는 그녀는 천상 주부인 셈이다.

“제가 평생해본 일 중 가장 힘들었던 일이 육아였어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모든 에너지를 쏟아야 하거든요. 저는 운 좋게도 육아를 도와줄 수 있는 분이 있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 일까지 척척 해내는 여성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타고난 ‘우량 주부’ 신애라가 오8맙?가사를 뒤로 한 채 뛰어든 ‘불량 주부’는 3월 21일 첫 전파를 탄다.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5-03-22 17:32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