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지독한 사랑앓이 했어요"순수와 성술의 매력 2년만에 2집앨범 '이별' 발표

[스타 줌인] 가수 별
"노래와 지독한 사랑앓이 했어요"
순수와 성술의 매력 2년만에 2집앨범 '이별' 발표


‘갈래머리’ 소녀. 추억 속 교복시대 여고생을 떠올리게 할 만큼 가수 별(21ㆍ본명 김고은)의 첫 인상은 앳되고 수수했다. 그러나 가만히 노래말에 귀 기울이면 그녀가 읖조리는 지독한 사랑의 고통과 이별 뒤의 안타까움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순수와 성숙의 기묘한 이중적 울림, 그게 일 년에도 수십, 수백 명의 별이 떴다 지는 가요계에서 그녀가 묵묵히 존재의 빛을 더해가는 이유일 것이다.

꼬박 2년 만에 들고 나온 2집 앨범 ‘이별(2별)’도 마찬가지다. 갓 스무 살을 넘긴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슬픔을 담담하게 표현하는 그녀의 절제된 음색은 슬프고 처연하게 귀에 감긴다. “정말 2집 같은, 2집이에요. 1집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의미에요. 예전의 색깔을 그대로 담고 있으면서, 시간이 흐른 만큼 자연스러울 정도만 변화된 느낌이 있어요. 제가 ‘넘치는’ 거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녀는 2집에 “병상에 누워 계신 아버지께 힘을 드리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2002년 이별 노래 ‘12월 32일’로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 한창 데뷔 앨범으로 얼굴을 알려나가던 때 별은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을 겪었다. 아버지가 의료사고로 하루 아침에 수족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1급 장애인이 됐다. 데뷔 당시만 해도 볼살이 통통했던 별이 근래 몰라보게 살이 쏘옥 빠진 것도 그러한 마음 고생 탓이다.

고향인 충남 서산의 부모와 떨어져 있어 여느 평범한 딸들처럼 변변한 간호도 못 하고 있는데, 멀리서나마 열심히 음악활동을 하는 모습으로 아버지에게 작은 기쁨을 드리고 싶단다. “제 음악을 듣고 힘을 내고 감동을 받는 사람들 가운데 부모님이 계시다는 사실이 가슴 벅차고 또 감사해요.”

그렇게 시종일관 사뭇 진지한 자세로 별은 이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타이틀 곡 ‘안부’는 어쩌면 사람들의 예상과는 조금 어긋났을 지도 모른다. 2년이 넘는 시간동안 애타게 그녀의 신곡을 기다리던 팬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별은 요즘 가요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듀엣 곡을 타이틀 곡으로 내세웠다. “오래 준비한 만큼 3~4분 동안 혼자서 무대를 독차지해도 부족한 감이 있죠.”그럼에도 듀엣 곡을 전면에 부각시킨 이유를 물었더니, “제일 공감대를 자아내는 곡이니까”라고 솔직하게 말한다. “듀엣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곡을 골랐어요.”

음반에는 힙합 댄스에서 R&B, 모던 록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두루 담겨 있다. 하지만 본연의 차분한 성격 때문인지 별이 개인적으로 특히 아끼는 곡은 슬픈 노래들이다. 변해버린 사랑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다른 사람’이나 반복된 이별의 경험으로 다가오는 새로운 사랑을 밀어내는 여자를 그린 ‘나쁜 저주’처럼 아픈 사랑을 호소하는 곡에 특히 애착을 느낀다고 했다. 2집 음반을 준비하는 동안, 첫사랑으로 가슴앓이를 겪기도 하면서 슬픈 노래에 감정이입이 더 자연스러워졌을 수도 있다. “사랑은 운명처럼 예고 없이 찾아올 줄 알았는데, 늘 곁에 있던 친구가 실은 사랑이었음을 나중에야 알았어요. 첫사랑이어서인지 좋아하는 마음 그것만으로도 벅차서 감당하기 힘들었죠.” 별은 이루지 못한 사랑의 완성을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의 몫으로 남겨뒀다. “더 준비되고 성숙해진 다음에, 더 큰 사랑을 하고 싶어요.”

공백기간 동안 발라드 가수이건만 “이러다 댄스가수 하는 거 아닐까” 싶을 만큼 혹독한 안무 연습에, 연기 레슨까지 단단히 준비하고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는 별. 2집 활동을 시작한 뒤 하루에 겨우 2~3시간 눈을 붙일 정도로 정신없이 살지만 피곤한 줄 모Ⅴ? 모자란 잠은 대기 시간에 차 안에서 새우잠을 자는 것으로 대충 때우면서도 행복하단다. “(소속사) 박진영 대표가 처음 별이란 예명을 지어줬을 때는 솔직히 많이 부담됐어요. 너무 거창한 게 아닌가 해서요. 그런데 이젠 그 이름에 제법 어울려가고 있단 생각이 들어요. 화려한 스타가 아니라, 항상 같은 자리에서 빛을 내는 별이 되고 싶어요.”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5-04-13 14:29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