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된 사랑연기에 흠뻑 빠졌어요KBS미니시리즈 서 아나운서 겸 DJ로 화려한 데뷔

[스타 줌인] 탤런트 유인영
중독된 사랑연기에 흠뻑 빠졌어요
KBS미니시리즈 <러브홀릭>서 아나운서 겸 DJ로 화려한 데뷔


“드라마 속 자경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모델이자 신인 탤런트 유인영(22)이 KBS 2TV 미니시리즈 ‘러브홀릭’에서 자신의 짝사랑 경험을 연기에 여과 없이 녹이고 있다. 그가 ‘러브홀릭’에서 맡은 역할은 반항아 강욱(강타 분)에게 흠뻑 빠진 아나운서 겸 DJ 윤자경 역. 제목이 러브홀릭(loveholic)인 것처럼 사랑에 중독된 인물들이 드라마 스토리를 이끌어간다.

유인영은 평소 낯가림이 심하고 좋아하는 사람한테 감정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이런 성격 탓에 지금까지 짝사랑을 3번이나 겪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같은 경험이 연기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짝사랑을 통해 이성에 대해 느낄 수 있는 설레임, 슬픔 등의 온갖 감정을 누려봤다. 이것이 드라마에서 사실적으로 표현된다는 것이다. 외기러기 신세인 자경이 율주(김민선 분)의 해바라기인 강욱에게 한결 같은 사랑의 마음을 보내는 장면 등에서 이를 실감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제 옆에 있을 수만 있다면, 완전히 그를 소유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고 말하는 그는 극 중 자경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굳이 다른 점을 꼽으라면 자경의 적극성이 실제의 그보다 훨씬 앞선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자경처럼 저의 간절한 마음을 토로하고 상대방에게 매달리는 절실한 사랑은 해본 적이 없어요.”

자경은 유부남인 아버지를 사랑해 자신을 낳은 엄마가 본부인과 사랑을 공유하는 모습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며 자란다. 그것이 아버지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외롭게 큰 자경이 성장기의 아픔으로 추억하는 배경이 된다. 하지만 결국 그 자신도 어머니와 같은 사랑의 굴레에 빠진다. 그렇게 드라마 내내 슬픈 사랑의 주인공으로 일관되는 유인영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슬펐던 장면을 물어봤다. “어머니에게 왜 그런 사랑을 했냐고 속상하다고 울부짖는 신이 있어요. 결국 어머니와 같은 사랑을 하고 있는 자신에 대한 분노죠.”

하지만 그는 그런 자경을 “쿨한 인물”이라며 두둔하고 나선다. 그가 생각하는 ‘쿨’의 의미가 색다르다. 겉모습은 차갑고 도도해 보일지 몰라도, 마음은 너무나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강욱을 좋아하면 당연히 강욱과 율주의 관계를 질투하거나 시기하기 마련인데도 ‘독한 사랑의 훼방꾼’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그런 자경의 모습은 네티즌들로부터 동정심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태.

운 좋은 출발
어릴 적부터 품은 아나운서나 DJ에 대한 동경 때문인지 유인영은 극중 자경의 직업인 아나운서 연기에 대해 대뜸 “흥미롭다”며 활짝 웃는다. 이어 그가 생각하는 좋은 아나운서와 DJ의 조건을 언급한다. “DJ는 일단 듣는 사람을 편하게 해야 되는 것 같아요.” 정지영 아나운서의 ‘스위트 뮤직박스’는 DJ연기를 하는데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덧붙인다.

데뷔작임에도 주연급의 역할인데다 동경하던 아나운서 연기를 하게 된 것은 신인으로서는 꽤 운 좋은 출발이다. 그러나 드라마 소재가 현재 타 방송사에서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와 비슷해 독창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적 여론에 대해서는 좀 답답하다는 투로 말한다.

상대 드라마의 코믹적 요소와는 달리 ‘러브홀릭’은 진지하고 슬픈 사랑 이야기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이 드라마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랑 이야기라 감정이입이 잘 된다며 현실에 충실한 내용을 그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면증(밤에 잠을 충분히 잤어도 낮에 갑자기 졸음에 빠져드는 증세)이라는 수면장애를 가진 율주의 설정에 대해 작위적이라?의견이 있긴 하지만, 충분히 현실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봐요”라며 드라마 홍보도 살짝 곁들인다.

유인영은 신인으로서 어려운 점은 아직까지는 크게 못 느꼈다며 인터뷰 내내 밝은 목소리로 일관했다. “연기력이 많이 모자라긴 하죠. 카메라 시선처리도 많이 배워야 해요. 하지만 다행히도 제주도의 아름다운 배경에 묻혀 그런지 제 미숙한 연기가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아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홍세정 인턴기자


입력시간 : 2005-05-18 19:49


홍세정 인턴기자 magicwelt@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