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져도 기분좋은 '미소천사'SBS 드라마 서 극의 감초같은 역할로 잔잔한 인기

[스타 줌인] 탤런트 서민정
망가져도 기분좋은 '미소천사'
SBS 드라마 <그 여름의 태풍>서 극의 감초같은 역할로 잔잔한 인기


“끼도 없고 얼굴도 안 예쁜 제가 연예인으로 활동하는 걸 보면 참 대단하죠? 요즘 뭔가 일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저를 보고 자신감을 얻으셨으면 해요.”

연예인이 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서 웃음의 전도사 역할을 해 내고 있는 서민정(27). ‘늘 착하고 겸손하며 웃는 얼굴’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그는 ‘미소천사’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그래서 일까. 각종 프로그램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서민정은 누가 봐도 편안하고 친근한 옆집 언니, 누나, 동생 같은 느낌을 준다.

그렇다면 이 같은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 그는 만족할까. 서민정은 “제가 다른 사람보다 잘 웃긴 해요. 그래서 지적도 많이 받고요. 방송에선 그게 더 부각되는 측면이 있어요. 하지만 저도 사람인데 항상 웃고 즐거울 수 많은 없잖아요”라며 굳어져 버린 이미지에 신경이 쓰인다는 투다.

그러나 천성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이내 표정이 밝아진다. “사실 많은 분들이 제 이미지 때문에 실제 나이보다 어리게 봐요. 실제로 적은 나이가 아니잖아요. 옛날 같으면 벌써 시집가서 애 낳고도 남을 정도인데. 엄마도 그런 저한테 ‘네 나이가 몇인데, 나이 좀 생각해라’고 하실 정도예요”라며 웃음으로 마무리한다.

서민정은 새벽방송인 SBS ‘기쁜 우리 젊은 날’에서 수험생들의 잠을 확 깨는 명랑한 DJ로, SBS 주말드라마 ‘그 여름의 태풍’에서 발랄한 감초역 유란으로, 각종 오락프로그램에선 음치임을 자연스레 드러내며 시청자들을 폭소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저는 망가져도 좋아요. 사람들이 저로 인해 우울함을 좀 덜었으면 좋겠어요. 안 그래도 많이 어려운 시기잖아요. 절보고 ‘즐거워진다’고 하시는 분들 보면 제가 더 기분이 좋아져요.”

이처럼 다양한 장르의 방송을 경험해 온 탓에 그가 진짜 무엇을 하고 싶은가 라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어쩌면 당연한 의문이다. “ 모든 분야가 다 재밌어요. 일단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많은 경험을 쌓고 싶어요. 제가 그렇다고 재미만으로 이 생활을 하는 건 아니에요. 나름대로 진지하고 열심히 하다 보면 저만의 길이 보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그런 그를 설레게 만드는 프로가 생겼다. SBS드라마 ‘그 여름의 태풍’이다.

"드라마에서는 자신있어요"
대본 받고 처음 든 생각은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다소 무거운 내용의 극에서 ‘발랄함’을 내보여야 하기 때문에, “튀지 않고 조화롭게 연기할 수 있을까”란 걱정도 앞섰다. 또 극중 배역인 유란의 강원도 사투리도 만만치 않았다. 유란이 충청도 출신이지만 아역들이 강원도 사투리를 썼다는 이유로 뒤늦게 강원도 사투리를 써야 하는 혼선을 겪었기 때문이다. 유란의 사투리 연기를 위해서 우선 강원도 시내를 돌아다녔다. “어학 연수처럼 시내에서 사람들이랑 부딪치면서 배웠어요. 한참 돌아다니다 보니 강원도 사투리가 입에 착착 달라 붙더라고요.”

서민정은 밝은 면은 닮았지만 말하기보단 듣기를 좋아하는 자신의 성격과는 다른 점이 있다며 유란의 캐릭터를 소개했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계속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서민정. 아직은 신인이고 성격 좋은 인물들만 맡아왔지만, 악한 역할도 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오히려 저처럼 고정적인 이미지를 가졌던 사람이 한 번 변신하면 새롭고 더 강하게 남을 것 같지 않아요? ”라고 반문한다.

그런 그에게 이제까지 와는 다른 엄격하고 깐깐한 스타일의 역할을 맡으면 어떨 것 같냐고 물어봤다. “ 드라마에서는 자신 있어요. 하지만 다른 방송프로그램에서까지 그렇게 변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 그거 가식이잖아요.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보여야죠.”

미워할 수 없는 서민정스러운 실수
그는 공부 잘하는 사람은 어?한 부분 깐깐한 면이 있을 거란 세간의 편견을 깬다. 현재 이화여대 법학과 4학년 1학기를 마친 서민정은 “저 공부 못해요. 올해 6살 어린 학생들이랑 같이 수업을 들었거든요. 그들이 오히려 저한테 ‘언니, 공부 좀 하세요’라고 말해요”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현재 맡고 있는 라디오진행 프로그램에서 그의 실수담을 들어보면 ‘서민정다움’에 대해 보다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다. “진행하다가 너무 졸려서 음악 틀어주고 저도 모르게 잠든 적도 있고요. 너무 배가 고파서 나갔다가 방송을 잊어버린 적도 있어요. 진행 도중 웃음이 안 멈춰서 음악을 계속 내보내기도 했어요.”

적잖은 실수에도 웬만해선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는 그에게 나름대로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물어봤다. “늘 잘 될거란 주문을 걸어요. 그리고 나서 잘 안되면 ‘그러면 또 어때’라고 생각하죠. 우울할수록 많이 웃고요.” 이어 자신의 경험담을 전하며 다시금 기쁨의 전도사 역할을 한다. “제가 재수할 때였어요.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사람들이 일생에 겪는 웃음과 슬픔의 양이 똑같데요. 저는 그때 잠시 슬펐을 뿐이라고 생각했죠. ‘언젠가 좋은 날이 있겠지’라면서요.”


홍세정 인턴기자
사진 = 김지곤 기자


입력시간 : 2005-07-06 17:03


홍세정 인턴기자 weekly724@hanmail.net